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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텔라스 방광암 치료제 ‘파드셉’, 화학요법제·면역관문억제제 실패시 고려할 ‘최후 무기’
  • 정종호 기자
  • 등록 2023-07-19 20:05:29
  • 수정 2023-07-25 15: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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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체생존기간 12.9개월 vs 화학요법 8.9개월 … 아스텔라스 “급여 전까지 환자지원 프로그램 운영”

생존 예후가 매우 좋지 않고 공격적인 국소진행성 또는 전이성 요로상피암(방광암)에 새로운 대안이 될 치료제가 국내에 출시됐다. 


일본계 다국적제약사인 한국아스텔라스제약은 19일, 항체-약물결합제(ADC) ‘파드셉주’(Padcev 성분명 엔포투맙 베도틴-ejfv, enfortumab vedotin-ejfv)의 국내 출시를 기념한 기자간담회를 인터컨티넨탈 서울코엑스에서 열고 요로상피암의 현황 및 파드셉의 임상적 가치를 조명했다.


전체 요로상피암의 90% 이상이 방광암 … … 방광근육 침범하면 5년 생존율 5%


요로상피암은 신배, 신우, 방광, 요관, 요도에 이르기까지 요로상피세포에 생긴 암으로 이 중 방광암이 약 90% 이상을 차지한다. 신세포암(신장암)은 신장의 실질 조직에 암이 생긴 것으로 소변이 모여 요관으로 가는 깔때기 모양의 신우에 생긴 암(요로상피암)과는 병리학적으로, 치료방법 측면에서 차이가 있다. 


요로상피암은 대부분 고령에서 발생하며, 재발과 전이가 잦고, 전이 단계에서는 5년 생존율이 5%에 불과할 정도로 치명적이다. 다양한 배뇨증상을 동반하기 때문에 삶의 질도 매우 낮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김미소 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요로상피암은 요로상피 어디에서나 발생할 수 있지만 가장 흔하게 방광에서 생겨난다, 전체 요로상피암 95%가 방광에서 시작하고 그중에서 20% 전후가 발견 당시 침습적 형태다”고 말했다. 이어 “전체 요로상피암의 5~10%는 상부 요로(신우, 요로)에서 발생하며 이 경우 좀 더 늦게 진단돼 발견 당시 60% 환자에서 침습적으로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방광 근육을 침범하지 않은 비근침윤성 방광암은 5년 상대생존율이 80%에 달하지만 종양이 방광 근육을 침범한 경우 예후가 나빠지면서 전체 생존율은 50%에 불과하다. 김 교수는 “방광근육 침범 환자의 절반이 전이성으로 진행하는데 이럴 경우 5년 상대생존율은 5% 내외로 떨어진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다 할 표적치료제가 없어 1차 치료제로는 백금 기반 항암화학요법이 진행성/전이성 요로상피암의 표준요법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는 고식적 요법으로서 완치나 중증도 개선보다는 생존 연장에 급급한 치료다. 치료 반응률이 50~70%로 높긴 하지만 무진행생존 중앙값은 7~9개월, 생존기간 중앙값은 14~15개월에 불과하며 부작용이 상당하다. 대부분 1년 안에 병이 진행한다.


PD-1 또는 PD-L1 억제제가 보여준 임상적 한계 … 13~28%에서만 치료반응 


이런 환경에서 1차 치료제 투여 뒤에는 PD-1 억제제 또는 PD-L1 억제제(면역관문억제제)가 1차 치료 후 유지요법 또는 2차 치료제로 허가받았다.


대표적인 게 미국 머크(MSD)의 PD-1 억제제 ‘키트루다주’(Keytruda, 성분명 펨브롤리주맙 Pembrolizumab), 독일 머크 및 화이자의 PD-L1 면역항암제 '바벤시오주'(BAVENCIO, 성분명 아벨루맙 avelumab), 일본 오노약품공업 및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의 ‘옵디보주’(opdivo 성분명 니볼루맙, Nivolumab) 등이다. 다만 키트루다는 백금 기반 항암화학요법이 불가능한 환자를 포함한 적응증(사실상 1차 치료제, 현재 비급여)을 갖고 있다.


