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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을식 고려대의료원장 “4년간 연구개발에 1200억 투자 … 진료외 수익 재투자, 선순환 구조 만들 것”
  • 정종호 기자
  • 등록 2023-04-28 23:42:45
  • 수정 2023-05-02 20:5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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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과천 또는 남양주에 제4병원 짓고, 중입자 도입도 검토 … 수술 잘하는 병원, 중증질환 특화병원 지향

“4년간 연구 인프라 구축 및 인재영입을 위한 인센티브 투자에 약 1200억원을 집행해 국내 1, 세계 30위권의 초격차 연구중심 의료기관으로 도약하겠습니다.” 

 

지난 321, 취임한 윤을식 고려대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은 28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설립 100주년을 맞는 2028년을 대비하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윤 의료원장은 안암·구로·안산병원과 의과대학, 정릉 메디사이언크파크, 청담 고영캠퍼스와의 시너지를 바탕으로 연구중심병원을 육성해 얻은 연구 성과를 기술이전으로 수익을 창출하고 이를 다시 의료 인프라와 연구에 재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고 이날 밝혔다.

 

의료원은 최근 5년간 외부 연구개발(R&D) 수주액이 연평균 13%씩 성장하며 지난해 1500억원을 달성했다. 고려대의료원이 교내에서 개발한 원천기술을 외부로 이전해 받은 기술료도 300억원에 육박한다.

 

의료원 산하 안암병원과 구로병원은 보건복지부 연구중심병원으로 지정돼 있다. 의료원은 201812, 의대 90주년에 즈음한 비전 선포식에서 10대 미래의학 기술을 선정해 육성해오고 있다. 당시 선정한 미래의학은 암 정밀 진단·치료(Cancer Precision Medicine Diagnosis and Treatment) 클라우드형 공유 병원정보시스템(Post/Precision/Personalized Hospital Information System) 인공지능(AI) 기반 신약 설계(AI-based Drug Design) 체액 생검(Liquid Biopsy) 휴먼 마이크로바이옴(Human Microbiomes) 유전자 가위(Genome Editing) 페이션트 온 어 칩(Patient-on-a-chip) 3차원 장기 프린팅(3D Organ Printing) 착용형 소프트 로봇(Wearable Soft Robot) 메모리 에디팅(Memory Editing) 10가지다.

 

의료원은 설립 100주년인 2028년까지 경기도권에 세상에 없는 미래 병원을 슬로건으로 한 제4병원을 신축하기로 했다. 메인 병원과 요양시설 및 헬스케어서비스 업체, 연구개발 기관 등이 어우러진 타운을 조성하는 게 꿈이다. 의료원은 제4병원의 후보지로 경기도 과천 또는 남양주를 놓고 저울질 중이다.

 

윤 의료원장은 과천은 바이오클러스터를 구축하기에 유리하고, 남양주는 인구 수가 많은 게 장점이라며 해당 지자체의 도시개발 계획안 작성의 속도에 따라 우선순위가 결정될 공산이 크다고 시사했다. 그는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이 중입자 치료기를 도입한 것처럼, 4병원이 들어서면 중입자 치료기를 도입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세브란스병원은 3000억원을 투입해 중입자치료센터를 완공했고 28일 첫 환자를 시작했다.

 

윤 의료원장은 병상수로 얘기하는 4’5’병원 개념을 지양하고 질적 경쟁을 추구해야 한다면서도 중장기 마스터플랜 아래 첨단 인프라를 구축하고, 감염병 대응과 외과수술 역량, 중증질환 시스템 구축에 필요한 병상을 추가해 안암(1056구로(1091안산(836) 병원의 2983병상을 3500개까지 늘리겠다고 설명했다.

 

안암병원은 올 6, 수년간 진행된 메디컴플렉스스마트병원 공사를 완료한다. 신관 1, 신관 2관의 완공 등 병원 전체 리모델링이 목전에 있다.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딩에 기반한 초연결병원을 구축함으로써 환자는 안전하고 의료진은 근무하기 편한 미래병원을 구현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암 진료를 잘하는 병원’ ‘수술 잘하는 병원’ ‘급성기질환 치료에 집중하는 병원으로 거듭난다는 구상이다.

