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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의 고과당 섭취, 알츠하이머병 발생 초래
  • 정종호 기자
  • 등록 2023-02-15 22:58:18
  • 수정 2023-10-02 18: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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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슐린저항성 등 대사질환 초래, 뇌내 염증, 대뇌피질 활성화 저해로 이어져

액상 음료에 단골처럼 들어가는 과당(Fructose) 수치가 높으면 고등 인지기능과 관련된 뇌 대사에 영향을 미쳐 알츠하이머병과 연관된 뇌 영역의 퇴행을 유발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콜로라도주 오로라의 재향군인병원 콜로라도주립대의 신장학 및 고혈압 담당 교수인 리처드 존슨(Richard J. Johnson) 교수는 이같은 내용의 논문을 오는 3월 발행될 미국임상영양학회지(The American Journal of Clinical Nutrition)’에 게재할 예정이다.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과 타우 단백질 축적은 알츠하이머병의 특징적인 소견이지만, 이를 표적으로 개발된 치료제들은 기대와 달리 큰 치료 효과를 내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비정상 단백질 축적 이전에 나타나는 뇌 대사의 변화가 알츠하이머병 발생의 원인일 수 있다는 가설이 제기됐다. 기존 많은 연구에서 과당 함량이 높거나 과당 생산을 유도하는 음식이 비만·당뇨병·고혈압 등 대사질환을 일으키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이런 가설과 기존 연구를 매칭한 게 이번 종설연구의 결론이다.

 

과당은 포도당과 함께 대표적인 단순당(6탄당)이다. 이당류 증 포도당+포도당을 엿당(맥아당 maltose)라고 하며, 포도당+과당이 설탕(sucrose). 과당은 설탕의 기본 구성요소로서 에너지원으로 사용될 수 있지만, 우선적으로 지방이나 글리코겐의 형태로 전환돼 체내에 저장된다.

 

과당은 뇌에도 존재하나, 과일, 일부 야채, 꿀 등에 풍부하게 존재한다. 하지만 현대인의 음식과 음료를 달달하게 만들기 위해 옥수수시럽 형태의 고함량 과당이 사용된다.

 

연구팀은 과도한 과당 섭취가 미래에 장기간 음식을 먹지 못할 상황을 대비하기 위한 과당생존경로’(Fructose survival pathway)’를 활성화해 휴식 시 에너지 소모를 줄이고 먹이탐색활동(foraging, 수렵과 채집을 위한 활동)과 같이 생존에 필수적인 활동에만 에너지를 투자하도록 유도한다고 설명했다.

 

과당은 뇌에 신호를 보내 먹이탐색활동을 제외한 것으로 정신이 분산되는 산만함을 차단해 먹이탐색 및 위험 감수와 같은 작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한다. 먹이탐색에 집중할 수 있다는 것은 생존을 위해 필수적이다. 그러나 현대인처럼 먹이탐색이 거의 필요하지 않은 세계에서는 덜 바람직하다.

 

구체적으로 과당은 근육을 포함한 조직의 인슐린 감수성을 감소시켜 에너지 소모를 줄이고, 과당 저장 과정과 관련된 화학반응에서 소모되는 ATP 양을 줄이며, 시상하부로부터 바소프레신(vasopressin) 호르몬 분비를 촉진하여 소변량을 줄이고 체수분을 보존하도록 한다.

 

이와 같은 과당생존경로가 장기적으로 활성화되면 전반적인 체내 대사에 문제가 생겨 글루코스대사(해당작용) 촉진에 의한 대사증후군, 인슐린저항성 증가, 혈압 상승, 체중 증가, 산화스트레스, 만성 염증, 뇌대사 장애까지 이어질 수 있다.

 

연구팀은 과당생존경로가 뇌내 대사 변화를 유발해 결국 뇌세포 손상과 인지 저하로 이어진다고 추정했다. 과당생존경로가 활성화되면 충동적이고 모험적인 행동을 부추기는 먹이탐색(음식보상, food reward) 활동과 관련된 뇌 영역(시각피질, visual cortex)을 활성화(혈류순환 증가)시키는 반면 논리·기억·충동조절 등 먹이탐색활동을 억누르는(자기통제를 높이는) 뇌 영역(대뇌피질, 해마, 시상)은 억제돼 인지 기능이 저하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연구팀은 현대 인류가 가공식품 및 단순당 중심의 탄수화물 섭취량이 많아 과당의 부작용에 취약하다고 우려했다. 소화된 과당 중 뇌에 도달하는 비율은 1~2%에 불과하지만 장기간 고과당 섭취로 인해 생존 스위치(survival switch)가 높게 설정되면 뇌는 끊임없이 고지방, 설탕, 짠 음식을 찾는 게 더 문제라고 주장했다. 이는 반대 급부로 뇌내 과당 수치가 증가시킬 수 있고, 뇌의 염증을 초래하며, 궁극적으로 알츠하이머병을 유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같은 식품들이 비만, 인슐린저항성, 당뇨병과 같은 대사질환을 초래해 알츠하이머병의 위험요인이 된다고 주장했다.

 

존슨 교수는 처음에는 과당에 따른 대뇌피질, 해마, 시상 등의 뇌 대사 감소가 가역적이고, 유익할 것이라고 생각되지만 재발성 과당 대사로 인한 뇌 대사의 만성적이고 지속적인 감소는 알츠하이머병의 모든 특징을 대변하는 동시에 점진적인 뇌 위축 및 신경세포 손실을 초래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한 논거로 지속적으로 과당을 먹인 실험용 쥐는 알츠하이머병과 관련된 타우 단백질 및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을 뇌에 축적하기 시작한다고 소개했다. 존슨 박사는 일부 알츠하이머병 환자가 방황하는 것도 음식탐색 반응의 흔적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기존 연구는 알츠하이머병 환자는 질환 초기에 신경세포가 소실되기 전에 뇌내 과당 수치가 높은 반면, 요산 수치는 낮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알츠하이머병 환자에서 체중 감소가 나타나고 ATP 생산 및 분해가 감소하는데, ATP가 분해돼 생성되는 요산 수치도 함께 감소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더해 알츠하이머병으로 인해 인지기능과 관련된 뇌 영역의 당 대사가 감소하면 해당 영역의 미토콘드리아 기능 이상으로 이어지고, 이로 인한 산화 스트레스 및 염증이 뇌 퇴행을 유발한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현대인은 슈퍼마켓 진열대나 드라이브 스루같은 곳을 통해 고과당, 고지방, 설탕, 짠음식을 섭취할 기회에 노출돼 있다며, 과당 대사를 조절하는 게 알츠하이머병 예방 및 관리에 중요하다고 결론지었다. 단순당인 과당은 생존에 중요하지만 정크푸드로 가득한 현대사회에서도 꺼지지 않는 음식탐색 반응으로 이어지는 신경활동을 촉발함으로써 알츠하이머병 발생에 기여한다는 것이다.

 

물론 이번 연구는 단지 기존 연구와 이론에 기댄 것이어서 실제 임상 환경에서 고과당과 알츠하이머병이 어떤 연관 관계를 맺는지에 대해서는 더 많은 실험 결과가 필요하다. 다만 과당 섭취를 줄이는 게 알츠하이머병을 예방, 관리, 치료하는 데 나쁠 게 없다는 것은 신뢰할 만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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