현재 바벤시오는 1차 항암요법에 실패해 재발하는 경우에만 2, 3차 치료에서만 급여가 가능하다. 1차 단독요법제로서의 유지요법은 적응증은 2021년 8월 국내 승인을 받고, 2022년 4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암질환심의위원회로부터 급여 설정이 타당하다는 결정(급여기준 설정)을 받았으나 아직 급여가 이뤄지지 않았고 조만간 급여기준이 설정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업계와 심평원에 따르면 바벤시오는 심평원 약제급여평가위원회를 거쳐 국민건강보험공단과 약가협상도 마치고, 현재 공고 예고를 앞두고 있다.


키트루다는 백금기반 화학요법 치료 중 또는 이후에 질병이 진행됐거나, 백금기반 수술 전 보조요법 또는 수술 후 보조요법 치료 12개월 이내에 질병이 진행된 국소진행성 또는 전이성 방광암 환자에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되고 있다(2차 치료제). 


지금까지는 바벤시오가 비급여인 탓에 대부분의 전이성 요로상피암 환자들은 1차 치료에 백금기반 화학요법만을 사용해 왔다. 또 백금기반 화학요법에 치료 실패한 환자들은 2차 치료에 키트루다 단독요법을 급여로 사용할 수 있었다. 따라서 파드셉은 키트루다 치료에 실패한 환자에서 3차 치료옵션으로 급여 상태에서 사용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옵디보는 키트루다와의 병용요법이 방광암의 2차 치료제로 승인됐으나 급여 설정은 지지부진하다. 


참고로 로슈의 PD-L1 억제제인 ‘티쎈트릭주’(Tecentriq 성분명 아테졸리주맙, atezolizumab)는 2018년부터 PD-L1 발현 양성이면서 백금 기반 화학요법제 치료에 실패한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요로상피암 환자에게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됐으나 미국에서 티쎈트릭 방광암 적응증이 자진 철회(유효성 입증 실패)되면서 국내서는 2022년 9월부터 급여가 삭제됐다. 


아스텔라스에 따르면 2차 치료제로서 이들 면역관문억제제들은 바이오마커인 PD-L1 상태와 관계없이 환자의 13~28%에서만 치료반응을 보였으며, 치료 3개월 이내에 질병이 진행되는 한계를 보여줬다. 티쎈트릭의 경우 미국에서 가속승인을 통해 입증한 효과가 확증시험에서 재입증되지 못해 적응증을 철회해야 했다.


3차 이상 치료에서는 현재 사용하는 파클리탁셀, 페메트렉시드를 단독 투여하거나 기존에 사용한 백금요법을 재시도하는 등 환자들은 표준치료가 아닌 대체치료(임시방편적 치료)를 받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들 환자에서 치료반응률은 10% 선에 불과하다.


‘파드셉’ 백금착제 면역항암제 투여한 환자서 유일하게 생존기간 50%(4개월) 연장한 ‘구원투수’ 


이처럼 요로상피암에 미충족 수요가 큰 상황에서 최근 항체약물결합제들이 요로상피암의 구원투수로 주목받고 있다.


이 가운데 방광암의 ADC 선두주자인 파드셉은 EV-301 임상을 통해 백금기반 항암화학요법과 면역관문억제제까지 모두 사용해도 한계를 보인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요로상피암 환자의 생존율을 개선했다.


지난해 미국임상종양학회 연례학술회의(ASCO 2022)에서 발표된 EV-301 연구의 2년차 분석 결과에 따르면, 중앙값 추적관찰기간 23.75개월 시점에 파드셉의 전체생존기간(Overall Survival, OS) 중앙값은 12.91개월로 대조군인 연구자가 선택한 항암화학 단독요법군(도세탁셀, 파클리탁셀, 빈플루닌(Vinflunine) 등)의 8.94개월보다 3.97개월을 연장, 사망의 위험은 30%를 낮춘 것으로 집계됐다(HR=0.704, 95% CI 0.581-0.852, P=0.00015)


백금기반 항암화학 요법과 면역관문억제제를 모두 소진한 환자만을 대상으로 3상 임상에서 생존율 개선효과를 입증한 것은 파드셉이 유일하다는 게 아스테랄스의 설명이다.


무진행 생존기간(Progression-Free Survival, PFS) 중앙값 역시 파드셉이 5.55개월로 대조군의 3.71개월보다 개선됐으며, 질병 진행 또는 사망의 위험은 37%를 낮췄다(HR=0.632, 95% CI 0.525-0.762, P<0.00001).


