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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정부, BMS ‘엘리퀴스’ 등 첫 번째 IRA 약가인하 협상 대상 10개 의약품 최종 공개
  • 정종호 ‧약학박사 기자
  • 등록 2023-08-30 09:48:43
  • 수정 2023-09-04 21: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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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공보험 ‘메디케어’ 약제비 지출 비중 높고 9년이상 제네릭 나오지 않는 전문의약품 타깃

미국 공공의료보험기관인 CMS(Center for Medicare and Medicaid Sercices)가 29일(현지시각)  미국 정부의 인플레이션감축법(Inflation Reduction Act, IRA)에 적용받게 될 1차 약가인하 협상 대상 10개 의약품을 발표했다. 


해당 의약품은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화이자의 ‘엘리퀴스정’, 베링거인겔하임 및 릴리의 ‘자디앙정’, 바이엘의 ‘자렐토정’, 미국 머크(MSD)의 ‘자누비아정’, 아스트라제네카의 ‘포시가정’, 노바티스의 ‘엔트레스토정’, 암젠 및 화이자의 ‘엔브렐정’, 애브비 및 존슨앤드존슨(얀센) ‘임브루비카캡슐’, 얀센의 ‘스텔라라프리필드주’, 노보노디스크 ‘피아스프플렉스터치주’ 등 인슐린제제다.


이에 따라 미국 존슨앤드존슨이 지난 7월 뉴저지주 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데 이어 영국 아스트라제네카, 일본 아스텔라스, 미국 BMS, MSD, 독일 베링거인겔하임, 미국상공회의소, 미국제약협회(PhRMA) 등이 개별적으로 미국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시장가격보다 낮은 가격으로 정부 공급을 강제하는 것은 기업의 경제적 자유를 침해하고, 미국 헌법에 위배된다는 게 소송의 논거다. 또 혁신의약품 개발 의지를 꺾고 집행 과정이 강압적이라는 불만도 담았다. 


IRA 법안은 지난해 8월 16일 발효됐다. 2022년 미국에서 발생한 인플레이션을 줄이고, 기후변화에 대응하며, 자국우선주의에 따른 미국을 재건하기 위해 친환경 에너지(2차전지), 헬스케어, 서부주 가뭄피해 등에 지출을 늘리되 증세와 약가인하 등을 통해 정부수입을 늘리고 유동성을 줄이는 게 골자다.  


제약바이오 등 헬스케어 분야에서는 미국의 공공의료보험인 메디케어(Medicare: 65세 이상 고령자 및 장애인 대상) 및 메디케이드(Medicaid: 저소득층)을 통해 구입하는 약가를 낮추는 게 핵심 이슈다.


메디케어에는 6600만명의 피보험자와 관련돼 있다. 가격 협상 대상은 메디케어 지출액이 가장 많은 의약품 중에서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 이후 9년 이상 제네릭이 출시되지 않은 케미컬의약품과 13년 이상 바이오시밀러가 출시되지 않은 바이오의약품이다. 


Medicare Part D(전문의약품 보험) 및 Part B(의료보험)에 해당되는 의약품이 우선 대상으로 적용돼 2026년부터 Part D 10개 의약품에 대한 약가 인하를 시작으로 2027년 Part D 15개, 2028년 Part D 및 Part B 각각 15개, 2029년부터는 Part D 및 Part B 각각 20개 의약품으로 점차 확대될 예정이다.


이는 메디케어 프로그램이 시작된 지 60년 만에 처음으로 이뤄진 약가 개편 작업이다. CMS는 IRA 규정에 따라 이달 말까지 1차로 10개 약가인하 협상 대상이 되는 10개 의약품을 공개해야 했는데 29일 구체적 품목이 베일을 걷고 공개됐다.


의약품의 약가 인하 협상은 2년 정도 소요되며, 1차로 2026년부터 인하된 약가가 적용될 예정이다. 미국 백악관 및 보건복지부는 상장회사 주가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29일 이른 아침에 약가인하 리스트를 공개했다. 이어 오후 2시에는 백악관에서는 ‘의료비 절감(lowering health care costs)’을 자축하는 행사를 갖기도 했다. 


