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체 건강의 비밀을 갖고 있다고 알려지면서 중요성이 부각된 미토콘드리아. 생명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를 생산하는 세포내 핵심 소기관으로 ‘에너지 발전소’로 알려져 있지만 최근엔 세포의 신진대사, 증식 및 세포사멸 등을 조절하는 포괄적인 역할로 주목받고 있다. 각종 퇴행성질환이나 만성 대사성질환이 미토콘드리아의 노화와 기능부전과 밀접한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규명되고 있다.
가톨릭대 의대 의생명과학교실 조미라 교수팀은 서강대 강태욱 화공생명공학과 교수팀과 공동 연구로 미토콘드리아 손상으로 발생하는 질환을 금 메타나노입자로 치료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나노레터’(Nano Letters, IF:12.262)에 최근 게재했다고 3일 밝혔다.
연구팀은 미토콘드리아의 표면전하 및 막구조 특성에 착안해 물리적 특성이 제어된 금 메타나노입자(gold nanoparticle, GNP)와 복합체를 창출, 이것이 세포 수준에서 손상된 미토콘드리아의 기능 회복 효과를 발휘함을 입증했다.
미토콘드리아는 일련의 단백질 복합체 I-IV 산화환원 반응에서 NADH를 이용해 산소를 생성한다. 이 과정에서 전자를 전달하는 미토콘드리아 내막의 전자전달계(electron transport chain, ETC)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전자전달계의 단백질 복합체는 종종 미토콘드리아 DNA 돌연변이 또는 활성산소(reactive oxygen species, ROS)로 인해 기능 장애가 발생하게 된다.
그 결과 기능 장애가 있는 전자전달계 복합체를 통한 전자 흐름이 강하게 억제돼 양성자 구배, 산소 소비, ATP 생산과 같은 전자전달계의 활성이 감소하게 된다. 이런 미토콘드리아의 기능 장애는 염증, 신경변성, 심혈관질환을 포함한 다양한 미토콘드리아질환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정상적인 전자전달계라 하더라도 이동되는 전자의 약 2%가 주변 분자 산소와 반응해 전자전달계의 단백질 복합체에 산화적 손상을 일으키는 활성산소를 생성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손상된 전자전달계의 기능을 회복시기키 위해 이데베논(idebenone), 메틸렌블루(methylene blue)와 같은 물질들이 사용되고 있지만 세포 독성이 발생하는 등 기능이 제한되어 있다.
이번 연구에 따르면 금 메타나노입자가 미토콘드리아 내부 막에 선택적으로 결합해 전자전달계를 대체한다. 미토콘드리아 전자전달계를 활성화시켜 효율적인 전자 전달 매개체로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광학현미경을 통해 금 메타나노입자가 미토콘드리아에 결합하여 복합체가 형성되는 것을 실시간으로 확인하였고, 전자전달계 가까이 위치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는 동물실험에서도 확인됐다. 건강한 마우스 비장세포에서 미토콘드리아-금 나노입자 복합체를 이식하자 미토콘드리아만 이식한 경우에 비해 미토콘드리아의 막전위가 증가했다. 산소 소비(oxygen consumption rate, OCR)도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미토콘드리아의 중요 기능 중 하나인 ATP 생산이 증가했다.
손상된 마우스 비장세포에 미토콘드리아-금 나노입자 복합체를 이식하면 미토콘드리아 단독 이식과 비교해 손상된 미토콘드리아의 기능(막 전위)이 회복되는 게 확인됐다.
연구팀은 “미토콘드리아-금 메타나노입자 복합체의 이식이 미토콘드리아 단독 이식에 비해 건강한 세포의 미토콘드리아 기능을 강화시켜 주는 것은 물론, 손상된 세포에서 기능이 저하된 미토콘드리아의 기능을 회복시켜줄 수 있음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