3등급 이상 치료 이상 반응은 파드셉 51.4%, 대조군 49.8%로 유사했다. 대부분 이상반응은 투약 중단 또는 용량 감소로 관리할 수 있었다. 


이 임상시험의 1차 평가지표는 전체생존기간(OS), 2차 평가지표는 무진행생존기간(PFS)과 전체반응률(ORR)이었다. 평균 연령은 68세로 남성(77%)이 여성 보다 많았다. 예후가 좋지 않은 간 전이가 실험군과 대조군에 각각 30%씩 배정됐고, 이전에 PD-1 또는 PD-L1 억제제에 반응하지 않는 환자도 동일하게 70%씩 참여했다.


임상 연구는 19개국 191개 기관에서 진행됐고 한국은 11개 기관에서 90명이 등록하면서 단일 국가로는 가장 많은 환자가 참여했다. 파드셉 투여군(301명)과 항암화학요법군(307명)에 1대 1로 무작위 배정됐다.  


파드셉 투여군은 kg당 1.25mg을 정맥으로 투여받았다. 1사이클(28일)의 매달 1일, 8일, 15일차에 세 차례에 걸쳐 투여했다. 대조군은 무작위 배정 이전에 연구자가 선택한 도세탁셀, 파클리탁셀, 빈플루닌 중 하나를 택해 1사이클(21일)로 해서 매 1일에 투여받았다.


파드셉은 기존에 긴 투약 시간이 필요한 항암제에 비해 30분이라는 짧은 시간이 장점이다. 여기에 개별 환자 체중에 맞춘 용량 증감이 가능하도록 20mg 30mg 두 제형이 허가됐다. 


EV-301 연구결과를 근거로 파드셉은 지난 3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를 받았으며, 미국종합암네트워크(NCCN)과 유럽종양학회(ESMO) 모두 파드셉을 우선 권고(카테고리 1)하고 있다.


한편 FGFR 표적치료제인 얀센의 ‘발베사정’(BALVERSA, 성분명 얼다피티닙, erdafitinib)도 면역관문억제제를 포함해 1~2차례 치료 실패 이력이 있는 요로상피암 환자를 대상으로 3상 THOR 임상시험에서 생존율 개선 효과를 입증했지만, 이 연구에는 백금항암화학요법 치료 이력이 없는 환자들도 포함됐다.


넥틴-4표적 항암제로는 유일하게 ‘요로상피암’ 적응증 획득 … 암세포에서 베도틴 방출 

 

한국아스텔라스제약의 요로상피암 치료제 ‘파드셉주’

파드셉은 넥틴-4(Nectin-4)를 발현하는 세포에 특이적으로 작용하는 항체, 암세포의 괴멸을 유도하는 세포독성약물 MMAE(Monomethyl auristatin E, 또는 vedotin, 미세소관 중합억제제), 항체와 MMAE를 연결하는 링커로 결합돼 있다. 세포독성약물에 표적한 암세포에 도달하면 단백질 분해효소(프로테아제)에 의해 링커가 잘리면서 임무를 마치게 된다.


파드셉의 항체(enfortumab)는 요로상피암 표면에 있는 넥틴-4와 결합해 종양 세포 안으로 침투한다. 세포 안으로 침투한 파드셉 항체는 단백분해효소에 의해 링커에서 절단되며 MMAE를 방출한다. MMAE는 세포분열에 관여하는 미세소관 중합을 억제한다. 미세소관 중합 억제로 암세포는 분열을 중지하게 되고 궁극적으로 사멸에 이를 수 있다.


파드셉이 표적하는 넥틴-4(Nectin-4)는 요로상피암에서 대량 발현되는 세포막 단백질로, 하위분석 결과에서도 파드셉은 넥틴-4 발현 정도에 상관없이 일관된 효과를 보여, 치료 전 별도의 스크리닝이 필요하지 않다.


넥틴-4는 정상 요로상피세포에도 일부 존재한다. 피부나 땀샘, 요로상피, 침샘, 식도, 유방 등이다. 이 때문에 넥틴-4는 요로상피암을 비롯해 폐암, 난소암, 유방암, 두경부암, 식도암 등에서 확인된다. 


그러나 요로상피암세포에서 훨씬 많이 발현한다. 실제 파드셉 1상, 2상, 3상 연구에 포함된 요로상피암 환자에서 넥틴-4 발현량을 확인한 결과 대부분 높은 수준임을 확인했다.


