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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HD 치료를 위한 각성제 처방, 그 사실과 허구는?
  • 정종호 ·약학박사 기자
  • 등록 2022-07-19 14:39:05
  • 수정 2022-07-24 19:5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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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적량 복용하면 중독성 없어 … 과소치료도 문제 … 자극성은 심혈관에 부담, 비자극성은 부작용 덜하지만 효과 덜해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ttention Deficit/Hyperactivity Disorder, ADHD)는 어린이와 청소년에서 가장 흔한 정신장애다. 미국정신의학회(American Psychiatric Association)에 따르면 아동의 약 8.4%, 성인의 2.5%가 ADHD를 갖고 있다. 이 장애에 대한 정보가 널리 알려지면서 그 수치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처방되는 각성제(자극성 전문약)은 증상을 관리하기 위해 ADHD 아동과 성인 모두에게 처방된다. 적잖은 처방 빈도에도 불구하고 이 약물에 대한 논란은 혼란스럽기도 하고, 과다처방이냐 과소처방이냐로 양극화돼 있다.


생리학적 검사기준 없고 행동으로만 진단 … 더 표준화된 진단 필요 


미국 국립보건원(National Institutes of Health, NIH)에 따르면 가장 일반적으로 처방되는 각성제는 ‘아데랄’(Adderall, 성분명 암페타민/덱스트로암페타민), ‘리탈린’(Ritalin) 및 ‘콘서타’(Concerta, 이상 성분명 메틸페니데이트), ‘덱세드린’(Dexedrine 성분명 덱스트로암페타민), ‘바이번스’Vyvanse(리스덱삼페타민, lisdexamfetamine) 등이다. 이들 자극성 각성제는 뇌에서 도파민과 노르에피네프린의 양을 증가시켜 집중력과 집중력을 높인다. 


노르에피네프린의 효과는 생리적이다. 혈압, 심박수를 올리고 혈관을 좁히며 호흡을 가쁘게 하고 혈당을 상승시킨다. 도파민은 보상 중추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며 일반적으로 ‘기분 좋은’ 신경전달물질로 알려져 있다. 부족한 쾌락감을 대신 느끼게 해주는 것이다.


ADHD를 가진 사람들은 스스로 도파민을 충분히 생산하지 못하기 때문에 피곤하고 의욕이 없고 심지어 우울하기까지 하며 종종 뇌에 도파민이 쇄도할 때 오는 ‘최고’를 추구하기 위해 위험하고 충동적인 행동을 하게 된다. 적정한 복용량에서 처방 각성제는 이러한 뇌내 신경전달물질을 정상 수준으로 가져오도록 설계됐다. 


많은 사람들은 처방 각성제가 ADHD가 없는 사람들에게 같은 방식으로 작용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약물을 복용하는 사람은 이런 신경전달물질이 부족한지 여부를 알 수 없으며 단지 공급할 뿐이다. 많은 사람들이 처방 각성제를 ‘공부 잘하는 약’(study drugs)이라고 부른다. 이들 약물을 종종 학생, 운동선수, 전문직들이 정신적, 육체적 성능을 향상시키기 위해 처방전 없이 복용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약물에 대한 책임은 처방자(의사)에게 있다. 하지만 아직도 누가 ADHD를 가지고 있는지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표준화된 생리학적 검사는 없다. 현재 진단 기준은 거의 모두 환자의 행동양태에 달려 있다. 


난독증(dyslexia) 및 ADHD와 같은 학습장애에 대한 연구 및 평가를 전문으로 하는 회사인 폴리곤(Polygon)의 최고 임상책임자인 샤론 위트킨(Sharon Witkin)은 ADHD 진단을 위한 명확한 진단 프레임워크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녀는 ADHD 진단의 표준화가 부족한 게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위트킨은 “뇌 기능과 ADHD에 대해 우리가 이해하는 것은 여전히 ​​매우 미미하다”며 “진단을 위한 기준을 거의 100% 행동에 의존하고 있으며 모든 사람에게 발생할 수 있는 것을 진단하려고 노력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녀는 “누구에게나 부주의한 시기가 있다. 주의가 산만해지는 것이 어떤 것인지는 누구나 알고 있다. 누구에게나 어느 정도는 그런 행동이 있다. 그래서 우리는 그것이 언제 장애가 되고, 언제 그것이 그저 정상적인 행동인지에 대해 선을 그어야 한다. 그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라고 설명했다. 


