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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경 원자력의학원장 “암치료+의과학+방사선방어 융합형 의료기관 추구”
  • 정종호 기자
  • 등록 2023-07-10 22:16:41
  • 수정 2023-07-13 00: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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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년 의전원 출범 KAIST와 협력해 ‘의사과학자’ 양성 … 공공의료기관으로서 난치암 치료에도 주력

이진경 한국원자력의학원이 원장은 10일 암 진료와 임상 연구 역량을 강화해 ‘융합형 의료기관’으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아울러 의사과학자 양성을 위해 한국과학기술원(KAIST, 카이스트)과 협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지난 5월 31일 취임한 이 원장은 10일 서울 노원구 공릉동 원자력의학원 제1연구동 1층 세미나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은 내용이 담긴 운영계획과 발전방안을 발표했다.


그는 △융합형 의료기관 기능 강화 △공공의료 기반 특성화 의료사업 강화 △첨단 의료기술 실용화 플랫폼 고도화 △방사능 재난 의료 연구·진단 기능 강화와 생활방사선 의료 대응 강화 △아시아태평양지역 방사선의학 연구거점 도약 등을 임기 중 의학원의 목표로 제시했다.


융합형 의료기관으로 거듭나기 위해 암 진료와 방사능 재난에 대한 의료 역량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또한 국가 차원에서 추진하는 바이오 기술 임상 적용 확대 정책에 협력할 방침이다.


공공의료를 기반으로 한 특성화 사업으로는 난치성 암 진료 강화를 제시했다. 이를 위해 지난 6월 원자력병원에서 첫 임상을 시작한 신경내분비종양 치료용 방사선동위원소 ‘악티늄-225’을 활용해 난치암 첨단치료기술을 선도하겠다고 강조했다. 악티늄-225는 알파선을 방출하는 방사성동위원소로 림프종, 전립선암, 신경내분비종양 등을 치료하는 방사성의약품에 사용된다.


이 원장은 “내년 임상 1상 완료를 목표로 신경내분비종양 환자 치료를 시작했다. 호르몬 치료가 듣지 않는 전이성 거세저항성 전립선암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이어갈 계획”이라며 “현재 독일과 러시아에서만 소량 생산되는 악티늄-225를 국산화하기 위해 원료물질인 라듐-226을 확보하고 생산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요즘 화두인 의사과학자 양성을 위해 KAIST와 협력하겠다고 공언했다. 전임 박종훈 의학원장의 뜻을 계승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 원장은 “의학원은 원장 한명이 바뀐다고 기조가 바뀌는 게 아니다”며 “인턴·레지던트 양성 이외에도 다양한 인재를 양성하려 한다”고 밝혔다.


KAIST는 2004년에 의과학대학원을 출범시켰다. 의과학을 연구교육하지만 의사를 양성하는 곳은 아니다. 지난 3월 KAIST 의과학대학원은 이공계 대학 졸업생을 대상으로 2025년부터 신입생을 뽑는 의학전문대학원을 설립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의사면허를 가질 수 있는 의사를 배출하되 의사 양성보다는 본연의 목표인 의사과학자 양성에 충실하겠다는 입장이다. KAIST는 수년전부터 의전원 설립을 준비해왔다. 


이진경 원장은 원자력의학원은 이미 UST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대전시 유성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직할 대학원대학교) 내 '방사선종양의과학' '방사선과학' 등 교과목을 개설하고 운영 중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추가로 의사과학자 관련 교과목을 확대 운영해 KAIST 의전원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치겠다는 의도를 비쳤다.


이 원장은 “원자력병원이 대학병원은 아니지만 수련 받은 의사가 유수의 암센터에 포진할 정도로 암 분야 교육 의료진 양성에는 자신이 있다”며 “카이스트와 협력이 지금보다 더 돈독해진다면 의과학자 양성에도 협력하고자 한다. 구체적인 방식은 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원자력의학원 내 의과학실증센터를 기반으로 첨단 의료기술 실용화를 위한 플랫폼을 고도화할 계획이다. 임상 실증에 필요한 전문 인력과 인프라를 구축하고 국내 첨단 의과학기술의 개방형 테스트베드 플랫폼 역할을 수행한다는 방안이다. 의과학기술을 연구하는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산학연 실증연구 컨설팅, 임상실증 공동연구 수행 전문의 매칭 등 공동·협력연구를 지원한다.


그는 “민간병원에서 하기 어려운, 수익을 창출하기 어려운 분야에서 공공의료기관의 역할을 하겠다”며 “첨단 의료기술 실용화의 플랫폼을 고도화하기 위해 국내 중소기업의 역량을 키우고 활성화하는 데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수 문제 등 관심이 높아진 방사선 재난 관련 연구·진단 기능을 강화하는 등 방사선 관련 의료대응을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비상진료능력 강화를 위한 훈련 확충 △방사선재난 의료대응 진단 역량 강화 △생활방사선 인체영향 연구역량 강화 △방사능재난 대응을 위한 국제협력 강화를 추진한다. 아울러 운영 중인 방사선영향클리닉을 통한 대국민 상담 등도 활성화할 계획이다.


이 원장은 “방사선비상시 피폭검사를 위한 국가 단위 협력체계 구축을 통해 국내 방사능 재난 대응 능력을 강화하고 융복합 연구로 저선량 생활방사선 인체영향에 대한 연구 역량도 높이겠다”고 말했다.


이어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방사선영향클리닉을 열어 24시간 전화 상담을 받고 있다. 이제까지 전화 상담만 2000건이 넘고 진료까지 받은 환자는 617명”이라며 “최근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등으로 이슈가 되고 있기 때문에 환자가 더 늘지 않을까 생각하고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 방사선의학 연구거점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원자력의학원의 60년 역사를 통해 축적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국제사회에 기여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국제연합(UN) 2030 지속가능발전계획과 지속가능발전목표(SDGs)의 건강과 복지 달성에 기여 △공적개발원조(ODA) 사업 확장 △양자협력 등 국제공동사업으로 방사선의학 기술 선진화라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 원장은 “국제협력은 오래 기간 신뢰를 쌓아야 하는 일”이라며 “임기 3년 동안 국제 협력을 강화하고 더 나아가 글로벌 방사선의학 연구거점 주도기관으로서 아시아태평양지역을 비롯한 국제사회에서 방사선의학 분야의 역량을 강화하는 역할을 맡겠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무거운 책무를 맡았지만 젊음을 바친 의사 생활을 마무리하는 단계에서 기관장을 할 수 있어서 영광”이라며 “기관의 발전이 저의 발전이라는 생각으로 노력하겠다”고 심경을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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