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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정밀의학, 개인맞춤형 예방의학의 총아 ‘후성유전체’의 A to Z
  • 정종호 ‧약학박사 기자
  • 등록 2023-09-05 17:29:59
  • 수정 2023-09-07 00:3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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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후성유전체 선도기업 시선바이오 ‘메틸케어’ 서비스로 10개 암종 조기진단 … 국내 최대 20개 바이오마커 엄선

흔히 유전학과 생물학이 인류의 건강과 질병에 대해 25%를 설명해주고, 나머지 75%는 사회경제적, 육체적(발육 및 교육) 요인에 좌우된다는 게 의과학자들의 견해다. 


유전학 관련 지식과 개념이 급격히 확장하고 휴먼게놈프로젝트가 한창 진행되던 19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초반에는 유전학이 모든 것을 해결해줄 것으로 기대하기도 했다. 그 결과 오늘날 희귀질환의 80%이상이 유전자 이상에 의한 것임을 알게 됐고, 수많은 유전자치료제(안티센스올리고펩타이드(ASO)와 유전자 표적치료제, 후성유전 억제제 포함)가 등장했다.


그러나 여전히 유전학이 설명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 질병 유발 유전자가 없어도, 질병 예방 유전자가 존재해도 병이 생기는 경우다. 이런 간극을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게 바로 후성유전학이다. 


타고난 DNA 유전서열 기반 ‘유전학’ vs 생활습관·환경에 따른 DNA 발현 변화 ‘후성유전학’ 


생명체 내에서 중요한 유전정보 및 생물학적 정보를 암호화하고 DNA 유전자서열과 그 기능을 규명하는 게 바로 유전학(Genetics)이다. DNA는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유전물질로 유전자 서열은 결코 변하지 않는다는 철칙을 바탕에 깔고 있다.


반면 후성유전학(Epigenetics, 後生遺傳學)이란 DNA의 유전자 서열이 변화하지 않은 상태에서 유전자 발현이 생활습관이나 환경 등에 의해 좌우되는 것을 연구하는 유전학의 한 영역이다. 어원을 따져도 접두사 ‘epi’는 그리스어로 주변, 표피, 부수적인 것을 말한다. 한자로는 선천성이 아닌 ‘나중에 변화(발현)하는’ 의미로 후성이라 부른다.


일란성 쌍둥이의 각기 다른 건강 상태는 후성유전학을 설명하기 쉬운 보기가 될 수 있다. 동일한 유전정보를 가진 쌍둥이 중 한 명은 비만이고, 다른 한 명은 정상체중을 유지했다면 전자의 경우 불균형한 식습관, 운동을 하지 않은 습관을 가졌을 확률이 높다. 이런 환경적 요인의 차이는 후성유전학적 변화를 유발할 수 있다.


후성유전학은 타고난 DNA 서열의 발현 여부를 조절하는 DNA의 화학적, 물리적 변화에 대해 집중 연구한다. 화학적 변화로는 크게 DNA 메틸화(DNA methylation), 히스톤 구조변화(histone modification), 비암호화 RNA 활성( noncoding RNA action) 등이 있다. 


히스톤 구조변화로는 효소촉매(enzyme-catalyzed) 아세틸화(acetylation), 메틸화(methylation), 인산화(phosphorylation), 유비퀴틴화(ubiquitylation) 등이 있는데 뉴클레오솜(nucleosome, 염색체의 기본단위) 내  DNA와 히스톤 간 상호작용에 영향을 미친다. 염색체 중 DNA가 나선형으로 감긴 실이라면, 히스톤은 DNA 가닥이 감기는 실패이자 저장 매질 역할을 한다. 


이 중 가장 많이 연구되는 기전이 DNA 메틸화다. DNA의 시토신(C) 염기에 메틸기(-CH₃)가 결합하는 과정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메틸화가 되면 유전자 발현이 꺼지고(OFF), 메틸기를 제거하면(탈메틸화) 유전자가 발현된다(ON). 만약 암 유발을 억제하는 유전자가 메틸화되면, 이 유전자는 OFF 상태가 되어 암이 유발될 수 있다. DNA 메틸화 수준이 유전자 발현 정도(단백질 양)에 영향을 미치고 질병의 발생 또는 무병으로 이어진다. 


DNA 메틸화, 후성유전학에서 왜 중요한가? … 암 조기발견의 핵심 열쇠 


많은 연구에서 DNA 메틸화에 의한 유전자 조절 변화가 암, 심혈관질환, 자가면역질환, 대사질환을 비롯한 많은 생명을 위협하는 질병의 발병과 관련돼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예를 들면 BRCA1 유전자는 유방암 및 난소암 발생과 연관된 유전자로, 종양을 억제한다. 유전자 변이로 이 유전자의 발현이 감소하면 종양 억제 기능이 약화돼 암 발생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 이 때 BRCA1 유전자에 DNA 메틸화라는 후성유전학적 변화가 오면 유방암에 발생하고, 그렇지 않으면 문제없이 보낼 가능성이 높아진다. 


