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C녹십자는 혈액제제 'ALYGLO'(정맥투여용 면역글로불린10%)에 대한 생물학적제제승인신청서(Biologics License Application, BLA)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제출했다고 17일 공시했다.
녹십자는 이 제품의 미국 수출을 위해 2021년 2월 26일 FDA에 BLA를 처음 제출했다. 이에 FDA는 충북 청주시 청원구의 오창읍에 위치한 혈액제제 생산시설에 대해 현장실사를 진행하려 했으나 코로나19 유행으로 인해 실사가 어려워 비대면 평가로 전환했다.
이후 FDA는 녹십자가 제출한 자료를 토대로 평가를 진행하다가 결국 제조소에 대한 현장 실사를 진행한다는 내용의 대응종결서신(CRL)을 2022년 2월 26일에 수령했다.
녹십자는 올해 4월 ‘현장 예비실사’(Pre-License Inspection)'를 받았다. 수검 이후에도 여러 가지 보완 지시사항이 나왔던 것으로 전해진다. 녹십자는 이러한 요소까지 다 수정한 다음 BLA를 재신청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BLA 재신청은 FDA가 요구한 자료들을 맞춘 이후 진행됐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통상적으로 FDA가 심사자료 또는 생산시설에 대한 개선에 관해 보완을 요구하면 업체를 이를 받아들여 이행한 다음 허가 절차를 진행한다. 특히 FDA 기준 우수의약품생산관리기준(GMP)에 부합하는 공정 및 시설 개선에는 물리적으로 상당한 시간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
업계에서는 녹십자가 GMP 실사 리스크를 해결한 만큼 허가를 앞두고 시간을 지체할 이유는 거의 없다고 관측했다. 실제로 17일 공시에서 제품 출시 예정일을 2024년 하반기로 명시했다.
BLA는 기본적으로 제품에 대한 유효성 및 안전성 평가와 함께 제품을 제조하는 생산현장의 실황도 함께 진행된다. 녹십자는 2020년 완료된 ALYGLO 관련 북미 3상 임상시험을 통해 FDA 가이드라인에 준하는 유효성 및 안전성 평가지표를 모두 충족했다. 생산시설 현장실사를 포함한 미국 허가에 필요한 모든 서류 제출도 마쳤다. 녹십자는 제품의 유효성 및 품질보증에 문제가 없다고 확신하고 있다.
특히 녹십자는 까다로운 미국 GMP 기준을 맞추기 위해 제품 생산공정의 안정성 및 균일성을 확보하는 데 노력했다. 심지어 제조소 임원급 인사를 교체하고 현장실사를 준비했다고 한다.
앞서 녹십자는 2015년부터 5% 저농도 제품의 미국 진출을 시도해 왔지만, FDA가 보완요청을 거듭하자 지금의 10% 고농도 제품으로 허가 전략을 바꿨다.
ALYGLO는 녹십자가 기대하는 파이프라인이다. 국내 유통 혈액제제과는 다르게, 미국 유통 혈액제제는 미국에서 생산된 혈장만으로 만든다. 이를 위해 녹십자는 미국에 다수의 혈액원을 설립 또는 인수해 운영 중이다.
녹십자는 혈액제재의 미국 시장 진출에 많은 공을 들였다. 이 회사 관계자는 “내년 초 품목허가 승인을 받고, 하반기에 미국 시장에 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향후 미국시장 진출을 발판으로 혈액제제 글로벌 선도 업체로 발돋움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면역글로불린 시장은 약 12.5조원 규모(2021년 MRB 통계 기준)로 알려져 있으며, 최근 자가면역질환의 증가로 면역글로불린에 대한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하지만 대규모 설비 투자와 고도화된 생산 경험이 필수적인 혈액제제는 생산자가 매우 제한적이기 때문에, 공급 부족 현상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