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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은 탈모의 계절?… 염색·파마 자주하면 탈모 생기나요?
  • 김광학 기자
  • 등록 2022-11-14 08:27:04
  • 수정 2022-11-14 08:2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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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치료 10명 중 6명은 20~40대… 日 100개 이상이면 탈모증 의심…염색·파마 탈모와 직접 관련 없고 음주·흡연 두피염증 악화시켜

건조한 가을철, 나뭇잎처럼 우수수 떨어지는 머리카락 때문에 스트레스 받는 이들이 많다. 가을에는 공기가 건조해지면서 두피의 유분과 수분 균형이 깨지고 두피에 각질이 많이 생겨 모공이 막힌다. 또 남성호르몬인 테스토르테론 분비량이 많아지면서 탈모가 가속화된다. 


하지만 탈모가 가을에만 유독 심해지는 것은 아니다. 여름철 고온다습한 날씨도 탈모를 부를 수 있다. 이외에 머리카락이 가늘어지고, 눈에 띄게 많이 빠지고, 가르마 부분이 점점 넓어질 때 탈모를 의심할 수 있다.


탈모 환자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지난해(2021년) 병적 탈모증으로 진료받은 인원은 24만3609명으로 집계됐다. 4년 전인 2017년 21만4228명보다 13.7%(2만9381명) 증가했다. 연령별로는 30대, 40대, 20대 순으로 진료를 많이 받았다. 30대 5만2722명(21.6%), 40대 5만2580명(21.6%), 20대 4만7549명(19.5%)으로 20~40대가 전체의 62.7%를 차지했다.


김혜성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피부과 교수는 “예전엔 탈모가 중장년층 남성들의 노화에 의한 일부 현상으로 여겨졌지만, 최근 젊은 20~30대 연령층이나 여성으로 확대되면서 나이와 성별에 상관없이 발생하고 있다”며 “안드로젠 탈모증은 40~50대에서 시작하는 경우가 많지만, 원형탈모나 출산 등과 관련된 휴지기 탈모는 어린이나 여성에게도 많다. 또 20~30대뿐 아니라 초중고 학생들도 원형탈모나 강박적 또는 습관적으로 머리카락을 뽑는 발모벽 때문에 병원을 찾는 사례도 늘고 있다. 최근에는 코로나19로 탈모가 악화되었다고 호소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탈모란 비정상적으로 털이 많이 빠지거나 머리카락 굵기가 얇아져 정상적으로 모발이 있어야 할 부위에 털이 없는 것처럼 보이는 상태를 말한다. 김혜성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피부과 교수는 “이러한 변화가 정상적인 노화 과정이라 하더라도 스트레스가 많고 머리 빠짐이 급격하다고 느낀다면 병원을 찾아 피부과 전문의의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모발은 생장기, 퇴행기, 휴지기를 반복하며 생성과 탈락을 이어간다. 우리 머리카락은 10만 개 정도다. 하루 50~60개 정도는 빠질 수 있지만 100개 이상 빠지면 탈모증을 의심해야 한다.


가장 흔한 탈모로는 원형탈모, 안드로젠 탈모증, 휴지기 탈모가 있다. 원형탈모는 동전 모양으로 털 빠짐이 두피나 몸에 생기는 것으로, 부분적으로도 생기지만 여러 군데 원형탈모가 합쳐져 머리 전체가 빠지는 형태나 전신의 모든 털이 빠지는 형태로 진행될 수 있다. 안드로젠 탈모증은 남성은 앞이마 선이 넓어지는 M자형, 여성은 앞이마 선은 보존되지만 정수리 부분이 휑해지는 특징이 있다. 휴지기 탈모 역시 흔한 형태로 큰 수술이나 출산 같은 육체적 스트레스 후 생기거나 다른 내분비 질환이나 영양결핍 후 발생한다.


탈모의 원인은 다양하다. 원형탈모는 원인이 명확하지 않지만, 최근에는 자가면역질환으로 보는 경우가 많다. 안드로젠 탈모증은 유전적 요인 가족력이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가족력이 없더라도 남성형 또는 여성형 탈모가 있는 만큼 의심되면 피부과 전문의의 진료를 받도록 한다.


