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킨슨병 환자가 신체운동을 하면 뚜렷한 항우울 효과를 본다는 내용의 연구결과가 나왔다. 김률 인하대병원 신경과 교수, 강년주 인천대 체육학부 교수 공동연구팀은 최근 미국신경학회지(Neurology, if=8.770) 1월호에 운동이 파킨슨병 환자의 우울증상에 미치는 효과에 대한 메타분석 연구결과를 게재했다. 논문의 제목은 ‘Effects of Exercise on Depressive Symptoms in Patients With Parkinson Disease: A Meta-analysis’이다.
파킨슨병 환자에게 우울증상은 매우 흔하게 나타나며, 이는 삶의 질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우울증상에 효과가 뚜렷한 비약물치료요법은 밝혀져 있지 않다.
운동은 항우울 효과를 볼 수 있는 대표적인 비약물치료요법 중 하나이기 때문에 운동이 파킨슨병 환자의 우울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는지에 대해 수많은 연구가 이루어졌으나, 대부분 뚜렷한 효과를 입증하지 못했다. 운동의 종류나 강도에 따라 항우울 효과가 어떻게 달라지는지에 대해서는 알려져 있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연구팀은 파킨슨병 환자에서 운동의 항우울 효과를 뒷받침하는 명확한 근거를 제시하고, 이 효과가 운동 유형 및 강도에 따라 다른지를 보기 위해 총 1302명의 파킨슨병 환자를 포함한 19건의 무작위 배정 임상시험 결과를 기반으로 메타 분석을 진행했다.
연구팀 분석결과, 신체운동은 파킨슨병 환자의 우울 증상 감소에 유의한 효과(SMD=0.829)를 보였다. 운동 유형에 따라 비교했을 때는 유산소운동을 포함하는 복합 운동은 유의하게 우울증상을 호전시켰지만, 유산소운동만 단독으로 할 경우 유의한 효과를 보여주지 못했다. 강도에 따라 나누어 봤을 때는 중강도운동과 고강도운동 모두 유의하게 우울증상을 감소시켰지만, 강도에 따른 차이는 뚜렷하지 않았다.
이러한 결과에 대해 연구팀은 신체운동이 파킨슨병 환자에서 상당한 항우울 효과가 있음을 명확하게 제시해주며, 항우울 효과 정도는 운동의 강도보다 운동의 유형과 더 밀접한 연관이 있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강년주 교수는 “메타분석에서는 연구마다 운동방식이 다양했기 때문에 교란변수의 영향을 완전히 통제할 수 없었다는 제한점이 있었다 ”며 “운동이 파킨슨병 환자의 우울증상을 포함한 다양한 비운동증상에 미치는 효과가 운동 강도에 따라 어떻게 변하는지 보기 위한 본 임상시험을 앞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률 교수는 “파킨슨병의 진행을 늦출 수 있는 뚜렷한 약물치료제가 없는 상황에서 아직까지는 운동이 유일하게 병의 진행을 늦출 수 있는 비약물 치료제”라며 “운동이 파킨슨병 환자의 우울증상에도 효과가 있다는 결과를 보여준 이번 연구를 통해 운동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하게 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