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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의료원, 내년 3월 중입자 치료 시작 … 정밀의료 실현의 초석
  • 정종호 ‧약학박사 기자
  • 등록 2022-09-20 09:10:08
  • 수정 2022-09-21 18: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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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세계 16번째, 세계 유일 회전 갠트리 2대 보유 … 로봇수술, 빅데이터, CAR-T 치료로 미래의학 선도

윤동섭 의료원장 취임 2주년 맞아 의대 신축, 인재경영, 바이오기술지주회사 육성 등 비전 제시 

 

연세의료원이 내년 3월부터 꿈의 암 치료로 불리는 중입자(重粒子) 치료를 시작한다. 윤동섭 연세의료원장은 19일 연세대 백양누리 최영홀에서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중입자치료, 정밀의료, 인재경영 등 미래 경영 구상을 밝혔다.

 

중입자 치료는 탄소 원자를 싱크로트론을 통해 광속의 70% 수준까지 가속화시켜 얻은 빔을 암세포에 쬐어 암을 치료한다. 중입자의 암세포 살상 효과는 X-선 및 양성자보다 2~3배 정도 우수하다. 중입자가 양성자보다 질량비가 12배 높기 때문에 질량이 무거운 만큼 암세포가 받는 충격 강도가 크기 때문이다.

 

중입자의 또다른 강점은 목표 지점인 암 부위에서 최대의 에너지를 방출하고 이후엔 에너지가 급감해 암 이외의 부위에는 타격을 입히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러한 중입자 특성을 이를 발견해 1915년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한 윌리엄 헬리 브래그, 윌리엄 로런 브래그 부자의 이름을 따 브래그 피크(Bragg peak)라고 부른다


반면 X-선은 피부에서부터 몸 속 암세포에 도착하기까지 모든 생체 조직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암세포에 강한 충격을 주고 싶어도 정상세포의 손상을 고려해 에너지를 조정해야 한다. 중입자는 신체 표면에서는 방사선량이 적고 목표한 암 조직에서 에너지 대부분을 발산한다. 모든 방사선 치료의 원리는 암세포의 DNA를 전리적으로 파괴하는 것이다.

 

연세의료원이 국내 처음 도입한 중입자치료기는 고정형 1대와 회전형 갠트리(gantry) 2대로, 현재 고정형 장비의 공사가 마무리돼 정밀조절 중이다. 갠트리 1대는 설치공사만 끝났고, 더 큰 갠트리 1대는 이제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본격적인 환자 치료는 시험 가동을 거쳐 내년 3월부터 이뤄질 예정이다. 고정형 치료기는 좌우 양측에서 빔이 나오게 된다. 침상을 좌우, 상하, 전후로 3차원으로 움직여 환부를 타깃한다. 의료원은 초기에는 일본과 마찬가지로 전립선암을 위주로 시작해 전체 고형암으로 적용 대상을 넓힐 계획이다.

 

회전형 갠트리는 환자는 그대로 침상에 누워 있지만 갠트리가 360도 회전하며 중입자를 쬐기 때문에 어느 방향에서든 환자의 암세포를 목표로 조사할 수 있다

 

전세계적으로 2개의 회전 갠트리를 갖춘 곳은 연세의료원이 유일하다. 중입자치료는 일본, 독일, 이탈리아, 대만, 오스트리아, 중국 등 6개 국가에 설치돼 있고 연세의료원이 설치를 완료하게 되면 한국은 세계 7번째로, 통산 16번째로 중입자치료기를 갖추게 된다.

 

암 환자에 대한 치료 횟수는 평균 12회로 X-, 양성자 치료의 절반 수준이다. 환자 한 명당 치료 시간은 2분 정도로 짧고, 치료 후 바로 귀가할 수 있다.

 

다만 치료 준비과정에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치료기 3대로 하루에 환자 약 50여 명을 치료할 수 있을 것으로 연세의료원은 전망했다.

 

윤동섭 의료원장은 중입자치료는 5년 생존율이 30% 이하여서 3대 난치암으로 꼽히는 췌장암, 폐암, 간암에서 생존율을 2배 이상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윤 의료원장은 중입자치료가 가능한 암은 혈액암을 제외한 모든 고형암이지만, 특히 산소가 부족한 환경의 암세포에 강력한 효과를 보인다·연부조직 육종, 척삭종, 악성 흑색종 등의 희귀암의 치료에 유용하다고 말했다.

