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신경척수염(Neuromyelitis optica spectrum disorder, NMOSD) 증상이 시작된 후 리툭시맙(rituximab) 치료를 최대한 빠르게 시작하면 재발 예방뿐만 아니라 장기적 예후 향상에 기여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특히 발병 연령 50세 미만, 여성, 초기 신경계 손상 증상이 심한 환자일수록 그 효과는 더욱 분명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성민 서울대병원·김병준 삼성서울병원·박수연 원자력병원 신경과 교수 공동 연구팀은 2021년까지 리툭시맙 치료를 받은 시신경척수염 환자 145명을 대상으로 리툭시맙 조기 치료와 장기 예후와의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를 26일 발표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시신경척수염 환자 면역치료에서 중요한 진료지침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시신경척수염은 아쿠아포린4(aquaporin-4)라는 자가면역 항체에 의해 시신경 및 척수에 염증이 생기는 자가면역질환의 일종으로 하지마비, 시력손실, 근육쇠약 등의 척수 관련 증상이 나타난다. 보통 여성에서 더 흔하며, 만성적으로 반복적 재발이 일어나면 장애가 축적되면 병이 악화될 수 있어 정확한 진단으로 조기에 재발을 막는 게 중요하다.
시신경척수염의 반복적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증상을 중지시키는 코르티코스테로이드. 아자지오프린 등 면역억제제가 투여된다. 다만 기존 면역억제 치료에도 불구하고 재발이 반복되는 경우, 체내의 B림프구를 모두 제거하는 리툭시맙으로 치료하게 된다. 리툭시맙은 비정상 항체의 수를 줄이고 질환을 조절(억제)하는 특징을 가진다.
하지만 이러한 리툭시맙 치료가 재발의 예방이 아닌 조기 치료에 사용될 경우 환자의 장기 예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연구는 충분하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리툭시맙 치료의 장기 예후를 평가했다. 환자의 기본적 임상 특성을 검토한 다음 △중증 시신경염 여부 △보행 손상 정도 △리툭시맙 투여 전 최대 확장장애상태척도(Expanded Disability Status Scale, EDSS : 종합적 신경학적 검사지표) △리툭시맙 요법 내용 등의 매개변수로 삼고 ‘마지막 추적 시점의 EDSS를 주요평가지표로 설정해 회귀분석(후향적분석)을 했다.
다변량 분석 결과 ‘진단 후 리툭시맙 투여 시작까지 걸린 시간’, ‘리툭시맙 투여 시작 시 최대 EDSS’ 등이 마지막 추적 시 EDSS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자들의 장애가 진행되기 이전에 리툭시맙을 조기에 투여할 경우, 장기적으로 환자들의 장애 진행을 억제할 수 있는 것으로 해석됐다.
또 조기 리툭시맙의 치료 효과는 발병 연령이 50세 미만, 여성, 초기 신경계 손상 증상이 심한 환자들일수록 더욱 분명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리툭시맙 치료의 시작이 늦어질수록 질병으로 인한 보행기능이 악화되는 현상을 발견했다.
김성민 신경과 교수는 “지금까지 시신경척수염에서 리툭시맙은 기존 면역억제제를 사용 후 재발이 있거나 부작용으로 인해 유지할 수 없는 경우에만 처방이 가능했다”며 “이번 연구결과를 통해 초기 신경계 손상이 심한 시신경척수염 환자들에서 재발 여부와 무관하게 조기에 리툭시맙이 치료에 적극적으로 사용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논문은 국제학술지 ‘신경학 신경외과학 정신의학 저널(Journal of Neurology, Neurosurgery and Psychiatry, 약칭 Jnnp, IF=13.654)’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