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의 암 환자에서 T세포 면역력 감소로 인해 면역항암제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는 염려와 달리 충분한 항종양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김한상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교수와 이명지 연세대 의과대학 의생명시스템정보학교실 교수 연구팀은 65세 이상 고령 암 환자를 대상으로 면역항암제의 항종양 효과를 분석한 결과 65세 미만 그룹에서의 치료 효과와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유럽종양내과학회(ESMO Open, IF 6.883) 최신호에 게재됐다.
암 진단 기술의 발달로 최근 고령 환자에서 암 진단이 늘고 있다. 더불어 다양한 치료법이 개발되면서 적극적인 항종양 치료를 통해 환자들의 생존 기간 또한 향상됐다. 그중 눈에 띄는 효과를 보이는 면역치료 3세대 항암제 ‘면역항암제’는 여러 암종에서 그 효과가 확인되고 있다.
하지만 고령 암환자들 중에는 나이가 들면서 면역체계의 효율성이 떨어져 면역항암제에 대한 T세포 항종양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는 이른바 ‘면역 노화’를 우려하는 경우가 많다. 이들은 면역항암제 치료를 망설이거나 미뤄 조기에 치료를 통해 생존 기간을 향상할 수 있음에도 치료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연구팀은 폐암, 위암, 두경부암 등 30개 주요 암종의 면역항암제 임상 3상 연구 결과를 수집해 면역항암제의 항종양 효과를 분석했다. 효능 분석은 65세를 기준으로 65세 미만 10,119명과 65세 이상 환자 7,357명, 총 17,476명을 두 그룹으로 나눠 진행했다.
분석 결과 면역항암제 요법으로 치료를 받은 두 그룹의 항종양 효과가 연령에 관계없이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65세 이상 환자 그룹과 65세 미만 그룹 모두에서 면역항암제 치료를 받았을 때 세포독성 항암제와 같은 기존 항암치료 대비 환자들의 전체 생존 기간이 약 23%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김한상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면역항암제가 고령의 암 환자에서도 충분한 항종양 효과를 보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나이가 많다고 치료를 미루거나 포기하기보다는 환자의 종합적인 건강상태를 파악해 적극적인 항종양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