 

윤동섭 연세의료원장이 19일 연세대 백양누리 최영홀에서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중입자치료, 정밀의료, 인재경영 등 미래 경영 구상을 밝히고 있다. /연세의료원 제공

윤동섭 연세의료원장은 이밖에도 빅데이터, 유전체정보 등에 기반한 정밀의료 실현 키메라항원수용체 T세포(CAR-T세포)를 이용한 첨단 세포치료제 도입 의과대학 신축 외부 인사 영입 등 인재경영 의과학 전문 바이오기술지주회사 육성 등 인재경영을 핵심 경영목표로 제시했다.

 

윤동섭 의료원장은 연세의료원은 2005년 국내 최초로 로봇수술을 도입했고, 20213월 단일공(SP) 로봇수술 에피센터(Epi Center: 표준센터)로 지정됐고 같은 해 6월에는 로봇수술 3만례를 돌파했다누적된 수술실적에 기반해 두산로보틱스와 아이디어페어’(Idea Fair)를 개최하면서 국산화에 도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연세의료원은 현재 세브란스병원부터, 강남, 용인, 개원 예정인 송도세브란스병원까지 연결하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올해 초에는 디지털헬스실을 신설하며 그 기반을 마련했다. 디지털헬스실은 환자 데이터를 수집하고 연구자가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 중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 AI 의료영상 기업 등과 협업하며 의료 빅데이터 분야를 이끌고 있다.

 

또 의대 신축과 관련, “현 알렌관과 행정동 부지에 의대를 신축할 것이라며 지난 4월 부지를 확정해 최근 1차 기획회의에 들어갔고, 200년이 지나도 끄떡없고 리모델링이 용이한 형태로 짓겠다고 설명했다. 의료원은 의대 신축 기부금으로 150억원을 모금한 상태다. 연세대 의대는 건물이 낡고 각 학과가 여기저기 분산돼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문제가 제기돼왔다.

 

인재경영을 위해서는 인력이 실제로 근무할 부서가 직접 채용에 관여하는 채용면접권시행과 외부 인력에 대한 평가 및 승진을 체계적으로 평가하는 시스템 구축을 통해 완성도를 높여나갈 방침이다. 아울러 주4일제 근무의 타당성을 검토하기 위해 세브란스병원 3개 병동, 강남세브란스병원 2개 병동에서 시범 실시를 고려 중이다. 업무 능률, 수익 대비 노동량, 필요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확대 실시할 수 있다는 구상이다.

 

바이오기술지주회사는 지난해 9월 교육부 인가를 받아 10월에 설립됐다. 올 상반기 5개사를 영입했으며 연말까지 10개로 늘릴 예정이다. 2024년까지는 30개까지 확보할 방침이다. 지주회사는 업무 공간 제공, 직접 투자는 물론 기업을 운영할 전문인력을 지원하고 자금 모금에도 직접 뛰어든다.

 

현재 총 50개의 대학교 관련 기술지주회사가 설립됐지만 상장에 성공할 기업은 드물다. 윤 의료원장은 우리는 바이오만을 지향한다기존 지주회사가 성공하지 못한 것은 결국 전문성이 부족해서이므로 이를 감안해 준비와 관리를 철저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저 정부연구과제나 수주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전주기 의사과학자를 양성하고 미래의학을 준비하는 게 세브란스의 비전이라며 의대생부터 전임연구요원, 펠로우교원, 연구전문교수 등으로 체계적인 양성을 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윤 의료원장은 의료원 산하 각 병원의 책임경영과 애자일 경영’(agile 민첩) 경영도 강조했다. 그는 각 병원장이 책임성을 갖고 상황 변화에 신속하게 대처하는 경영을 할 필요가 있다3월 강남세브란스병원에 상당한 권한을 부여했고 앞으로 다른 병원으로도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강남세브란스병원은 1단계(2027년까지), 2단계(2030년까지)로 나눠 리모델링을 진행 중이다. 이를 통해 병상을 현 824병상에서 905병상으로 늘려 병상난 해소에 나서고 있다. 이 병원은 미국 뉴스위크지가 선정한 세계 톱클래스 병원 선정에서 10개 분야에서 상위권에 랭크됐다.

 

2027800개 병상을 목표로 개원을 준비 중인 송도세브란스병원은 세포 기반 난치성질환 혁신센터를 꿈꾸고 있다. 용인세브란스병원은 스마트 디지털 의료를 선도하고 있다. 세계 최초로 5G 복합방역 로봇을 상용화했으며, 국내 유일의 인공지능(AI) 임상 가이드 추천 시스템도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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