김미소 교수 “항암화학요법 쓰고 면역관문억제제로 안 되면 다시 항암화학요법 쓰는 현실 안타까워” 


김미소 교수는 현재의 요로상피암 약물치료와 관련, “요로상피암은 진행이 빠른 편으로 끊임없이 치료가 이어져야 하는 질환이지만, 기존에는 항암화학요법(1차 치료제) 시행 후 2차 또는 3차 표준치료법이 없어 면역관문억제제를 1차 유지요법 또는 2차 치료제로 사용한 이후에는 어쩔 수 없이 다시 항암화학요법 약제를 사용해 왔다”면서 “파드셉은 항암화학요법과 면역관문억제제 투여 후에도 암이 진행되거나 재발한 환자들에게 사용할 수 있는 치료제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치료 성적 향상에도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김 교수는 ‘현재 요로상피암에서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고 있는 치료제들이 많아 파드셉 역시 건강보험이 적용되기까지 적잖은 시간이 걸릴 것 같아 걱정스럽다“고 덧붙였다. 


이에 한국아스텔라스제약의 박경아 의학부 이사는 “파드셉에 건강보험이 적용되기까지 접근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환자지원프로그램을 가동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비급여 약가에서 일부 또는 전액을 환자에게 상환하는 프로그램을 시행해 당장에 필요한 요로상피암 환자에게 파드셉을 공급하겠다는 취지다. 


Trop-2 억제제, FGF 억제제 등 다각화되는 요로상피암 치료 도전 


요로상피암은 여전히 치료 옵션이 제한적인 암종으로 꼽히고 있지만, 최근 파드셉 등 다양한 항체약물접합체와 표적치료제들이 하나 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 가운데 길리어드사이언스의 Trop-2 표적 항체약물접합체 ‘트로델비’(Trodelvy, 성분명 사시투주맙 Sacituzumab Govitecan-hziy)와 HER2를 표적하는 다이이찌산쿄의 항체약물접합체 ‘엔허투주’(Enhertu 성분명 트라스투주맙 데룩스테칸, fam-trastuzumab-deruxtecan-nxki)가 기존 항암제를 소진한 환자에서 긍정적인 데이터를 제시했다. 


트로델비는 2021년 4월 13일, 과거에 백금착제를 포함한 항암화학요법제 또는 PD-1 억제제나 PD-L1 억제제로 치료받은 경험이 있는 성인 성인 국소진행성 또는 전이성 요로상피암 2차 치료제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얻었다. 반면 엔허투는 임상 결과는 있지만 미국에서 유방암, 위선암 및 식도접합부암, 비소세포폐암(한국에는 비소세포폐암 미승인) 등에서만 적응증을 갖고 있다. 


표적치료제(Tyrosine Kinase Inhibitor, TKI)인 발베사는 FGFR2 또는 FGFR3 변이가 있는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요로상피암 성인 환자로서, 백금 기반 화학요법제를 포함하여 최소 한 가지 이상 화학요법제 치료 중 또는 이후에 질병이 진행되었거나, 백금 기반 화학요법제를 포함한 수술 전 보조요법(neoadjuvant) 또는 수술 후 보조요법(adjuvant) 치료 12개월 이내에 질병이 진행된 환자의 치료제로 2022년 11월 24일 국내 승인을 받았다.


파드셉도 국내에서 허가된 국소진행성 또는 전이성 요로상피암 성인 환자의 3차 치료제 외에 추가적인 적응증을 갖고 있다. 파드셉은 2023년 4월 3일,  1b/2상 ‘EV-103/KEYNOTE-869’ 임상시험(NCT03288545)의 종양반응률과 반응지속기간의 긍정적인 자료를 근거로  키트루다와의 병용요법이 국소진행성 또는 전이성 요로상세포암 1차 치료제로 FDA의 가속승인을 받았다.


아스텔라스는 EV-301 연구를 토대로 국소진행성 또는 전이성 요로상피암 3기의 1차 치료제로서 임상을 진행 중이다. 이밖에 비근침윤성 또는 근침윤성 요로상피암, 유방암, 비소세포성폐암, 두경부암, 위암, 식도암 등 여러 암종에서 파드셉의 적응증을 확대하기 위한 연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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