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신경초종 환자들의 수두증 치료를 위해서는 수술로 종양을 최대한 많이 제거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청신경초종은 뇌의 위치와 평형감각을 담당하는 전정신경에 발생하는 양성종양으로 수두증을 유발할 수 있다.
신동원 가천대 길병원 신경외과 교수가 청신경초종 환자 128명을 대상으로 각기 다른 방법으로 수두증을 치료한 결과, 수술적으로 종양을 제거한 군에서 수두증 치료 효과가 가장 우수한 것으로 드러났다.
신경초종은 신경의 가장 바깥층인 신경초를 만드는 슈반(Schwann)세포에 종양이 발생한 경우를 말한다. 신경초종의 가장 흔한 질환은 청신경초종이 있고, 삼차신경초종이 그 다음이며, 그리고 드물게 다른 뇌신경들에서도 발생한다. 수두증은 청신경초종 환자의 3.7~42%에서 발생하며 급격한 두통, 보행장애, 인지기능 저하, 요실금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치료가 필요하다.
신동원 교수는 총 128명의 청신경초종 환자를 대상으로 수두증 치료를 위한 다양한 치료방법의 예후를 비교해 살펴봤다. 128명 환자들의 평균 연령은 53.1세, 남성이 49명이었고, 평균 종양 크기는 4.2cm이었다.
연구는 수두증 치료를 위해 사용한 방법에 따라 그룹을 나누고 각각 예후를 살펴보는 것으로 이뤄졌다. 그룹은 ‘종양 제거’ A군, ‘뇌실-복강 단락술’ B군, ‘제3뇌실 창냄술’ C군, ‘뇌실외 배액관 삽입술’ D군 등으로 나눴다. 그룹별 환자 수는 각각 A군 60명, B군 6명, C군 57명, D군 5명이었고, 평균 연령은 A군 58.4세, B군 45.2세, C군 48.5세, D군 52세였다. 평균 종양 크기는 각각 A군 3.8cm, B군 3.7cm, C군 4.5cm, D군 5.1cm 등이었다.
각 그룹별로 수두증 치료 결과를 살펴본 결과, A군은 92%(55명), C군은 88%(45명), D군은 60%(3명)의 성공률을 보였다. 수술로 종양을 직접 제거한 군에서 가장 높은 치료 성공률을 보인 것이다. 단, B군은 환자 예후 분석에서 제외됐다.
이 외에 다변량분석을 통해 수두증이 지속된 인자를 살펴본 결과, △수두증 정도가 심한 경우 △낭성 종양인 경우 △충분한 종양 제거가 이뤄지지 않은 경우 등으로 나타났다.
신동원 교수는 “이번 연구는 청신경초증 환자의 효과적인 수두증 치료 방법에 대해 알아본 연구”라며 “선제적인 제3뇌실 창냄술은 뇌종양만을 제거하는 군에 비해 신경초증 환자의 수두증 치료에 의미 있는 효과를 보여주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결국 청신경초증 환자에게 수두증이 동반됐을 경우 최대한 많은 부분의 종양을 직접 제거하는 것이 치료에 효과적”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Treatment Outcome of Hydrocephalus Associated with Vestibular Schwannoma’라는 제목으로 <대한신경과학회지> 최근호에 게재돼 주목을 받았다.
◆ 수두증, 뇌-지주막하 공간에 뇌척수액 다량 축적
수두증은 뇌척수액이 뇌 속에 비정상적으로 축적된 상태로 지속적으로 뇌에 악영향을 끼친다.
수두증이 발생할 경우 혈액에서 적혈구, 백혈구가 제거된 뇌척수액이 뇌실과 지주막하 공간에 다량 축적된 상태가 계속된다. 이럴 경우 정상적인 뇌실보다 수액이 찬 확대된 뇌실의 모양을 보인다.
원인은 지주막하낭종과 같은 낭종이 생겨 뇌실을 막는 등 선천적이유와 뇌 지주막하 출혈 등 후천적 이유로 나뉜다.
수두증은 비교적 천천히 진행된다. 증상은 발병 연령에 따라 다르다. 치료하지 않을 경우 지속적인 뇌 손상이 발생하게 된다.
신 교수는 “수두증은 치료에 성공했더라도 재수술 해야 하는 경우가 잦아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며 “특히 어릴 때 발병해 성장기에 있는 환자의 경우 지속적인 외래상담과 진료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