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의료취약지 및 필수의료에 대한 의사 부족 문제가 잇따라 제기되는 가운데 대한의사협회가 국립중앙의료원, 보건복지부와 공동으로 추진해 온 가칭 ‘시니어의사-지역공공의료기관 매칭사업’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의협은 8월 31일 “전국 지역공공의료기관 39곳이 22개 과목에 걸쳐 171명의 의사를 필요로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의사-기관 간 매칭을 본격 추진한다. 회원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를 기다린다”며 독려하고 나섰다.
의협은 시니어 의사(통상 60세 이상) 외에도 지역공공의료기관에 근무할 의향이 있다면 연령 제한 없이 지원할 수 있으며, 퇴직·휴직·이직 회원 누구나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최근 국립중앙의료원이 매칭사업에 따라 실시한 전국 공공의료기관 대상 수요조사 결과 △지방의료원 26곳 △적십자병원 6곳 △보훈병원 2곳 △산재병원 4곳 △보건의료원 1곳 등 39개소에서 22과목, 171명의 의사가 필요한 것으로 파악됐다.
필요 진료과목은 수요 인원 순으로 △내과 53명 △신경과 10명 △비뇨의학과 9명 △소아청소년과 8명 △정형외과 8명 △영상의학과 8명 △이비인후과 8명 △피부과 8명 △응급의학과 7명 △신경외과 6명 △외과 6명 △정신건강의학과 6명 △가정의학과 6명 △마취통증의학과 6명 △안과 6명 △산부인과 4명 △재활의학과 4명 △일반의 3명 △진단검사의학과 2명 △병리과 1명 △직업환경의학과 1명 △흉부외과 1명이었다.
지역별로는 △강원특별자치도 3곳 8명 △경기도 5곳 31명 △경상남도 3곳 11명 △경상북도 5곳 20명 △대구광역시 2곳 7명 △부산광역시 1곳 2명 △서울특별시 2곳 7명 △인천광역시 4곳 23명 △전라남도 3곳 8명 △전라북도 4곳 20명 △제주특별자치도 1곳 8명 △충청남도 4곳 20명 △충청북도 2곳 6명으로 나타났다.
의협은 “전문성이 풍부한 의사 인력이 지역사회에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진료체계 안정화와 필수의료 지원에 기여토록 하기 위해 매칭을 진행하고 있다”며 “지역공공의료기관 세부 채용조건을 면밀히 검토한 후 진료과·지역·연령·활동여부 등을 고려해 근무 확률이 높은 의사를 선별하고 기관 매칭을 시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사업 참여를 희망하는 회원은 △기본 인적 사항 △이력 사항 △희망 근무조건 △희망기관 우선순위 등 매칭에 필요한 구직정보 체크리스트를 작성하고, 의협은 이에 따라 매칭의사 추천서를 작성한다. 이후 국립중앙의료원 매칭 알고리즘에 따른 컨설팅 등 채용 성사를 위한 서비스가 제공된다.
이필수 의협 회장은 “실력과 경륜을 갖춘 의사들이 지역 곳곳에 재배치돼 필수의료와 공공의료의 공백을 효과적으로 메우고, 의료 불균형을 바로잡는 데 기여하길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궁금한 내용은 대한의사협회 사회협력팀(02-6350-6543) 또는 국립중앙의료원 공공보건의료지원센터(02-6362-3731)에 문의할 수 있다.
의협이 지난 7월 13일 개최한 '지역필수의료 살리기 전문가 기자회견'에서 2016명 회원을 대상으로 올해 6월 14일부터 26일까지 진행한 ‘시니어 의사 활용 방안 설문조사’ 결과 은퇴후 근무를 위해 거주지를 옮길 의향이 있다는 의사는 55.2%였으며 공공보건의료기관에 재취업할 의사가 있다는 답변은 77%에 달했다.
은퇴 후 일평균 적정 근무 시간은 4~5시간이 28.1%로 가장 많았고 5~6시간이 26.6%로 나타났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올해 만 80세가 된 김국기 신경외과 전문의는 강동경희대병원에서 37년간 근무하다 퇴직한 이후 지난해 5월 보훈공단 중앙보훈병원에 재취업한 소감을 밝혔다.
그는 “주 3일 근무로 월급은 570만원 가량을 받는다. 현재 근무 형태에 매우 만족하고 있다”며 “어떤 이들은 정년이 되자마자 쭉 쉬는 사례도 많은데 평생 쌓은 임상경험을 썩히는 것보다는 사회와 환자들을 위해 기여하는 것이 더 바람직할 것 같다는 생각에 재취업하게 됐다”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