또 다른 예로 MLH1 유전자와 대장암의 연관성을 들 수 있다. DNA 손상을 수정하는 MLH1 유전자가 DNA 메틸화로 인해 발현이 억제되면, DNA 불일치 수리 기능이 감소하여 DNA 손상이 누적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로 인해 종양을 형성하는 데 필요한 변이들이 쉽게 발생할 수 있다. 정상조직과 대장암 조직에서 MLH1 유전자의 후성유전적 변화(DNA 메틸화)를 분석함으로써 대장암 등 기타 종양 발생에 미치는 영향을 가늠할 수 있다.


후성유전학적 변화 중 다수는 종양 형성 및 질병 발생 초기에 발생한다. 따라서 이런 변화를 개인맞춤형 정밀의학, 선제적 예방의학 관점에서 조기에 평가한다면 질병의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어떤 유형의 암에 걸릴 위험이 높은지, 현재 어떤 상태인지를 파악해 암의 조기발견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신약개발 및 정밀의학진단의 단서가 되는 후성유전학


수년 전부터 후성유전학 메커니즘을 표적으로 삼아 메틸화를 억제하거나 조절하는 신약들이 속속 등장했다. 예컨대 DNA methyltransferase(DNMT) 억제제는 일명 ‘저알킬화제’(hypomethylating agent, HMA)로서 아자시티딘(Azacitidine) 및 데시타빈(Decitabine) 등이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얻었다. 


Histone Deacetylase(HDAC) 억제제로는 Vorinostat, Romidepsin, Panobinostat, Belinostat 등이 FDA 허가를 받았다. 히스톤 및 비히스톤 단백질의 라이신 잔기에서 아세틸기를 촉매작용을 통해 제거하는 HDAC를 억제함으로써 아세틸화 수준을 증가시키는 기전을 갖는다. 혈액암에서 기존 치료제에 듣지 않고, 중증 부작용을 피하고 싶을 때 투여하는 약물들이다. 


enhancer of zeste homolog 2(EZH2) 억제제로는 미국 에피자임(Epizyme)의 ‘타즈베릭’(Tazverik, 성분명 타제메토스타트, Tazemetostat)이 FDA로부터 유일하게 승인받았다. 메틸트랜스퍼라제 억제제(methyltransferase inhibitor)를 겸하는데 2020년 1월 완전 절제 대상이 아닌 전이성 또는 국소진행성 상피양육종(epithelioid sarcoma, ES, 희귀연조직종양)이 있는 16세 이상의 성인 및 소아 환자의 세계 첫 치료제로 허가받았다. 


이어 같은 해 6월 EZH2 변이 양성을 가진 재발성 또는 불응성 여포성 림프종(FL) 치료제로 추가 승인을 얻었다. EZH2는 EZH2 유전자에 의해 발현되는 히스톤-라이신 잔기의 질소 말단 메틸전이효소(histone-lysine N-methyltransferase enzyme: EC 2.1. 1.43)의 일종으로서 여기에 변이가 일어나면 후성적인 희귀종양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후성유전학적 신약들이 처방되려면 대부분 동반진단 검사나 바이오마커 검사를 거쳐야 한다. 후성 신약들이 점차 많이 등장하면 관련 정밀의학 진단검사도 함께 늘어날 전망이다. 


DNA 메틸화는 평생 건강관리의 바이오마커 … 질병예측, 조기진단, 예후관리에 도움 


현재 DNA 메틸화는 체외진단에서 바이오마커로 활용될 만큼 충분히 안정적이다. 따라서 이를 활용한 예방의학 분야의 발전 가능성도 무궁무진하다.


우선 흡연, 납·카드뮴·수은 등 중금속 노출, 미세먼지 등 환경적으로 유발된 메틸화 변화를 기준으로 질병 발생 위험도를 발병 전에 평가하는 게 가능하다.


둘째, 다양한 유형의 암이나 중증 만성질환의 발병 초기에 메틸화가 일어난다는 점을 감안하면 비침습적 방법인 액체생검(혈액과 타액 등 체액을 통한 유전자 및 바이오마커 검출 검사)에서 DNA 메틸화 변화를 감지하여 질병을 조기진단할 수 있다. 이는 치료 가능성을 크게 높일 수 있는 지름길이다.


셋째, 사망 위험도, 질병 진행 상태, 새로운 질병 발생 가능성을 예측하는 바이오마커로서 약물치료, 식이요법, 운동요법 등을 실천하는 세부사항을 결정할 때 도움을 얻을 수 있다. 아울러 이런 치료 노력으로 예후가 호전 또는 악화되는지 등을 모니터링하는 데 유용하다. 


개개인의 DNA 메틸화 등 후성적 변화는 생활습관, 주거환경, 노출된 독성물질 등에 따라 다양하게 변할 수 있다. 수많은 연구에서 얻은 증거를 통해 질병 특이적 메틸화 변화가 질병을 예측하고, 치료성과를 평가하는 예후 바이오마커로 사용될 수 있으며 개인맞춤의학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란 점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예방의학 수단으로서 DNA 메틸화 지표는 쓸모가 많다. 생활습관, 식습관, 주거환경 개선을 통해 건강관리를 할 때 후성유전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는 잣대가 된다.  


