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새로운 형광 표지자(FreSHtracer probe)를 사용해 세포 내 글루타치온 수준에 따라 중간엽줄기세포를 선택적 분리할 수 있으며, 이렇게 분리한 글루타치온 수준이 높은 고기능성 줄기세포가 줄기세포능, 연골분화능, 생체 내 연골재생능 등 치료 효능이 우수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한혁수 서울대병원 정형외과 교수팀(배현철 연구교수, 조건희 서울대 줄기세포생물학 석사과정)이 새로운 형광 표지자를 사용해 분리한 고기능성 중간엽줄기세포의 분리배양 기술을 통해 우수한 연골 재생 치료 효능을 분석한 결과를 10일 발표했다.
연골은 연골세포와 연골기질로 구성된 조직이다. 관절이 부드럽게 움직이게 도와주고 뼈와 뼈 사이에서 마찰이 생기는 것을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뼈를 덮고 있는 조직인 이 연골이 높은 체중 부하 및 섬유 연골의 증가와 같은 이유로 손상이 되는 질환이 ‘연골 결손’이다.
무릎관절에서 흔하게 발병하는 이 질환은 통증을 유발해 일상적인 활동을 제한하며, 이를 방치하게 되면 주변 조직의 손상 및 관절염 등을 초래하기도 한다. 최근 스포츠·고령 인구의 증가로 인해 연골 결손의 발병 또한 매년 증가하는 추세이다.
연골 결손 초기에는 스테로이드성 진통소염제, 히알루론산 주사 등을 사용하고, 진행 정도에 따라 자가 연골세포 이식, 미세 골절술 시행해 연골 재생을 유도한다. 최근에는 동종 중간엽줄기세포를 이용한 연골 재생 치료에 관한 많은 연구가 진행 중이다.
중간엽줄기세포(mesenchymal stem cell, MSC)는 수정란이 분해여 생긴 중배엽에서 분화된 골조직, 지방조직, 골수의 기질 등에 존재하는 줄기세포로 연골 재생을 위한 대표적인 세포 공급원이다. 그러나 이 세포의 기능은 세포 배양 조건, 기증자 연령 및 모집단의 이질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품질관리가 중요하다.
하지만 이러한 줄기세포 기반 세포치료제의 경우 계대배양(세포 증식을 위해 새로운 배양접시에 옮겨 세포의 대를 계속 이어서 배양) 공정 표준화 및 품질관리의 부재, 장기간 배양 시 줄기세포 성능 저하 등의 한계가 존재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서울대병원 한혁수 교수팀과 ㈜셀투인 공동 연구팀은 줄기세포 기능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세포 내 대표적 항산화 인자인 글루타치온(GSH, glutathione)의 세포 수준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새로운 형광 표지자를 이전에 개발한 바 있다.
이를 활용해 연구팀은 글루타치온 수준에 따라 고기능성 중간엽줄기세포를 선택적으로 분리할 수 있는지 여부를 조사하고, 높은 글루타치온 수준을 가진 고기능 중간엽줄기세포의 연골 형성 가능성을 평가하여 생체 내에서 연골 결함을 복구할 수 있는지 확인하고자 했다.
이에 연구팀은 형광 표지자를 사용해 글루타치온 수준에 따른 중간엽줄기세포의 기능을 확인하기 위해 줄기세포의 특이적 마커 발현, 이동능, 콜로니 형성능 및 산화스트레스 저항능을 통해 평가했다. 그 결과, 글루타치온 수치가 높은 중간엽줄기세포에서 우수한 줄기세포능 및 연골분화능을 확인했다.
이어 연구팀은 앞서 글루타치온 수치에 따라 선택적으로 분리한 고기능성 중간엽줄기세포의 생체 내 연골재생능을 평가하기 위해 토끼 연골결손모델을 사용해 줄기세포를 관절 내 주사했고, 조직학적 분석을 수행했다.
