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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연구팀, LV-GLS 수치 따라 LVEF 50~60% 비후성 심근증 환자 심혈관질환 사망 위험 달라
  • 오민택 기자
  • 등록 2023-08-30 10:51:44
  • 수정 2023-08-30 15: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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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천세종병원, 국내 최초 폰탄 수술 환자 VAD 삽입 및 심장이식 수술 성공

비후성 심근증 환자의 심혈관계 합병증 위험을 보다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 지표가 제시됐다. 좌심실 박출률 50~60% 환자의 좌심실종축변형율(LV-GLS) 절대값이 10.5% 이하면 이 값이 10.5%를 초과하는 환자보다 심혈관질환 사망 위험이 2.5배 증가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형관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황인창 분당서울대병원 교수, 최유정 고려대 구로병원 교수 공동연구팀은 좌심실 박출률(LVEF) 50~60% 비후성 심근증 환자를 대상으로 좌심실종축변형율(LV-GLS) 수치에 따른 심혈관계 합병증 발생 위험을 비교 분석해 결과를 30일 발표했다.


비후성 심근증은 유전적으로 심장 근육이 두꺼워지면서 심장 수축력이 떨어지는 희귀난치성 질환이다. 기존 진료지침의 경우 심초음파 측정 시 LVEF가 50% 이상이면 정상, 50% 이하이면 말기 심부전이라 정의한다.


그러나 지난 6월 연구팀의 선행 연구에서 비후성 심근증 환자 중 LVEF 50~60%를 가지는 환자를 저-정상형 환자로 정의해 심혈관질환 장기 예후가 좋지 못한 것으로 학계에 보고한 바 있다. 하지만 저-정상형 LVEF 환자들 중 어느 환자들이 더 좋지 않은 예후를 가지게 되는지에 대한 답은 얻지 못했다.


연구팀은 저-정상형 LVEF 50~60% 환자 349명을 중앙값 4.1년간 추적 관찰한 뒤, 심혈관계 합병증 위험을 세부 분석하기 위해 또 다른 심초음파 지표인 ‘LV-GLS’와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LVEF 50~60% 비후성 심근증 환자의 LV-GLS에 따른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 위험 그래프. 저하군은 보존군보다 돌연사를 포함한 심혈관계 사망 위험이 2.54배 높았다.

분석 결과 전체의 7.4%(26명)가 심장 돌연사를 포함한 심혈관질환으로 인해 사망했다. 심혈관계 사망 위험의 기준이 되는 좌심실종축변형율 (LV-GLS) 수치의 절단점(cutoff)은 절대값 10.5%였다.


LV-GLS 절대값이 10.5%를 초과할 때, 이 값이 증가할수록 심혈관계 사망 발생 위험이 낮아지는 독립된 상관관계가 나타났다. LV-GLS로 평가한 수축력 저하군(LV-GLS 절댓값≤10.5%)은 보존군(LV-GLS> 절댓값10.5%)보다 돌연사를 포함한 심혈관계 사망 위험이 2.54배 높았다.


추가로 LVEF 50~60% 환자의 △돌연사 및 돌연사 등가 사건 △심혈관질환 사망 △모든 사망 이상 3가지 변수 각각의 발생 위험을 평가한 결과, LV-GLS로 평가한 저하군이 보존군보다 모든 변수의 발생 위험이 높았다.


이 결과는 비후성 심근증 환자의 사망을 예측하고 예후를 평가할 때 좌심실 박출률 50~60%를 가지는 저 정상형 환자들에게 있어서 ‘LV-GLS 수치’의 유용성을 보여준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김형관 교수팀은 “이번 연구는 비교적 정상 심근 기능을 가졌다고 분류되지만 심부전 및 심혈관질환 사망 위험이 높은 저-정상형(LVEF 50~60%) 비후성 심근증 환자 중에서도 심혈관계 사망 고위험군을 선별할 수 있는 지표를 확인해 의미가 크다”며 “향후 이 결과가 비후성 심근증 환자들의 개별 치료 방침을 결정하는 데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신생아 때부터 성년까지 선천성 심장병 치료를 위해 부천세종병원과 인연을 맺은 A씨(사진 앞줄 오른쪽에서 3번째)가 심장이식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집도의 이창하 진료부원장(4번째), 주치의 김정윤 과장(2번째) 등 의료진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올해 성년을 맞은 A씨(19)는 불과 4개월 전까지만 해도 사생을 헤맸다. 지난해 부천세종병원에서 심실보조장치(VAD)를 삽입술을 받고 심장이식 수술을 대기하던 중 갑작스레 뇌출혈이 왔기 때문이다.


긴급수술 후 중환자실에 머무른 지 2주째. 심장 공여자가 나타났다. 뇌출혈 수술로 몸이 회복되지 않았음에도 시간을 지체할 수는 없었다. 그는 꿈에 그리던 심장이식 수술을 받고, 마침내 건강을 회복했다.


