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세웅·김상진·임동희 삼성서울병원 안과 교수, 황성순 임상강사, 신동욱 가정의학과 교수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검진 데이터를 바탕으로 나이관련 황반변성 환자군과 대조군을 평균 8.5년간 추적 관찰해 안과 분야 권위지 ‘옵살몰로지(Ophthalmology, IF 14.277)’ 최근호에 발표했다.
연구팀이 2009년 건강검진을 받은 사람 기준으로 나이관련 황반변성을 앓고 있는 환자군과 황반변성을 진단받지 않은 환자군을 비교 분석한 결과다.
연구팀에 따르면 나이관련 황반변성을 앓고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과 비교해 우울증 발병 위험이 15%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나이관련 황반변성으로 인한 시각장애를 동반할 경우 우울증 발병 위험은 23% 증가했다.
우울증 발병에 영향을 주는 수입, 거주지역, 활동량, 비만도, 동반질환지수 등을 모두 반영한 결과여서 나이관련 황반변성의 진단이 우울증 발병의 독립적인 위험 요인임이 증명됐다. 연구팀은 나이관련 황반변성의 진단이 우울증 발병에 영향을 주는 이유로 나이관련 황반변성의 질환의 특성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했다.
연구를 공동으로 주관한 강세웅 교수는 “나이관련 황반변성은 국내 노인 실명의 가장 흔한 원인으로 알려져 있어, 환자들이 진단 받는 것만으로도 향후 실명 가능성에 대한 불안감이 클 수 있다”며 “나이관련 황반변성이 완치될 수 있는 병이 아닌 것도 환자의 우울감을 증가시키는 원인으로 생각된다”고 전했다.
김상진 교수는 “특히 습성 나이관련 황반변성으로 인해 반복적으로 안구내 주사를 맞아야 하는 환자들이 정신적 고통 및 피로감이 클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며 “나이관련 황반변성 환자 당사자나 가족뿐 아니라 치료를 맡은 의료진 역시 우울증 발생의 위험을 인지하고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건강영양조사 및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년 인구의 나이관련 황반변성 및 우울증 유병율은 모두 10% 이상으로, 고령화 사회에서 두 질환이 만들어내는 사회경제학적 비용이 매우 크다.
신동욱 교수는 “나이관련 황반변성 환자 대다수가 고령이고 이들은 우울증에 더욱 취약하다”며 “나이관련 황반변성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우울증에 대한 위험도를 평가하고 관리하는 대책도 함께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동희 교수는 “국내 진료의 특성상 안과 전문의들이 나이관련 황반변성 환자들을 관리하면서 우울증에 대하여 신경쓰기 쉽지 않은 부분이 있을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나이관련 황반변성에 의한 질병 부담을 감소시키기 위해서는 치료받는 환자의 심리적 상태도 같이 고려하는 보건정책이 필요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