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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후성 심근병증, 확장성 심근병증 등 유전성 심장질환 조기발견 나서야
  • 정종호 기자
  • 등록 2023-06-07 18:11:09
  • 수정 2023-06-09 19:4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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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천세종병원, 개원 후 1000명 이상 유전자 검사 … 가족력 있으면 증세 없어도 검사 필요

“오빠의 죽음으로 비로소 심장유전질환 경각심을 갖게 됐습니다.”2018년 호흡곤란이 심해 집 근처 병원을 찾은 A씨(66)는 확장성 심근병증을 진단받았다. 치료는 그러나 차도가 없었다. 계속 호흡곤란이 발생하던 심장질환 전문 인천세종병원을 방문했다. 정밀검사 결과 유전형 트랜스티레틴 아밀로이드증 심근병증(Hereditary ATTR-CM)이었다.  


이 병은 유전성을 띤다. 유전적으로 체내에서 정상적으로 생성되는 단백질인 트랜스티레틴(TTR)이 잘못된 단백질 접힘을 거치면서 심장에 비정상적으로 축적, 심장 근육 기능 장애를 일으키는 진행성 희귀질환이다. TTR 안정화 약물로 치료할 수 있지만, 다양하고 미묘한 방식으로 발현되고 인식도 낮아 조기 진단이 어렵다. 


A씨는 처음엔 약물치료로 다소 안정됐지만, 이미 TTR 침착이 심했다. 인천세종병원 의료진이 심장이식을 여러 차례 권고했지만, 증상이 없다는 이유로 거부하던 A씨는 뒤늦게 심장이식을 결정했고 지난해 초 이식 대기 중 결국 사망했다.


A씨 여동생인 B씨(60)도 같은 증세였다. 인천세종병원에 입원한 B씨 역시 침착이 심해 심장이식이 요구됐다. 그러나 B씨도 처음엔 심부전 증상이 심하지 않다는 이유로 이식이나 제세동기 치료에 거부감이 있었다. B씨는 오빠가 사망하고 나서야 이식을 결심했다. 당시 이미 증상이 나타나고 있었으며, 승압제로 버티며 한참을 대기하다 다행히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수술 당시 B씨의 심장은 TTR 침착으로 이미 돌처럼 굳어 있었다.


A씨와 B씨의 상황을 겪은 가족들은 초조해졌다. 전 가족 대상을 대상으로 유전자검사를 실시하고 이를 바탕으로 양성인 사람에게 조직검사를 시행했더니 심장 초음파검사에서 보이지 않던 질환이 A씨의 아들과 조카에서 영락없이 발견됐다. 이들은 현재 TTR 약물을 쓰며 안정적으로 외래진료를 받고 있다.


B씨는 “유전성 심장질환일 줄은 꿈에도 몰랐다. 조금이라도 진단이 늦고, 이식시기를 놓쳤다면 당장 죽어도 이상할 게 없었던 상황이었다”며 “오빠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남은 가족과 함께 꿋꿋이 헤쳐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일부 심장질환의 유전적 연관성이 잇다. 조기 발견이 치료의 핵심인 만큼, 가족력이 있다면 경각심을 높이고 증세가 없더라도 신속한 유전검사가 요구된다.


유전성 심장질환은 비후성 심근병증과 확장성 심근병증이 대표적이다. TTR 아밀로이도증, 파브리병, 미토콘드리아병 등도 유전성이다.


비후성 심근병증은 심장 근육이 두꺼워지는 병으로, 환자의 50% 정도에서 유전적 소인이 발견되고 있다. 심장이식이 필요한 환자도 있고, 같은 가족이지만 특별한 증상이 없어 혈당과 혈압 조절만으로 관리하기도 한다. 다만 유전적 소인을 가진 심근병증은 3대에 걸친 가족력 검사가 필요하다. X-레이, 심전도(ECG), 심장초음파, 유전자 검사가 필수적이다. 


확장성 심근병증은 환자의 20~30%가 유전성을 띠며 적절한 약물치료를 병행하면서 술·담배를 끊고 당뇨병과 고혈압을 조절하는 게 필요하다. 가족력을 확인하고, 유전자 검사를 통해 질환 유무를 가릴 수만 있다면 적절한 치료가 가능하다. 약물로 조절되지 않으면, 적절한 시기에 좌심실 보조장치 삽입 후 심장이식을 고려해야 한다. 


인천세종병원은 개원 이후 1000명 이상 환자 및 가족을 상대로 유전자검사를 진행하고 상당수에서 심근병증을 진단했다. 불필요한 걱정을 덜고자 유전상담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김경희 인천세종병원 심장이식센터장은 “심장질환 중 심근병증은 가족력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며 “불필요한 걱정 혹은 안이한 태도 모두 좋지 못하다. 병을 제대로 알고 조기 발견하면 분명 치료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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