A씨는 “한평생 살기 위해 할 수 있는 건 다 해본 거 같다”며 “이제 끝이라 생각했는데, 행운이 찾아왔다. 기쁘면서도 아직 어안이 벙벙하다”고 말했다.


A씨는 삶 전체가 우여곡절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태어나자마자 분유를 잘 못 먹고 숨이 차는 증세를 보여 여러 병원을 전전했다. 그는 그렇게 생후 12일째 대한민국 유일 심장전문병원 부천세종병원과 인연을 맺었다.


병명은 기능성 단심실·대동맥궁 단절. 두 개가 있어야 하는 심실이 하나밖에 없고, 심장 상행 대동맥에서 대동맥궁(활모양 혈관)을 지나 하행 대동맥으로 이행하는 부위가 완전히 끊어진 선천성 복잡 심장기형이다.


생후 18일 첫 심장 수술을 시작으로, 생후 5개월 심박동기 삽입, 생후 9개월 양방향성 상대정맥·폐동맥 단락술(BCPS)을 받았다. 3세때는 단심실을 가진 환아에게 최종적으로 할 수 있는 폰탄 수술까지 받았다.


폰탄 수술은 전신을 순환하고 온 혈액이 심장을 거치지 않고 바로 폐로 흘러갈 수 있도록 새로운 길을 만들어 주는 수술이다. 희망을 찾았지만, 이후부터 A씨의 삶은 ‘조심’ 그 자체였다. 몸에 큰 충격이 가지 않도록 했고, 그 흔한 감기도 주의했다. 


희망이 다시 슬픔으로 바뀐 건 중학교 3학년 때다. 갑자기 복수가 차고 혈압이 떨어졌다. 단심실 기능이 악화해 생긴 합병증이다. A씨는 결국 말기심부전 판정을 받았다. 치료 방법은 심장이식뿐. 우선 이식 전까지 버틸 수 있게 심실보조장치(VAD) 삽입이 필요했다.


그러나 어릴 적 폰탄 수술 이력이 발목을 잡았다. 폰탄 수술 환자는 일반 심장병 환자들과 그 구조가 달라 국내에서는 VAD 삽입이 시도된 바가 없었다. 그럼에도 부천세종병원 의료진은 포기하지 않았다. A씨는 여러 장기 부전과 간·신장 기능마저 악화하고 있어 한시가 급했다. 


부천세종병원 의료진은 태어나서부터 한평생 이곳에서 치료한 A씨의 이력을 토대로 또 해외 사례와 각종 논문을 연구해 VAD 삽입을 결정했고, 국내 최초로 성공했다. 


주치의 김정윤 과장(소아청소년과)은 “심실기능저하를 보이던 A씨는 VAD 삽입으로 심박출량을 늘리는 한편, 압력이 높아 있던 폐정맥·폐동맥 등의 압력을 낮춰 장기 기능 부전을 호전시키고 산소포화도를 상승시킬 것으로 판단했다. 다행히 예상대로 결과가 좋았다”고 설명했다.


이후 심장이식 대기 중 A씨의 뇌출혈 사태와 심장 공여자 등장, 심장이식 수술까지. 부천세종병원 의료진은 그의 한평생 든든히 곁을 지켰다.


A씨 보호자는 “아들의 아픔을 지켜볼 수밖에 없다는 게 너무 힘들었는데, 긴 여정 끝에 국내 최초 폰탄 후 VAD 성공과 뇌출혈 수술 직후 심장이식 수술 성공까지 2번의 행운이 연달아 찾아왔다”며 “아들이 태어나고 20여년간 정성을 아끼지 않은 부천세종병원 모든 의료진께 감사하다. 도움받은 은혜, 앞으로 다른 심장병 환우를 살피는 봉사로 갚아가겠다”고 말했다.


부천세종병원이 국내 최초로 폰탄 수술 이력 환자를 대상으로 한 심실보조장치(VAD) 삽입 수술 성공에 이어, 심장이식 수술까지 성공하며 대한민국 유일 심장전문병원의 저력을 보이고 있다.


30일 부천세종병원에 따르면 지난해 8월 18일 폰탄 수술 이력 환자 A씨를 대상으로 VAD 삽입 수술에 성공한 뒤 지난 5월 21일 성공적으로 심장이식 수술을 마쳤다. 국내 최초 사례로, 건강을 회복한 A씨는 별도 합병증 없이 최근 무사히 퇴원했다.


집도의 이창하 진료부원장(소아흉부외과)은 “긴박했던 1년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특히 국내 폰탄 환자들에게 희소식이다. 최근 VAD 기계 발전으로 인해 합병증 확률이 점차 감소하고 있으며, 이마저도 줄이고자 부천세종병원 VAD팀은 24시간 대응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모든 심장병 환자에게 정상적인 삶을 되찾아 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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