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리가 개발한 세계 최초의 RET 변이 표적항암제 ‘레테브모캡슐’(성분명 셀퍼카티닙)'이 재심의 끝에 4일 개최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산하 약제급여평가위원회에서 급여 적정성을 인정 받았다.
중증 심부전 치료제로서 새로운 기전의 약제로 2021년 11월 국내 허가를 받은 바이엘코리아의 ‘베르쿠보정’(성분명 베리시구앗)도 약평위 심의를 통과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4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제5차 약평위 심의 결과를 공개했다.
레테브모는 ‘전이성 RET 융합-양성 비소세포폐암’ ‘전신요법을 요하는 진행성 또는 전이성 RET-변이 갑상선 수질암’ ‘이전에 소라페닙 또는 렌바티닙 치료 경험이 있는 전신요법을 요하는 RET 융합-양성 갑상선암 환자 치료’에 적응증을 갖고 있다.
기존에 효과적인 치료옵션이 없는 분야에서 혁신성을 인정받아 초기 임상시험 데이터만으로 신속하게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았지만, 허가 후 1년이 훌쩍 지나서야 약평위 문턱을 넘어섰다.
릴리는 2022년 3월 식약처로부터 레테브모를 허가 받고 곧바로 허가-급여 연동제를 통해 급여 진입에 도전했지만, 첫 번째 도전은 암질환심의위원회 문턱에서 좌절됐다. 이후 두 번째로 급여를 신청한 작년 11월 암질심을 통과했다. 올해 4월 약평위 심의 안건에 올라 좌절됐다가 재심의를 결정 받고 한 달 뒤인 5월에야 통과된 것이다.
레테브모의 급여 적정성을 인정받은 릴리는 향후 국민건강보험공단과의 약가협상에 들어갈 예정이다. 60일 간의 약가협상 기간 내 협상이 완료되면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최종적으로 급여 적용된다.
베르쿠보는 '최근에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또는 외래 정맥용 이뇨제 투여를 경험한 좌심실 박출률이 45% 미만으로 저하된 증상성 만성 심부전' 환자에 사용하는 치료제다. 바이엘은 2021년 11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베르쿠보를 허가받고, 작년 하반기 심평원에 급여신청서를 제출했다.
베르쿠보는 세포내 고리형 일인산 구아노신(cyclic guanosine monophosphate, cGMP)의 합성을 촉진하기 위해 이에 관여하는 수용성 구아닐산 고리화효소(soluble guanylate cyclase, sGC)를 직접적으로 자극하는 기전으로 개발된 최초의 심부전 약제다.
'ARNI(안지오텐신 수용체/네프릴리신 억제제(ARB 포함) 또는 안지오텐신전환효소억제제(ACEI)', '베타차단제', '무기질코르티코이드 수용체 길항제(MRA)', 'SGLT-2 억제제' 등 기존 만성 심부전 1차 표준 치료에도 불구하고 질환이 악화된 중증 심부전 환자에서 2차 치료제로 사용돼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과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위험을 낮추는 효과를 입증했다.
현재 국내에는 1차 치료에도 불구하고 추가적인 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에게 사용할 수 있는 효과적인 2차 치료옵션이 없어 이 분야에 대한 임상적 니즈가 높다는 게 국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3제 흡입제인 아스트라제네카의 ‘브레즈트리에어로스피어’(성분명 부데소니드/글리코피로니움/포르모테롤)와 바이엘의 혈우병 A형 치료제인 ‘지비주’(성분명 다목토코그알파페골)는 제약사가 심평원이 제시하는 평가금액 이하를 수용한다는 조건 하에 급여 적정성을 인정받았다.
브레즈트리는 코르티코스테로이드인 부데소니드, 항무스카린제인 글리코피로니움, 베타-2 수용체 작용제인 포르모테롤이 복합돼 있다. 기존 치료제로 적절히 조절되지 않는 중등도~중증의 COPD 성인 환자에서 유지요법으로 사용된다.
바이엘이 혈액질환 분야 최초로 선보인 혈우병 치료제 지비는 ‘이전에 치료받은 적이 있는 혈우병 A형 성인 및 청소년(12세 이상) 환자’에서 보충요법(on-demand) 및 수술 전후 출혈 관리, 일상적 예방요법(routine prophylaxis) 등으로 사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