분석 결과, 글루타치온 수치가 높은 중간엽줄기세포만이 주변 조직과의 향상된 결합성 및 초자연골(관절연골의 주성분, hyaline cartilage)로의 재생을 보였다. 초자연골 재생 정도를 평가하는 O’Driscoll scoring에서 글루타치온 레벨이 높은 고기능성 중간엽줄기세포를 주입한 그룹에서 우수한 초자연골 재생이 관찰됐다.
한혁수 정형외과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새로운 형광 표지자를 사용해 고기능성 줄기세포 분리배양의 가능성 및 분리된 고기능성 줄기세포가 우수한 초자연골 재생 효능을 보여주는 것을 확인했다”며 “이는 줄기세포치료제 개발의 한계인 품질관리를 가능하게 하고 더 나아가 연골 재생 치료 효능이 높은 고기능성 줄기세포의 대량 배양 기술 개발에서 유효성 평가를 위한 객관적 지표로 사용할 수 있게 된 의미 있는 결과로, 연골 재생 치료를 위한 줄기세포치료제의 효과적 임상 적용에 한 발짝 더 나아가게 만든 연구”라고 연구의의를 밝혔다.
성학준 연세대 의과대학 의학공학교실 교수∙하현수 강사∙이찬희 연구원, 이동원 세브란스병원 성형외과 교수 연구팀은 실제 복벽 운동성을 반영하고 탈장 위치에 맞춰 스스로 형태를 바꾸는 수술 그물망을 만들었다고 10일에 밝혔다.
탈장은 비만, 임신, 과격한 운동 등으로 복부에 높은 압력이 가해져 장기가 복벽 밖으로 돌출하는 병이다. 탈장이 발생하면 메쉬(mesh)라는 그물망을 이용해 돌출 복벽을 막는 수술을 진행한다.
복벽은 계속해서 복압을 받으며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고 가로 방향보다 세로 방향으로 더 유연하게 움직인다. 기존 메쉬는 이러한 복벽의 특성을 반영하기 어려웠을 뿐만 아니라 탈장이 발생한 위치에 따라 형태를 변경하기 힘들었다.
연구팀은 이러한 메쉬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복벽의 특성에 맞춘 설계와 함께 환자 체온에 맞춰 형태를 변형할 수 있는 소재를 개발했다.
먼저 다양한 물리적 조건에서 물체가 어떻게 행동하는지 예측하는 컴퓨터 시뮬레이션인 유한요소 해석으로 복벽의 움직임을 분석해 새로운 메쉬 디자인과 패턴을 도출했다. 모든 방향으로 단단한 기존 메쉬와 다르게 복벽이 주로 움직이는 세로 방향으로 유연하고 그 외의 방향으로는 버텨줄 수 있는 디자인을 구성했다.
또 환자마다 다양한 복벽 구조에 맞춰 스스로 형태를 바꾸는 소재 기술을 적용했다. 인체 사용에 적합한 고분자들을 조합해 주변 열을 흡수해 형태를 변경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 개발 소재는 체온보다 약간 높은 온도의 물을 가해주면 복벽 모양에 맞춰 모양을 변화한다.
연구팀은 탈장을 유발한 쥐 모델에서 인공망의 효능을 검증했다. 개발한 메쉬는 기존 메쉬에 비해 근섬유아세포의 분화를 촉진시켜 콜라겐과 같은 복벽 구성물질의 재생률을 6배 이상 높였다.
탈장 재발은 복벽 구성 성분 중 1형 콜라겐 비율이 높을수록 적다고 알려져 있다. 이번 메쉬는 1형 콜라겐 비율을 2배 이상 증가시켜 성숙한 복벽 재생을 유도하고 탈장 재발 예방 효과도 보였다.
성학준 교수는 “최근 의료 시뮬레이션 기술을 통한 환자 맞춤형 의료기기 개발이 각광받고 있다”며 “이번 연구는 정밀한 소재 공학과 설계 기술을 융합해 이러한 의료기기 개발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