이외에 노화로 인해 모발이 점점 가늘어지고 빠지기도 하고, 최근엔 미세먼지와 같은 환경오염도 거론된다. 김혜성 교수는 “염색과 파마는 탈모에 직접 관련은 없지만 과도한 경우 두피 염증이나 모발 손상을 일으켜 모발 빠짐이 급격하게 진행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며 “음주나 흡연도 두피 염증을 악화시키기 때문에 탈모가 있다면 최대한 피하는 게 좋다”고 했다.


탈모 치료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치료를 위해선 정확한 진단이 필수다. 검사를 통해 병적 탈모 여부, 탈모의 형태 등을 파악해야 한다. 또 일상생활 속에서 우리 몸이 보내는 신호를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미용실에서 머리카락 자르고 모발이 약하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 △모발에 힘이 없어 정수리가 납작해진 느낌이 들 때 △가르마가 눈에 확 띌 때 △두피가 자주 가렵거나 너무 기름진 느낌이 많이 들 때 △머리를 감고 났더니 수챗구멍에 머리가 너무 많이 보일 때는 탈모를 의심하고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


원형탈모는 자가면역질환을 동반할 수 있기 때문에 피검사를 통해 빈혈 여부, 갑상샘 수치, 자가면역 항체 검사 등을 실시한다. 탈모 형태에 따라 모낭 확대경이나 피부조직검사를 통해 진단하는 경우도 있다. 침범 면적에 따라 바르는 약만 처방하거나 바르는 약과 함께 주사 치료를 병행하기도 한다. 최근 JAK 억제제 신약이 나와 미국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다. 원형탈모로 머리카락이 전부 빠진 환자들에서 6개월간 약물 복용 후 모두 회복된 것으로 보고됐다.


안드로젠 탈모증은 남성호르몬의 한 형태인 디히드로테스토스테론(DiHydroTestosterone·DHT) 때문에 발생한다. 이 호르몬은 모발을 작게 축소시키고 머리를 가늘게 만든다. 이를 억제하기 위해 ‘피나스테리드’, ‘두타스테리드’ 같은 5알파 환원효소 억제제(약물치료)와 ‘미녹시딜’(바르는 약)을 사용한다. 최근 일부에서 경구 미녹시딜을 함께 처방하기도 하는데, 이는 효과는 있을 수 있지만 FDA에서 공인된 처방은 아니다. 몸 전체적으로 털이 풍성해지는 다모증이나 부종, 심혈관계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는 만큼 사용에 주의가 필요하다. 김혜성 교수는 “안드로젠 탈모증 치료는 결국 머리가 본격적으로 빠지기 전에 그걸 최대한 늦추는 치료기 때문에 일찍 시작하는 것이 특히 중요하다”며 “이미 탈모가 많이 진행된 경우 모발 이식이나 보조 가발 등의 제품을 사용하는 것도 좋다”고 말했다. 휴지기 탈모는 경우에 따라 경과만 관찰하기도 하고, 필요하면 보조적으로 바르는 약을 사용한다.


탈모의 특별한 예방법은 없다. 오히려 일상에서 좋은 생활습관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흡연은 탈모를 악화시킨다. 스트레스 역시 탈모는 물론 지루성피부염 등 두피 건강에 좋지 않다. 불규칙한 생활습관이나 수면 주기는 모낭의 성장에 영향을 줘 탈모를 일으킬 수 있다. 또 기름진 음식, 인스턴트식품 등 서양식 식습관도 탈모에 좋지 않은 영향을 주는 만큼 줄이는 것이 좋다. 안드로젠 탈모증 가족력이 있다면 탈모 초기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가장 좋다.


김혜성 교수는 “탈모 치료를 시작할 때 제일 많이 고민하는 부분이 탈모약의 부작용이다. 탈모약은 드물게 나타나는 부작용으로 성욕 감퇴, 발기력 감소 등 남성 기능 저하를 유발할 수 있지만, 1% 이하의 확률로 굉장히 낮다”며 “만약 증상이 있더라도 초기 3개월 정도 지나면 서서히 없어지는 경우가 많다. 또 증상이 지속될 경우 약을 끊으면 바로 남성 기능이 회복되기 때문에 복용을 꺼릴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자가면역질환인 원형탈모와 지루성피부염으로 인한 탈모 등 병적 탈모 치료에는 건강보험이 적용되고 있지만, 흔히 알려진 유전성 또는 노화로 인한 탈모 치료에는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김혜성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피부과 교수. (인천성모병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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