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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D에 진심’ 한미약품, 美 AACR서 신규 항암 신약 7종 공개
  • 정종호 기자
  • 등록 2023-04-05 11:29:41
  • 수정 2024-02-05 15:3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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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4~19일 플로리다주 올랜도서 발표 … 이중항체 및 mRNA 항암백신 등

한미약품은 오는 14일부터 19일까지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열리는 미국암연구학회(AACR 2023)에서 확대된 항암 분야 혁신신약 파이프라인을 대거 공개한다고 5일 밝혔다. 특히 암을 예방하는 mRNA 항암백신 연구가 눈길을 끈다. 


이번 AACR에서 한미약품은 △랩스(LAPS) 적용 IL-2아날로그(analog) HM16390 2건 △EZH1/2 이중저해제(HM97662) △SOS1 저해제 HM99462 △YAP/TAZ-TEAD 저해제 △메신저리보핵산(mRNA) 항암백신 △북경한미약품이 주도해 개발 중인 이중항체 플랫폼(펜탐바디) 기반 PD-L1/4-1BB BsAb BH3120 등 연구결과 총 7건을 포스터로 발표할 예정이다.


먼저 차세대 인터루킨-2(IL-2) 면역항암제(HM16390)의 항종양 효능 연구결과를 오는 17일 공개한다. IL-2는 세포독성림프구를 분화 및 활성화하는 물질이다. 현재 승인된 재조합 인간 IL-2(aldesleukin)는 충분한 항종양 효능을 위해 고용량을 사용할 때 혈관누출증후군 등 심각한 부작용이 수반돼 사용에 제한이 있다. 한미약품이 개발 중인 HM16390은 IL-2 수용체들과의 결합력을 최적화해 강력한 항종양 효능은 물론 안전성까지 개선했다. 항암 주기당 1회 피하 투여가 가능한 제형으로 현재 임상 1상 진입을 위한 독성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이와 함께 한미약품은 EZH1/2 이중저해제 HM97662의 강력한 항암 효과를 확인한 연구결과를 19일 발표한다. EZH2는 히스톤 단백질의 라이신(lysine)을 후성학적으로 메틸화하는 효소(histone lysine N-methyltransferase)로서, 줄기세포의 지속과 분화를 조절하는 polycomb repressive complex 2(PRC2)의 구성 요소다. 


EZH2의 교과서적 작용은 H3K27(히스톤 단백의 일종)를 메틸레이션(3곳의 메틸화, tri-methylation)시켜 유전자 침묵을 유도한다. 이로써 세포의 증식과 암화가 촉진된다. 따라서 EZH2의 과발현이나 돌연변이를 억제함으로써 악성종양을 차단할 수 있다. EZH2는 세포증식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반면 EZH1은 비증식성 성인 장기에서 많이 분포하는 것으로 봐 세포증식을 억제하는 측면이 상대적으로 강하다.  


하지만 EZH2 유전자만을 선택적으로 억제할 경우 EZH2 유전자를 보조하는 EZH1 유전자가 역으로 활성화되어 암의 내성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EZH2와 EZH1을 동시에 억제하는 약물이 필요하다. HM97662는  EZH2의 억제는 물론 상보적으로 활성화되는 EZH1 억제 능력도 우수한 이중 저해제로 평가되고 있다.  


참고로 미국 에피자임(Epizyme)의 ‘타즈베릭’(Tazverik, 성분명: 타제메토르타트·tazemetostat)은 2020년 1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상피양 육종 치료에 대한 최초의 EZH2 억제제로 승인을 받았다. 에피자임은 2022년 6월 프랑스 입센에 2억4700만달러에 인수됐다. 


또 일본 다이이찌산쿄(Daiichi Sankyo)의 ‘에자미아’(Ezharmia, 성분명: 발레메토스타트 토실레이트·valemetostat tosilate)가 일본에서 전세계 최초 EZH1/2 이중 억제제로 2022년 9월 26일 승인됐다. 일본 후생노동성(MHLW)은 에즈미아를 재발성 또는 불응성 T세포 백혈병/림프종(Adult T-cell leukemia/lymphoma, ATL 또는  ATLL) 치료제로 승인했다.


