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림대 동탄성심병원은 왼쪽 유방암 방사선치료 시 심장병 확률을 낮추는 방사선치료를 시행하고 있다.
‘2019년 국가암등록사업 연례보고서’를 보면 유방암은 여성에게서 갑상선암 다음으로 가장 많이 발병하는 암이다. 다행히 생존율이 높은 암으로, 2015년부터 2019년까지 5년 생존율은 93.6%에 달한다. 이처럼 생존율이 높고 생존기간도 길기 때문에 유방암 치료 후 환자의 삶의 질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이 중 환자들의 가장 큰 걱정거리는 심혈관질환이다.
유방암의 표준치료는 수술과 방사선치료로 수술 후 재발 방지를 위해 방사선치료가 필수적으로 이뤄진다. 방사선치료는 비침습적이고 부작용 및 합병증이 적어 장점이 많지만, 왼쪽 유방에 대한 방사선치료의 경우 심혈관질환에 대한 우려가 크다.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순환기내과 연구팀에 따르면 유방암 치료 7년 후 심혈관질환 발생률이 고위험군의 경우 17%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혈관질환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위험인자로 왼쪽 유방에 대한 방사선치료가 있다. 심장이 위치한 왼쪽 유방에 대한 방사선치료 시 인근 주요 관상동맥이 방사선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2013년 미국 의학저널(The NEW ENGLAND JOURNAL of MEDICNE)에 실린 ‘유방암 방사선치료 후 여성의 허혈성 심장질환 위험(Risk of Ischemic Heart Disease in Women after Radiotherapy for Breast Cancer)’에 따르면 유방암 방사선치료 중 심장에 전달되는 방사선량이 1Gy 증가할 때마다 관상동맥질환 발생률이 7.4% 증가했다.
이에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방사선종양학과에서는 왼쪽 유방 방사선치료 시 심장에 들어가는 방사선량을 최소화하기 위해 브레스홀딩(Breath Holding) 방사선치료를 시행하고 있다.
이 치료법은 왼쪽 유방에 방사선치료를 받는 환자에게 숨을 들이마신 채 이를 유지하면서 치료를 받게 하는 것이다. 숨을 들이마시면 폐가 부풀고 횡경막이 내려가면서 방사선 조사부위와 심장이 멀어지게 된다. 방사선치료를 받을 때 실제 방사선이 조사되는 시간은 30~40초 정도로 10초씩 끊어서 방사선을 조사하면 환자가 숨을 참으면서 치료를 받는 것이 가능하다.
정확한 방사선 조사를 위해 비전RT사의 방사선치료 보조기기인 ‘Align RT’를 활용한 표면 유도 방사선치료 기법을 사용하고 있다. 사전 방사선모의치료 시 숨을 들이마시고 참은 상태로 CT를 촬영한 뒤 방사선치료를 설계한다. 이후 치료실에서 Align RT로 환자의 체표면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파악하며 방사선치료를 하는 것이다.
사전 CT촬영 시 환자의 체표면과 비교해 자세 오차가 큰 경우 자동으로 치료가 중단되며, 환자의 자세 오차는 0.1mm 단위까지 확인이 가능하다. 이러한 표면 유도 방사선치료 기법으로 환자가 숨을 참고 유지할 때의 정확한 위치와 각도를 계산한 뒤 심장을 피해 방사선을 조사할 수 있다.
이 치료법은 숨을 참고 방사선모의치료 CT를 촬영해야 하고 치료 중에도 환자의 자세를 계속 유지시켜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소요되고 의료진의 노력도 더 많이 든다. 평균 방사선치료 시간은 5분이지만, 브레스홀딩 방사선치료는 이보다 2~3배 많은 10~15분의 시간이 소요된다.
하보람 방사선종양학과 교수는 “현대 방사선치료 기술이 발달했음에도 불구하고 심장의 해부학적인 위치 때문에 왼쪽 유방암 방사선치료 시에는 여전히 저선량의 방사선이 심장에 조사되고 있어 심혈관질환에 대한 우려가 컸다”며 “유방암 환자들의 경우 생존기간이 길고 15~20년 후에도 심혈관질환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환자들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브레스홀딩 치료법을 모든 왼쪽 유방암 환자에 대해서 시행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