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미국 항암제 전문기업 아베오파마슈티컬스(AVEO Pharmaceuticals, 나스닥 AVEO)의 인수 작업을 매듭지었다. 지난해 10월 인수 계획 발표 이후 3개월 만이다.
이로써 LG화학은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성인 재발성 또는 불응성 진행성 신세포암종(renal cell carcinoma, RCC)의 3차 치료제인 ‘포티브다’(FOTIVDA 성분명 티보자닙 tivozanib)를 바탕으로 미국 항암제 사업 진출을 본격화한다. 항암제 중심의 ‘글로벌 30’ 제약사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이다.
LG화학은 지난 5일(현지시각) 아베오의 주주총회에서 LG화학으로의 지분 매각 안건이 승인되면서 오는 20일 인수합병이 최종 완료될 예정이라고 19일 발표했다. 앞서 LG화학은 지난 18일, 아베오 인수를 위해 미국 보스톤 소재 생명과학 자회사인 ‘LG화학 글로벌 이노베이션센터’에 약 7072억원(5억7100만달러)를 출자했다.
인수가 완료되면 아베오는 LG화학의 종속회사로 편입된다. 자체적인 미국 항암사업 역량을 바탕으로 기존처럼 독립적인 경영 체제로 운영될 예정이다. LG는 작년 10월에 아베오파마슈티컬스의 지분 100%를 5억6600만달러(약 8000억원)에 인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FDA 승인 신약을 보유한 항암제 회사를 인수하는 것은 국내 최초였다.
2002년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인근 캠브리지에 설립된 아베오는 2021년 3월 ‘포티브다’의 FDA 허가를 획득했다. 신약 출시 2년째인 지난해 1300억원 매출을 기록했고, 올해 매출은 전년 대비 60% 이상 성장한 2100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LG화학은 기대하고 있다. 현재 포티브다의 사용 범위 확대를 위한 추가 임상을 진행 중이다. 파이프라인 중 하나인 피클라투주맙(Ficlatuzumab, AV-299)는 EGFR 표적치료제인 ‘얼비툭스’(ERBITUX® 성분명 세툭시맙, cetuximab)와의 병용요법으로 두경부암(HNSCC)에서 2상 임상을 진행 중이다.
아베오 인수를 통해 LG화학은 세계에서 가장 큰 항암 시장인 미국에서의 사업 경쟁력을 높여 항암 분야 글로벌 제약사로 육성할 계획이다. 중장기적으로 생명과학사업본부가 개발하는 항암신약 파이프라인을 아베오로 이관해 항암신약 미국 현지 상업화를 가속화한다.
현재 LG화학은 세포치료제, 면역관문억제제 등을 전임상 단계에서 자체 개발 중이다. 생명과학사업본부가 △항암 물질 발굴 △전임상 및 초기 임상 △상업화 공정개발 등을 담당한다. 미국 시장에 대한 노하우를 갖춘 아베오는 항암 포트폴리오의 후기 임상개발·상업화를 담당하는 구조로 항암사업을 운영할 계획이다.
LG화학은 올해부터 2027년까지 바이오사업 R&D에 총 2조원가량을 투자할 계획이다. 2030년까지 항암, 대사질환 분야에서 4개 이상의 신약을 미국 등 글로벌 시장에 출시할 계획이다.
당뇨병, 백신, 성장호르몬, 항암제 등 기존 사업에서의 매출 확대를 통해 2027년 2조원 매출을 달성하고, 현재 개발 중인 신약의 판매가 본격화되는 2030년 이후에는 매년 수천억원의 매출 성장을 창출해 나갈 계획이다.
LG화학 신학철 부회장은 “아베오를 항암사업 개척 및 성장을 이끌 미래 바이오 거점으로 집중 육성하고, 통합 시너지를 극대화해 ‘항암 중심의 글로벌 Top 30 제약사’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아베오 CEO 마이클 베일리(Michael P. Bailey)는 “양사 역량 결합을 통해 파이프라인 기반을 강화하고 지속적으로 신약을 출시하는 회사로 한 차원 더 높게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