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슈는 CD20×CD3 T세포 관여 이중 특이성 항체 ‘컬럼비주’(Columvi 성분명 글로피타맙-gxbm, glofitamab-gxbm, 개발코드명 RG6026)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가속승인을 받았다고 16일(현지시각) 발표했다.
컬럼비는 2회 이상 전신요법제를 사용해 치료를 진행한 전력이 있는 상세 불명의 성인 재발성 또는 불응성 미만성(彌慢性) 거대 B세포 림프종(DLBCL) 환자 및 소포성 림프종에서 발생한 거대 B세포 림프종(LBCL) 환자들을 위한 치료제로 허가받았다.
임상 1/2상 ‘NP30179’ 임상시험에서 도출된 반응률 및 반응기간 자료를 근거로 가속승인을 취득했다. 앞으로 몇 주 안에 미국시장에서 발매될 예정이다. 지난 3월 24일 캐나다에서 처음 허가받았고 최근 유럽 의약품청(EMA)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가 컬럼비 승인을 긍정적으로 권고하는 의견을 내놨다.
컬럼비는 종양이 진행되거나 치료제에 내성을 나타내지 않을 때까지 투여하는 기존 치료제와 달리 정해진 기간 동안 투여하는 재발성 및 불응성 미만성 DLBCL 치료제로는 최초이자 유일한 이중특이항체이다. CD20×CD3 T세포 관여 항체로는 로슈의 ‘룬수미오’(Lunsumio 성분명 모수네투주맙, mosunetuzumab-axgb), 애브비 및 젠맙의 ‘엡킨리’(Epkinly 성분명 엡코리타맙-bysp, epcoritamab-bysp)에 이어 3번째로 허가받았다.
CD20×CD3 T세포 관여 항체는 T세포의 CD3 단백질과 B세포에서 일반적으로 발견되는 CD20 단백질에 이중 결합해 작동한다. CD20은 B세포 악성종양에서 잘 검증된 표적이다. 악성 B세포와 정상 T세포를 연결하여 암 킬러(T세포)가 세포독성 단백질(염증성 괴사 유발 물질)을 B세포에 방출시킴으로써 악성 B세포를 제거한다.
룬수미오는 2022년 12월 여포성림프종(FL)의 3차 치료제로 FDA 승인을 얻었다. 엡킨리는 2023년 5월 DLBCL의 3차 치료제로 허가받았다.
컬럼비 허가의 기초가 된 NP30179 임상시험에는 치료 후 종양이 재발했거나, 선행 치료제들에 불응성을 나타낸 132명의 DLBCL 환자가 참여해 8.5개월의 고정된 기간에 컬럼비를 투여받았다. 피험자들이 앞서 사용한 선행 치료제 가운데 30% 정도는 키메라 항원 수용체 T세포(CAR-T) 치료제였다. 또 피험자의 83%가량은 가장 최근에 진행한 치료에 불응성을 내보인 환자들이었다.
임상 결과 객관적반응률(ORR)은 56%(132명 중 74명), 완전반응은 43%(132명 중 57명)였다. 치료반응을 보인 환자 가운데 3분의 2 이상(68.5%)이 최소한 9개월 동안 지속적인 반응을 보였다. 반응지속기간 중앙값은 1.5년(18.4개월)에 이르렀다. NP30179 임상 결과는 의학 학술지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신’에 게재됐다.
임상에서 컬럼비를 투여받은 145명의 피험자게서 가장 흔하게 발생한 부작용은 중증이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사이토카인방출증후군(cytokine release syndrome, CRS)이 70%로 가장 발생 빈도가 높았다. 이어 근골격계 통증(21%), 피로(20%), 발진(20%)등이었다. CRS는 1급 52%, 2급 14% 등 일반적으로 저등급이었다.
로슈의 레비 개러웨이(Levi Garraway) 최고의학책임자 겸 글로벌 제품개발 담당 대표는 “여러 번 치료를 진행한 DLBCL 환자는 예후가 취약해 추가적인 치료대안이 절실히 필요하다”며 “고정 기간 투여하는 규격품(off-the-shelf)으로 지속적인 반응을 보이는 컬럼비는 공격적인 DLBCL의 치료방법을 바꾸면서 중대한 미충족 의료수요를 충족되지 못한 의료상의 니즈를 나타내는 환자들을 위해 혁신적인 치료대안을 선보이려는 우리의 헌신을 방증한다”고 말했다.
‘NP30179 임상시험을 총괄한 워싱턴주 시애틀 소재 스웨디시암연구소의 크리슈 파텔(Krish Patel) 림프종 프로그램 책임자는 “재발성 또는 불응성 DLBCL 환자는 암이 빠르게 진행돼 지체 없이 투여할 수 있는 효과적인 치료대안이 절실하다”며 “임상시험에서 확보된 사례를 보면 컬럼비가 재발성 또는 불응성 DLBCL 환자에서 고정 기간 면역요법제를 병용하면 완전반응에 도달할 수 있도록 해 주거나, 그 같은 관해가 치료 종료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나타날 수 있도록 해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약 8.5개월 동안 치료를 진행한 다음 종료하도록 설게된 시험에서 컬럼비는 재발성 또는 불응성 DLBCL 환자들에게 치료종료 목표일을 제시해 주거나 더 이상 치료받지 않아도 될 가능성을 제시해 줄 전망이다.
컬럼비는 규격품(기성품)으로 언제든 투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CAR-T 치료제보다 편리하고 치료 준비 기간이 짧으며 비용이 저렴하다.
컬럼비는 이미 허가받은 룬수미오를 계승 또는 대체할, 또 광범위한 적응을 가질 수 있는 로슈의 중요한 차세대 CD20×CD3 T세포 관여 이중특이항체다. 컬럼비는 이전에 1회 이상 치료를 받은 적이 있고, 자가유래 조혈모세포 이식수술이 부적합한 DLBCL 환자들을 대상으로 젬시타빈 및 옥살리플라틴(gemcitabine+oxaliplatin)과의 병용요법(GemOx)을 ‘맙테라’(MabThera®/Rituxan® 성분명 리툭시맙, rituximab) +GemOX 병용요법과 비교하는 3상 ‘STARGLO’ 임상을 진행 중이다.
또 현재 룬수미오+폴라이비 병용요법이 DLBCL의 2차 치료제로서 ‘SUNMO’ 3상 임상을 진행 중이다. 룬수미오와 레날리도마이드(lenalidomide) 병용요법도 여포성 림프종(FL)의 2차 치료제로서 평가받는 3상 CELESTIMO 임상이 이뤄지고 있다.
로슈의 CD79b를 표적으로 하는 항체약물결합체(ADC)인 ‘폴라이비주’(Polivy, 성분명 폴라투주맙 베도틴, polatuzumab vedotin-piiq)는 지난 4월 DLBCL 1차 치료제로 FDA 승인을 얻었다. 리툭시맙(rituximab), 사이클로포스파마이드, 독소루비신. 프레드니손(R-CHP) 등과 병용하는 방법이다.
로슈는 이를 기반으로 컬럼비 및 룬수미오를 각각 폴라이비 등 다른 약물들과 병용요법제로 개발할 수 있는지 잠재력을 타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