예컨대 엽산, 콜린, 베타인 및 비타민B군들은 DNA 메틸화를 조장하는 영양소로 작용할 수 있다. 하지만 이들 영양소가 결핍 또는 불균형을 이루면 체내 호모시스테인을 증가시켜 암, 치매, 심혈관질환을 일으키는 요인이 된다. 넘쳐도 안 되고, 모자라도 안 되는 영양소 밸런스를 후성유전학적 관점에서 맞춰줄 수 있다. 필수영양소 적당량을 꾸준히 섭취하도록 가이드하는 데 후성유전학적 지표가 도움이 된다. 


식물에서 발견되는 물질 중 폴리페놀은 후성유전체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과일, 씨앗, 야채 등에서 폴리페놀이 발견이 되는데, 이는 강력한 항암제이자 항산화제, 항염증제로 작용한다. 폴리페놀 종류인 갈산(Gallic acid, 곡물 과일의 외피, 베리류, 견과류, 차잎 등에 풍부), 시금치(Kaempferol), 강황(Curcumin) 양파(Quercetin), 레스베라톨(Resveratol) 등은 후성유전학 기전에 선한 영향을 주어 암 진행을 예방하고 억제하는 것으로 보고돼 있다. 


또 후성유전학 조사로 생체나이 예측이 가능하다. 금연, 금주, 규칙적 운동 등의 생활습관은 DNA 메틸화를 억제함으로써, 노화 가속도를 늦춰 생물학적 나이보다 어린 생체나이를 갖게 해 노화를 늦출 수 있다.


후성유전학 진단 선두주자 시선바이오 ‘메틸케어’ 서비스 


이에 국내 유전진단 전문업체들도 후성유전학적 진단검사 제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 이 분야의 선두주자인 시선바이오머티리얼스(대표 박희경)는 올해 초 암 발생 위험도를 예측하는 개인맞춤형 메틸화 검사 서비스 ‘메틸케어’를 내놓고 마케팅을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다.


메틸케어는 여러 암종 중 가장 유전성이 높은 유방암 난소암 대장암을 비롯해 간암 폐암 위암 전립선암 방광암 췌장암 자궁내막암 등 10종을 시작으로 차츰 암종 수를 늘려나갈 계획이다. 바이오마커는 국내서 가장 많은 20개 바이오마커를 확보하고 있다. 이들 중 몇 가지를 포함해 시선바이오는 한국인에 적합한 바이오마커 10여종을 자체 발굴했다. 


메틸케어의 장점은 무엇보다 정확도에 있다. 시선바이오의 DNA 메틸화 검사에 쓰이는 독자적인 Epi-sPNA는 메틸화된 C(사이토신)와 선택적인 소수성 결합을 하는 특수 작용기를 화학적 및 구조적 안정성이 높은 PNA(인조 DNA)에 붙인 것으로, 가장 흔하게 메틸레이션이 일어나는 C-G(시토신-구아닌)간 서열에서 얼마나 많은 메틸화가 이뤄졌는지를 확연하게 보여준다. 


Epi-sPNA는 기존 진단업체들이 DNA 메틸화를 확인하는 데 쓰는 바이설파이트(Bisulfite)를 채택하지 않는다. 바이설파이트는 처리 과정에서 DNA 손실이 크고, 정확도 및 재현성이 떨어지고 위양성률이 높게 나오는 문제가 컸다. 또 3회가량 확인하는 과정에서 검사에 3일 이상이 소요됐고 민감도를 나타내는 최소검출한계가 10%에 달했다. 따라서 메틸케어는 높은 정확도, 재현성과 하루 만에 끝나는 단축된 검사시간을 자랑한다.  


더욱이 메틸케어는 DNA 메틸화 수준을 정성이 아닌 정량적 수준으로 분석해준다. 의사들로서는 정량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좀 더 정교한 평가와 처방이 가능하다. 의료소비자에게는 건강지표별로 ‘안심’ ‘관심’ ‘주의’ 등 명료한 분석결과를 제시한다. 


병원 경영 측면에서 메틸케어 서비스는 실손보험 적용을 받을 수 있어 유리하다. 임상적으로 검증된 바이오마커를 바탕으로 건강상태의 호전이나 악화를 지속성 있게 정량적으로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병원별로 희망할 경우 더 많은 암종과 바이오마커를 검사 항목에 유연하게 추가할 수 있다.  


박희경 시선바이오 대표는 “가장 임상적으로 의미 있고 검증된 바이오마커를 엄선해 메틸케어 서비스에 담았다”며 “지속적인 임상시험을 통해 유용한 바이오마커를 확충하고, 혈액 한 방울로 후성적 변화에 의한 건강상태를 파악할 수 있도록 기술을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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