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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아산병원, 국내 최초로 신장이식 7000건 달성
  • 정종호 기자
  • 등록 2023-01-10 15:20:14
  • 수정 2023-01-11 17: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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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체이식 5460건·뇌사자 1,540건 … 혈액형 부적합 등 고위험군 포함 이식신 생존율 98.5%로 미국과 대등

서울아산병원 장기이식센터는 신장이식팀이 국내서 가장 많은 신장이식 7000건을 달성했다고 10일 밝혔다. 신장이식은 신장 기능이 망가져 평생 투석을 받아야 하는 말기 신부전 환자들의 유일한 치료법이다.  


이 병원 장기이식센터 신장이식팀(신·췌장이식외과 김영훈, 신성, 권현욱, 고영민 교수)이 만성신장병 5기로 투병 중인 김모 씨(45세, 여성)가 지난달 14일 남편의 신장을 이식받아 7000번째 이식 환자가 됐다고 이날 알렸다. 김 씨는 회복세를 보이며 무사히 퇴원해 가족과 함께 새해 아침을 맞았다. 


서울아산병원은 1990년 뇌사자 신장이식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생체 신장이식 5460건, 뇌사자 신장이식 1540건을 했다. 2019년부터는 연간 신장이식 건수가 400건을 넘는 등 국내 신장이식 5건 중 1건을 맡고 있다.


특히 거부반응 발생 가능성이 높은 고위험군 환자들에게도 안전한 신장이식을 해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2009년 혈액형 부적합 신장이식에 처음 성공한 후 국내 최다인 986건을 진행했고, 교차반응 양성인 신장이식은 2009년 이후로 353건을 실시했다. 이전에는 혈액형이 다르거나, 조직적합성을 파악하려 시행한 교차반응 검사에서 양성으로 나오면 이식된 장기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거부반응이 발생할 수 있어 이식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 같은 고위험군 환자들을 포함했음에도 서울아산병원에서 이식된 신장(이식신)의 생존율은 1년 98.5%, 5년 90%, 10년 77.1%로 집계됐다. 미국 장기이식관리센터(UNOS)의 이식신 생존율 1년 99.9%, 5년 85.4%와 대등하다. 이식신 생존율은 이식 후 신장이 정상적으로 기능해 투석이나 재이식이 필요하지 않은 환자의 비율을 말한다.


혈액형 부적합 이식신의 1년, 5년 생존율은 각각 97.4%, 92.3%로 혈액형 적합 이식신 생존율과 큰 차이가 없었다. 교차반응 양성인 신장이식 역시 기증자의 신장에서 문제가 되는 항체를 효과적으로 제거(탈감작)한 후 안전하게 진행하기 때문에 1년, 5년 이식신 생존율이 97.1%, 93.7%로 적합 신장이식과 비등했다. 탈감작이란 이식 수술 전 기증자에게 문제가 되는 항체를 혈장교환술과 면역억제제 주입 등을 통해 적절히 제거해 교차반응 양성을 음성으로 만드는 치료 과정이다. 


신장이식을 받은 7000명 가운데 수술 후 합병증으로 신장 기능이 소실된 비율은 1% 미만이었다. 


또 신장이식팀은 최근 국내 최초 로봇 신장이식 100건을 달성하기도 했다. 로봇 신장이식을 시행한 지 2년 3개월 만이다. 신장이식은 미세문합 기술이 필요한 고난도 수술로, 로봇을 이용하면 최대 10배의 시야를 확보할 수 있고 로봇 기구의 자유로운 관절 운동을 통해 정밀한 수술이 가능하다.


개복 신장이식에서는 약 20cm의 절개창이 필요한데 로봇 신장이식에서는 신장이 들어갈 수 있는 6cm 가량의 절개창과 배꼽 주변 1cm 안팎의 구멍 3개만 있으면 된다. 절개창이 작아 수술 부위 감염이나 탈장 위험이 적고 회복도 빠른 편이다.


신장이식팀은 로봇 신장이식 100건과 같은 기간 시행한 개복 신장이식 690건을 비교분석한 결과 신장 기능과 거부반응 발생 측면에서 두 수술이 비슷한 임상결과를 보여 로봇수술이 개복수술 못잖게 우수함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김영훈 신·췌장이식외과 교수는 “국내에서 가장 많은 신장이식을 시행하고 높은 수술 성공률을 이룰 수 있던 배경에는 서울아산병원만의 체계적인 다학제 시스템이 작동하고 있다”며 “수술 전후로 예상되는 거부반응을 줄이기 위해 신·췌장이식외과, 신장내과, 감염내과, 진단검사의학과, 수술실, 중환자실, 병동, 장기이식센터 등 모든 의료진이 협진해서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최근 당뇨병이나 고혈압 등이 원인이 돼 신장이식을 받는 환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며 “이미 말기 신부전으로 진행돼 투석이 필요한 상황이라면 가능한 빨리 신장이식을 받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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