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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보노디스크 100주년 … 전세계 인슐린의 50% 공급, 비만·당뇨 넘어 치매로
  • 정종호 ‧약학박사 기자
  • 등록 2023-02-20 16:26:30
  • 수정 2023-11-15 19: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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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임상개발 2018년 4건에서 2023년 19개로 5배 증가 … 아밀로이드 존재 당뇨 환자 대상 치매 임상도 시작

사노피, 릴리와 더불어 인슐린 제제 세계 3강을 구축하고 있는 덴마크 기반 다국적제약사 노보노디스크(Novo Nordisk)가 올해로 창립 100주년, 국내 출범 29주년을 맞았다. 


노보노디스크제약(한국법인)는 글로벌 창립 100주년(2월 16일)을 맞아 20일 그랜드인터컨티넨탈서울파르나스에서 '사이언스와 이노베이션’이란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갖고 100년의 역사와 당뇨병, 비만, 혈우병, 알츠하이머병을 포함한 기타 비전염성 만성질환의 미충족 수요를 해결하기 위한 미래 전략 등을 소개했다.


이 자리에서 사샤 세미엔추크(Sasha Semienchuk) 노보노디스크제약 대표는  “노보노디스크는 역사는 과학과 혁신의 역사로 지난 100년간 많은 혁신을 통해 환자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며 “전세계적으로 인슐린의 50%를 생산하고, 4000만명의 환자에게 의약품을 공급하며, 시강 총액에서도 세계 2위의 제약사”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한국에서도 전체 인슐린의 50%의 이상을 생산하고 있고 계속 늘어나는 추세”라며 “지금 한국에서 약 24만명 이상이 노보노디스크 의약품의 혜택을 받고 있는데 향후 2년간 이 숫자를 2배 이상 늘려 50만명 이상 환자들이 우리 의약품으로 삶을 개선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 “1994년 한국에 진출한 이후 내년으로 30주년을 맞고 282명의 직원이 일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특히 “임직원 중 4분의 1 이상이 임상시험이나 의학적 학술 및 연구개발 분야에 종사하고 있다”며 “노보노디스크의 한국내 임상투자는 2018년 2개 질병 분야 4건에서 2023년 7개 분야(비만, 당뇨병, 알츠하이머병, 비알코올성지방간염(NASH), 심혈관질환, 희귀혈액질환(혈우병), 성장호르몬결핍증 등) 19건으로 5배 가까이 늘었다”고 말했다. 


외부 연자로 참석한 원종철 상계백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한국 당뇨병 및 대사질환 관리의 100년간의 발전과 도전’을 주제로 구한말 및 일제 강점기 시절부터 최근의 당뇨병 치료사를 구순하게 풀어나갔다. 


그는 “1921년 인슐린을 발견한 공로로, 1923년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한 캐나다 출신 의학자 프레더릭 밴팅(Frederick Banting)은 단돈 1달러에 인슐린에 대한 특허를 모교인 토론토대학에 팔았다”며 “1922년 코펜하겐대 교수이자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인 아우구스트 크록(August Krogh)이 미국 예일대 강연을 위해 아내 마리 크록(Marie Krogh)과 함께 미국을 방문하면서 인슐린으로 당뇨병을 치료한다는 얘기를 듣고 인슐린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마리 크록은 제1형 당뇨병 환자들의 주치의이자, 자신이 제2형 당뇨병 환자로서 남편과 함께 토론토대학으로 건너가 관련 기술을 이전받아 모국으로 돌아와 창업한 게 노보노디스크의 모태가 됐다. 


원 교수는 “1923년 조선일보 기사에도 프레더릭 밴팅의 인슐린 관련 노벨상 수상소식이 실렸다”며 “당시 국내에도 당뇨병 치료를 위해 단 것을 적게 먹으라는 식의 생활요법 정보가 있었지만 당뇨병 치료제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1940년대에는 결핵 환자의 면역력 증진 차원에서 인슐린을 투여하거나, 1953년 한국전쟁 도중 덴마크가 한국에 인슐린을 지원하는 등의 기록들이 전해져 온다. 


국내서는 1962년 김응진 서울대 의대 교수가 당뇨병 치료지침을 소개하면서 당뇨병 치료의 현대화가 시작됐다. 1968년 대한당뇨병학회가 설립됐고, 1976년 김응진 교수에 의해 제대로 된 치료지침이 작성됐다. 


1970년경 전북 옥구군(당시에는 도농 균형 도시의 표본)에서 당뇨병 환자 유병률은 1% 정도였는데 2012년에는 11.8%, 2020년에는 16.7%로 날로 상승하고 있다. 


1970년대 기준 국내 당뇨병 환자의 인슐린 사용비율은 4.9%로 서양의 10~20%에 비하면 현저히 낮다. 2019년 국민건강통계를 보면, 국내서 인슐린을 사용하는 당뇨병 환자는 전체의 6% 정도로 서구의 인슐린 사용 환자가 25%를 넘는 것에 비하면 매우 적다. 현재 국내 당뇨병 환자의 적정 혈당 관리 비율(당화혈색소 6.5% 이하 유지)은 24.5%에 머물고 있는 실정이다.


