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흥재 가톨릭대 의대 의생명과학교실 교수(세포조직공학연구소장) 연구팀이 하이드로젤 기반 줄기세포 배양 플랫폼을 개발하며 무릎연골 재생의 기반을 제시했다.
연골은 한 번 손상을 입으면 자가 재생이 어렵다. 특히 무릎의 경우, 뼈끼리 지속적으로 부딪히는 부분으로 연골이 지속적으로 닳아 골관절염과 같은 질환들을 야기하기 쉽다. 현재까지는 치료시기에 따라 진통소염제 처방, 물리치료, 인공관절 대체 등의 치료법만이 무릎연골 질환의 치료법으로 제시되고 있다.
최근 줄기세포를 이용해 무릎연골을 재생하는 치료법이 등장하면서 최후의 수단인 인공관절로 대체하는 수술을 늦출 수 있게 됐지만 세포치료제로서의 한계점이 있다. 줄기세포 자체의 재생효과는 뛰어나지만, 무릎 질환 부위에 이식했을 때 다른 부위로 치료제가 퍼져나가는, 즉 생착률이 현저히 떨어지는 게 문제다.
이에 연구팀(전흥재, 양대혁 교수, 하미연 박사)은 무릎연골 재생 연구에 조직공학적 접근을 시도했다. 줄기세포가 잘 성장할 수 있도록 콜라겐 유래 펩타이드인 GROGER(Gly-Phe-Hyp-Gly-Glu-Arg 구조의 콜라겐 모사 리간드, collagen-mimetic ligand)를 주입할 수 있는 하이드로젤(methoxy polyethylene glycol-b-polycaprolactone, MPEG-PCL) 재질의 스캐폴드(생체재료로 만든 세포의 점착, 이동, 증식, 분화를 돕는 인공모사체)를 제작했다.
GROGER 처리를 하면 골생성 및 연골 생성 능력이 향상돼 세포 점착 및 연골생성 유도 능력을 갖출 수 있다.
연구팀은 또 온도 감응성 생체재료로 줄기세포를 수용액 상태에서 섞어준 뒤, 질환 부위에 주사했을 때 생체 내에서 체온에 의하여 순간적으로 젤화(gel化)돼 연골의 결손 부위에 줄기세포가 빈틈없이 정착할 수 있고, 이식되는 줄기세포의 손실을 최소화해 치료 효능을 극대화하는 방식을 디자인했다.
시험관 실험에서 하이드로젤 내 줄기세포의 부착과 증식 및 분화 관련한 유전자들의 변화가 유의미하게 증가함을 확인했다. 또 동물실험에서 녹색 형광 단백질(Green fluorescent protein, GFP)을 이용한 줄기세포 추적 결과 4주 이상 장기간의 줄기세포 생존 능력을 확인했다. 아울러 이식된 줄기세포가 손상된 부위의 연골세포로 직접 기능하여 뼈 연골 재생 능력이 향상됨을 조직학적 및 영상학적으로 입증했다.
전흥재 교수는 “줄기세포 증식을 위해 개발한 이 생체재료는 성장인자나 면역 관련 인자들을 쉽게 섞어 사용할 수 있어 재생의학 분야에서의 효용성 또한 기대된다”며 “여러 학문을 융합해 실질적으로 의료 분야에 적용될 수 있는 다양한 시각으로 접근해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연골 아닌 다른 장기의 재생에도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골 연골 재생을 위한 줄기세포가 함유된 GFOGER이 결합된 주사 가능한 하이드로젤(In-situ forming injectable GFOGER-conjugated BMSCs-laden hydrogels for osteochondral regeneration)’라는 제목으로 세계적 권위지 ‘네이처’(Nature)의 자매지인 조직공학 및 재생의학 분야 최고 수준의 저널인 ‘npj Regenerative Medicine’(IF=14.404)의 2023년 1월 6일자에 게재됐다.
이번 연구는 2014년부터 산업통상자원부의 전략 핵심소재 기술개발사업(기능성 의료용 생분해성 폴리에스터 소재 개발)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