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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서울대병원 국내 첫 ‘성차의학연구소’ 개소 … 맞춤ㆍ정밀의학 발전 기여
  • 정종호 기자
  • 등록 2023-04-06 09:52:49
  • 수정 2023-04-09 19:0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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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현장의 의학연구의 모든 기준은 키 170cm, 체중 65kg, 남성을 기준으로 이뤄져왔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회수한 약물 10개 중 8개가 여성에게 악영향을 미쳤다. 수면제 졸피뎀은 2013년에야 여성 처방량이 남성의 절반으로 줄었다.

 

이런 문제들은 남녀의 생물학적 차이를 간과한 기존 의학의 맹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분당서울대병원이 지난 5일 국내 최초로 성차의학연구소를 열었다초대 연구소장은 국내 성차의학 분야의 선구자로서, 지난해 6월 세계 최초로 소화기분야 성차의학 교과서(Sex/Gender-Specific Medicine in the Gastrointestinal Diseases)를 국제 출판사 스프링거(Springer)’에 발간한 바 있는 김나영 소화기내과 교수가 맡았다.

 

성차의학(sex/gender specific medicine)은 건강과 질병에 대한 남녀 간의 차이를 생물학적 성별과 사회적 성별 등 다양한 관점에서 심층적으로 연구하는 분야로, 성별과 젠더 특성에 따라 모든 사람에게 보다 적합한 치료를 제공할 수 있도록 의학을 발전시키는 데 목적이 있다.

 

현대의학에서 많은 연구가 성별의 차이를 간과한 채 이뤄지며 발전해온 가운데, 최근 미래 의료의 한 축인 맞춤의학, 정밀의학 등에서 성차에 대한 보다 깊은 연구가 필요하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세계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서구권은 이미 2010년대부터 미국의 스탠퍼드(Stanford)대학교나 메이요클리닉(Mayo-clinic), 독일 샤리테(Charite)병원 등 세계 유수 기관에서 성차의학연구소 설립에 나서는 등 이에 대한 연구가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반면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권에서는 비교적 최근에 들어서 주목받고 있으며, 국내에서 성차의학연구소가 세워진 것 역시 이번이 처음이다.

 

김나영 소장은 성차의학은 여성만을 위한 분야가 아니라 편향성을 극복해 남녀가 각자에게 가장 적합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데 궁극적인 목적이 있다각 임상 영역의 연구 전 과정에서 성차를 적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환자맞춤 정밀의료를 실현하는 데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김 소장은 학술 발전을 위한 자체적인 연구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선도 기관들과의 공동 연구, 기초과학 및 인문사회 분야와의 융합 연구를 통해 성차의 근원을 풀어나간다면 궁극적으로 의학 전반이 더욱 발전해나가는 토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개소식과 함께 열린 학술 포럼에서는 성차의학 소개와 성차의학연구소 활동 방향(김나영 소장) 성차의학의 세계적 흐름(백희영 서울대 명예교수) 동물실험에서 성적 2분법(Sexual dimorphism in animal experiments, 성제경 서울대 수의대 학장) 등의 주제발표가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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