 

1983년 의료 불모지였던 서울 남서부와 인근 경기지역의 의료서비스 제공을 위해 설립된 구로병원은 지난해 9월 미래관을 오픈하고 중증질환 특화병원으로 시스템 재편의 시동을 걸었다. 수술실이 증설됐고 심혈관계 중환자실이 들어섰고 다학제진료가 심화됐다. 2단계 사업인 누리관 건립이 순조롭게 진행 중이며 이를 완료하면 국내 최고의 중증질환 특화병원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안산병원은 미래의학관 3개층 증축이 진행 중미며 지하주차장도 3개층을 늘리고 있다. 여기에 신관, 교육연구동, 신별관 등의 신축이 이어질 계획이다.

 

현 청담 고영캠퍼스 맞은편에는 연면적 1070평 규모의 청담 제2캠퍼스도 조성한다. 이곳에는 교육시설, CEO 건강관리 과정, 바이오 스마트업 입주 등의 공간으로 할애될 예정이다.

 

윤 의무부총장은 경영 용어인 리드 매치(Lead-Match)’ 전략을 언급했다. ‘리드는 선도하고. 매치는 경쟁 그룹과 대등하게 한다는 의미다. 연구에서 선두에서 이끌어 가고, 나머지 분야는 선두 그룹에 합류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의료원은 2018년에 선정한 10대 미래의학을 중심으로 연구개발에 집중하면서 이런 리드매치 전략을 전개할 계획이다. 특히 국내 최초로 개발한 클라우드 기반 병원정보시스템과 인공지능, 디지털헬스케어 등 첨단 IT 혁신기술을 접목한 개인맞춤형 정밀의료시스템을 구현한다. 전주기적이고 더욱 환자 중심이고 급성기치료부터 회복까지 이음새없는(seamless) 매끄러운 스마트병원 전환을 추진한다.

 

이를 위해서는 우수한 인적자원 확보가 가장 중요하다. 윤 의료원장은 인재양성추진위를 만들어 직접 관리할 예정이다. 향후 10년 동안 연평균 30~40명의 교원을 임용해 인재를 영입하고 관리할 방침이다.

 

그는 교수가 퇴직하면 그 때가 돼서야 후임자를 찾고, 조교수가 부교수로 승진하는 과정에서 처우가 좋은 다른 의대로 옮겨가고, 전공과 의료진들이 영리추구를 위해 개원가로 떠나가는 것을 개선하겠다최근 젊은 교수를 중심으로 연봉을 2000만원가량 올리는 처우 개선을 시행했다고 말했다. 이는 요즘 화두인 의사과학자 양성에 부응하고 제4병원에 투입될 의료진을 조기에 확보하겠다는 포석으로 보인다.

 

의료원은 선도 의사과학자 육성장학금을 만들어 지난해 2학기부터 의료원에 재직 중인 전공의나 임상강사가 의학과(기초연구)에 진학하면 입학금의 50%, 등록금의 80%를 지원하고 있다.

 

고려대의료원은 현재 9748명의 직원들이 종사하고 있다. 향후 5~6년간 2000명을 증원할 계호기이어서 조만간 1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수익은 14514억원, 올해 예산은 18106억원으로 내년에는 2조가 넘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4년간 의료수익 면에서 연간 10.9% 성장했다. 연구개발 예산은 20181034억원에서 1541억원으로 증액됐다. 의료원이 출자한 28개 자회사의 가치는 20182190억원에서 20223853억원으로 커졌다.

 

의료원은 양적 팽창만큼이나 고민되는 게 있다. 외부 평가에 소홀한 나머지 의대나 병원의 브랜드파워가 낮게 매겨졌다는 불만이자 우려다. 향후 5년간 인프라구축(하드웨어)3500억원을 투입해야 하고, 인재영입을 위해 노력도 해야 하고 인센티브도 더 지급해야 한다.

 

윤 의료원장은 2028년이란 숫자에 부합하는 2028억원을 병원 발전기금으로 모으겠다고 밝혔다. 외부평가에 대응하기 위해 외국 의대와 학술교류나 대외 홍보에 더 많은 비용을 투입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제4병원의 지역사회 상생에도 신경써야 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에 공공병원에 준하는 안산병원의 효율적인 대처, 국내 최초로 우크라이나에 의료진 파견, 국내 유일의 컴퓨터단층촬영장비(CT)를 장착한 순회 의료봉사 정몽구 버스’, 국내 최초의 ESG 활동 보고서 발간 등은 1920년대 소외받던 여성을 위한 의료로 시작한 고려대의료원의 적극적인 ESG경영 행보를 드러낸다.

 

윤 의료원장은 패기 넘치는 모습으로 기자간담회에 집중했으나, 과도한 책임감으로 심적 압박을 받지나 않을지 걱정되는 대목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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