이번에 최종 발표된 10개 약가 인하 협상 대상 의약품은 CMS가 2022년 6월 1일부터 2023년 5월 31일까지 1년간의 메디케어 지출내역을 분석해 선정했다. 10개 의약품에는 메디케어 Part D의 총 의료비(약제비)의 20%에 해당하는 505억달러가 지출돼왔다. 예컨대  혈전용해제인 BMS의 엘리퀴스에는 164억달러가 지출돼 370만명이 처방받아 10개 의약품 중 가장 큰 규모를 기록했다.


CMS는 2026년 1월 1일부터 제약사와 협상한 인하된 약가를 기준으로 약제비를 지급하게 된다. 다만 제약기업들이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법률 소송 결과 및 내년에 예정된 대통령 선거 결과에 따라 약가 협상 일정과 약가 인하 시점이 변경될 수 있다. 해당 제약사들은 올해 10월 1일까지 협상에 참여할지 여부를 결정해야 함. 거부하는 기업들은 메디케어 적용 의약품에서 제외되거나 의약품 매출액의 최대 90%에 해당하는 매출액에 대한 세금이 부과된다.


협상에 참여할 기업들은 해당 제품에 관한 연구개발투자비, 영업/유통비, 매출액 등의 세부 자료를 올해 안에 CMS에 제출해야 한다. CMS는 내년 2월 1일까지 기업들에게 1차 협상 가격을 안내하고, 기업들은 30일 이내에 이 협상 가격의 수용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CMS는 내년 8월 1일까지 각각의 기업들과 3차례 미팅을 진행해 가격을 확정하게 된다. 한 달 후인 9월 1일까지 최종 인하된 약가가 발표될 예정이다. 이후 CMS는 2025년 3월 1일까지 최종 약가에 대한 결정사항을 공표해야 한다.


공공보험과 달리 사보험에는 이런 약가 인하가 적용되지 않지만, 대중의 약가 인하 요구가 거세질 전망이다. 


제약업계는 이번 약가 인하가 현실화될 경우 매출 하락 및 주가 하향 등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더욱이 해마다 IRA법에 적용받게 될 의약품 품목수가 늘게 되면 연구개발 투자가 위축되면서 미국 헬스케어산업의 강점인 스타트업 육성을 통한 빅파마로의 인수합병 및 이노베이션 생태계 구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미국의 약가는 인접한 캐나다, 유럽 국가에 비해 20~40% 비싼 수준으로 책정되고 있어 환자들의 고혈을 짠다는 비판을 받아왔고 IRA의 적용을 받는 품목 수도 제한적이어서 실제 타격이 크지 않은 ‘새발의 피’에 그칠 수도 있다. 하지만 IRA로 촉발된 대중의 약가인하 요구 파도가 거세지는 게 제약업계로는 근심거리가 아닐 수 없다.  


10대 IRA 적용 의약품 선정을 둘러싼 희비


예상대로 엘리퀴스, 자누비아, 임브루비카, 자디앙, 엔브렐 등이 10대 IRA 적용 품목이 들어갔다.  항응고제인 엘리퀴스는 2012년 이래 124%, 자렐토는 2011년 이래 168% 약가가 상승했다. 두 제품은 지난해 각각 118억달러, 24억달러의 글로벌 매출을 올렸다.


애브비의 혈액암치료제 임브루비카도 2013년 이래 108% 약가가 상승했다. 이 약의 작년 매출은 46억달러를 달성했다. 


하지만 언론의 예상과 달리 아스트라제네카의 천식치료제 ‘심비코트라피헬러’ ‘심비코트터부헬러’, 화이자의 유방암 치료제 ‘입랜스정’, 일본 아스텔라파마의 전립선암 치료제 ‘엑스탄디연질캡슐’ ‘엑스탄디정’과 과민성방광치료제인 미르베트릭’(Myrbetriq 성분명 mirabegron : 국내 제품명은 베타미가서방정‘ ), 영국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의 폐질환치료제 ‘브레오엘립타’(Breo Ellipta : 성분명 fluticasone furoate, vilanterol) 등은 10개 품목에서 제외됐다. 대신 예상 밖으로 노보노스디스크의 인슐린 제제인 ‘파스프’(인슐린 아스파르트) 등이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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