원 교수는 “초기 인슐린은 속효성인데다가 돼지나 소의 췌장에서 추출했기 때문에 저혈당 쇼크가 오기 쉬웠고, 알레르기나 가려움증이 심했다”며 “중시간형 인슐린 제제인 NPH가 등장한 게 인슐린 발전사에 큰 획을 그렸다”고 말했다.


NPH(Neutral Protamine Hagedorn)를 첨가하는 것이다. NPH는 덴마크 출신의 노디스크 인슐린연구소의 설립자인 한스 크리스티앙 하게돈 박사(Hans Christian Hagedorn 1888~1971) 박사가 송어의 정소(이리) 또는 알에서 채취한 점액성 어류 단백으로 인슐린과 혼합하면 중성(pH 7)을 이룬다. NPH는 하게돈 박사가 개발한 중성의 프로타민 단백질이란 뜻이다. NPH가 속효성(regular) 인슐린에 첨가되면 인슐린의 작용시간이 12~18시간으로 연장된다. 


또다른 외부 연사인 한설희 건국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고령화사회에서 고령사회로 진입하는 데 걸리는 기간이 프랑스는 100년, 미국은 74년. 일본은 26년 걸린 데 비해 한국은 겨우 16년에 불과하다”며 “현재의 인구 상태를 유지하려면 합계출산율이 2.1명은 돼야 하는데 대한민국은 현재 0.7명에 불과해 국가를 영위하기 어려운 상태를 걱정해야 한다”고 운을 뗐다.


그는 “고령화로 알츠하이머병 환자가 꾸준히 늘어나 향후 10년 뒤에는 65세 인구의 20%, 85세 이상의 50%가 경도인지장애나 알츠하이머병에 노출될 것”이라며 “치매의 40%는 예방할 수 있으며 그 중 양대 핵심은 산화적 스트레스와 염증을 줄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산화적 스트레스는 인간이 산소호흡을 하는 이상 피할 수 없지만 특히 초미세먼지를 저감하고 노출을 최소화하는 게 요구된다. 세포 단위의 전신적인 염증 가운데 당뇨병은 대표적인 만성혈관염증이다. 


한 교수는 “미국에서는 알츠하이머 치매를 '제3형 당뇨병'이라고 한다. 1형 2형 당뇨병이 완벽하게 치료되지 않으면 틀림없이 치매가 오게 돼 있다”며 “ 당뇨와 비만을 없애면 알츠하이머 치매 발병률도 낮출 수 있고, 세마글루타이드가 뇌에서 노화와 치매의 원인인 염증을 없애는 데 탁월한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임상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노보노디스크의 이 약을 갖고 치매 초입 환자에게 사용해 알츠하이머 발병률을 얼마나 낮추고, 근원적으로 방지할 수 있을지 평가하고 있다”며 “뇌내 아밀로이드(염증유발물질)는 40대부터 축적되기 시작해 70대에 가시화되면서 알츠하이머병을 일으킨다”며 “이 임상은 아밀로이드가 있으나 치매가 아닌 비만 및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 중”이라고 소개했다.


노보노디스크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2014년 12월 23일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ucagon-like peptide-1, GLP-1) 작용제 ‘삭센다펜주’(Saxenda, 성분명: 리라글루타이드·liraglutide, 3mg 함유)를 비만 치료제로 승인받았다. 앞서 리라글루티드 6mg을 함유한 ‘빅토자펜주’(Victoza)는 2010년 2월 당뇨병 치료제로 FDA 승인을 얻었다.


삭센다 등장 이후 GLP-1 작용제는 체중조절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약물 계열로 부상했다. 이에 노보노디스크는 2021년 6월 4일 같은 계열의 후속 신약 ‘위고비프리필드펜’(Wegovy, 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semaglutide)으로 성인 비만 치료제 FDA 승인을 얻었다. 2022년 12월 13일에는 12세 이상 청소년으로 적응증 연령대가 넓어졌다. 


노보노디스크는 세마글루타이드 성분의 당뇨병 치료 피하주사제 ‘오젬픽프리필드펜’(Ozempic)과 경구용 정제 ‘리벨서스정’(Rybelsus)을 보유하고 있다. 


삭센다는 살빠지는 당뇨약으로 처음 이름을 올렸다. 국내서는 삭센다가 비만치료제로 선두를 달리고 있으며, 위고비는 미국 등 해외에서 공급이 달릴 정도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노보노디스크제약 메디컬 디렉터인 시디 모하메드 엘 아민 타하 다하우이(Sidi Mohamed El Amine Taha Dahaoui)는 “비만과 같은 대사질환과 NASH, 알츠하이머병과 같은 인지장애 질환은 모두 연결돼 있다”며 “과거의 레거시를 기초로 더 많은 환자들의 니즈를 충족시키고자 하며, 약물 전달체계에도 관심이 있다. 나아가 비만을 치료가 아닌 예방하는 쪽으로 연구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 초대손님으로 사브리나 미어슨 마이네케(Sabrina Meersohn Meinecke) 주한덴마크대사관 대사대리, 이영신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KRPIA) 부회장이 참석해 노보 노디스크 창립 100주년을 축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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