한미약품은 현재 HM97662를 진행성 고형암 치료제로 개발 중이며, 올해는 적응증 확장 차원에서 T세포림프종 치료제로서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한미약품은 암을 유발하는 유전자 돌연변이 중 가장 치명적인 ‘KRAS 변이’를 타깃하는 HM99462의 연구결과를 17일 발표한다. 세포 성장과 분화, 증식 및 생존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단백질인 KRAS는 다양한 돌연변이를 일으키며 폐암과 대장암, 췌장암 등을 유발한다. 


HM99462는 KRAS가 활성화되지 못하도록 신호전달 연쇄 역할을 하는 SOS1과 결합해 이를 억제하는 신약후보물질이다. Pan-KRAS SOS1 inhibitor로 볼 수 있다. 한미는 이번 학회에서는 HM99462의 약물적 우수성과 KRAS 활성화와 연관된 다양한 암의 치료 가능성을 제시한다. 현재 KRAS 활성을 막는 저해제(암젠의 sotorasib, 미라티테라퓨틱스의 adagrasib)가 FDA 승인을 받았으나 다양한 내성 메커니즘이 발생하고 있고, KRAS 변이로 인해 다빈도로 발생하는 대장암이나 췌장암에는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한계가 있다.  


한미약품이 개발 중인 HM99462는 기존 약제와 병용해 KRAS 활성화와 연관된 다양한 암종에 대한 치료 효과를 증강시키면서도 내성 유발을 억제할 수 있다는 기대가 높아 새로운 혁신신약으로서의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한미약품은 히포 신호전달경로(Hippo signaling pathway) 표적 고형암에 대한 새로운 YAP/TAZ-TEAD 저해제도 공개한다. 세포에서 히포 신호전달경로는 세포의 증식과 줄기세포 기능의 항상성을 조절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히포 신호전달경로에 포함된 유전자들에 이상이 발생하면, 이 경로가 작동을 멈추면서 YAP/TAZ라는 단백질이 전사인자(DNA 특정부위에 결합해 유전자 발현을 촉진하거나 억제하는 단백질)인 TEAD와 결합해 다양한 종류의 악성 종양을 유발한다. 한미약품이 개발하는 후보물질은 강력한 TEAD 저해 효과를 나타냈고, 단독 치료제 뿐 아니라 병용 치료제로서의 가능성까지 보여주고 있다.


또 한미약품은 이번 학회에서 mRNA 기반 항암 백신의 면역 반응을 통한 치료 가능성도 발표하며 새로운 한미의 모달리티(치료 방식, 치료 접근성, 제형 등을 의미)도 선보인다. 


한미약품그룹의 중국 현지법인 북경한미약품의 R&D센터가 주도적으로 개발하고 있는 차세대 면역항암제 BH3120의 연구결과는 17일 발표된다. 


BH3120은 하나의 항체가 서로 다른 2개 표적에 동시 결합할 수 있는 이중항체 플랫폼 ‘펜탐바디’를 적용한 신약후보물질이다. 펜탐바디는 면역원성 및 안정성이 우수하며 생산 효율이 높은 게 장점이다. 북경한미약품과 한미약품은 그동안 축적된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4월 중 미국 FDA에 임상시험계획(IND)을 신청할 계획이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한미의 올해 AACR 발표는 ‘혁신’과 ‘확장’, ‘새로운 모달리티’라는 키워드로 설명할 수 있다”며 “기존 R&D 과제를 더욱 고도화하면서 새로운 혁신적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글로벌 혁신신약 개발을 통해 한미의 미래가치를 높이는 것은 물론, 질병으로 고통받는 전 세계 환자들의 더 나은 삶을 위해 기여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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