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적인 위내시경 건강검진과 내시경 술기의 발전으로 인해 우리나라에서는 위암이 조기에 진단되는 비율이 높다. 조기 위암에 있어 위절제수술 대신에 내시경을 이용한 ‘내시경 점막절제술(Endoscopic Mucosal Resection, EMR)’ 및 ‘내시경 점막하박리술(Endoscopic Submucosal Dissection, ESD)’이 최근 들어 보편적인 치료방법으로 시행되고 있다.
조기 위암에 있어 종양이 위의 점막층에만 국한되어 있고, 분화도가 좋으며, 림프절 전이가 없으면 내시경 절제술로 암 부위만 도려내는 시술로 치료할 수 있다. 그런데 조기 위암이라고 하더라도 침윤 깊이가 깊거나, 분화도가 나쁘거나, 림프절 전이가 의심되거나, 기술적으로 내시경 절제가 어려울 것으로 추정되는 경우에는 위절제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
박재용 중앙대병원 암센터 소화기내과 교수는 “조기 위암 중 적절한 적응증을 만족하는 경우 내시경 절제술은 이미 표준적인 치료법으로 정립돼있으며, 수술을 받은 환자와 대등한 5년 생존율을 보여 매우 좋은 장기 성적을 보이는 동시에, 위를 보존할 수 있기 때문에 일상생활로의 빠른 복귀나 삶의 질 측면에서 위 절제 수술에 비해 장점을 갖는다”고 말했다.
이어 박재용 교수는 “암의 위치 및 침습 깊이, 형태에 따라 치료방법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전문의와의 충분한 상담을 통해 재발률 및 부작용과 합병증, 삶의 질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최선의 치료방법을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런데, 조기 위암에 있어 내시경을 통한 절제 수술 뒤에도 남아있는 위의 다른 곳에서 시간이 지난 후에 새롭게 생겨나는 ‘이시성 위암(Metachronous Gastric Cancer, MGC)’ 발생 가능성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조기 위암에 있어 내시경 절제술 후 암이 재발하는 ‘이시성 위암’의 발생에 대한 연구들을 보면 연구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평균적으로 재발률이 약 5~15% 정도로 보고되고 있으며, 일례로 최근 국내 대학병원 연구진이 내시경점막하박리술(ESD)을 받은 조기 위암 환자의 약 9%가 ‘이시성 위암’이 재발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조기 위암의 내시경 절제 후에도 ‘이시성 위암’이 발생하는 이유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을 비롯해 흡연, 음주, 자극적 음식 등 여러 환경 및 유전인자 등이 복합적으로 관여해 위의 만성 위염이 발생하고, 점차 점막 위축과 장상피 화생 등 변성이 진행되면서 위 점막이 전체적으로 암이 발생하기 쉬운 상태로 변화하게 되기 때문이다.
박재용 교수는 “조기 위암 환자에서 내시경으로 해당 부위를 절제한 뒤에도 대부분 위점막이 여전히 남아있게 되므로 다른 곳에서의 위종양 발생 위험성이 잔존한다”며 “위종양이 새로 발생했을 때 일찍 발견하기 위해 시술 이후 정기적 내시경 추적 등 사후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