DSM5(정신질환의 진단 및 통계 매뉴얼)는 현재 미국을 비롯한 세계 대다수 나라의 ADHD 진단표준이다. 17세 미만의 환자는 진단을 위해 9가지 증상 중 6가지 이상에 해당한다고 보고해야 하고, 17세 이상의 환자는 5가지 이상이어야 한다. 이러한 증상은 환자 스스로 또는 보호자가 보고한다. 즉, 누군가가 각성제를 처방받기를 원하는 경우 의사에게 이러한 증상을 보고할 수 있으며, 의사는 환자가 진실을 말하고 있는지 판단해야 한다.


위트긴은 “미국에서 ADHD 진단을 받는 것은 매우 쉽다”며 “진단을 해 줄 의사를 찾을 수 있고 ADHD 진단을 받으면 처방전을 받는 게 어렵지 않다”고 꼬집었다. 


남용은 드물어 … 오남용의 위험보다 이점이 더 커 … 복용시 금단증상은 ‘과소치료’일수도  


미국에서는 과잉처방에 대한 논란이 가장 흔한 ADHD 이슈다. 그러나 위트킨은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약이 필요하지 않은 사람들이 약을 먹는 게 아니라 가끔 약이 필요한 사람들이 약을 얻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많은 의사들이 환자에게 잠재적인 남용이나 오용을 피하기 위해 주의를 기울인 나머지 약을 과소처방하는 실수를 하기 때문이다. 


미국정신의학회(American Journal of Psychiatry)에 발표된 2018년 연구에 따르면 미국 성인 중 6.6%(연평균)가 각성제 처방약을 복용하고 4.5%는 오용(misuse 용도에 맞지 않게 복용)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1.9%는 물질사용장애(Substance use disorder, SUD, 해로운 줄 알면서도 불가피하게 쓰는 탐닉성, Drug addiction, 약물중독과 유사한 말) 없이 오용했다. 0.2%는 사용장애가 있다고 밝혔다. 약물 남용(abuse, 처방적 없이 복용 또는 적량보다 과다 투여) 및 오용은 처방전 없이 약물을 복용하거나 처방된 것과 다르게 사용할 때 발생한다. 반면 사용장애는 합법적으로 적량을 복용해도 의존성이 생기는 것을 말한다. 


NIH는 처방 각성제의 오용이 물질사용장애(SUD)를 유발할 수 있으며, 이는 어떤 경우에는 중독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밝혔다. 장기간 사용자는 약물에 대한 내성을 키울 수 있다. 즉, 동일한 효과를 얻으려면 더 많거나 더 자주 복용해야 한다. 


약물내성(Tolerance)은 SUD와 동일하지 않다. SUD는 약물의 지속적인 사용이 사용자의 신체적 건강 또는 개인적인 책임을 수행하는 능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때만 발생한다. 약물 복용을 중단했을 때 SUD가 있는 사람은 피로, 우울증 및 수면문제를 포함한 금단증상(withdrawal symptom)을 경험할 수 있다.


처방 각성제는 규제물질(controlled substance)이기 때문에 종종 아편유사제와 같은 다른 규제물질과 비교된다. 그러나 이들 약물이 같은 등급이지만 처방 각성제보다 오피오이드의 위험이 훨씬 더 크다. 


예를 들어, 오피오이드를 남용하거나 오용하고 복용을 중단하려고 시도하는 사람이 겪는 생리적 및 심리적 증상은 훨씬 심각하다. 2020년에만 미국에서 아편유사제 관련 사망자가 6만8630명으로 기록됐다.  


플로리다에 있는 약물중독치료기관인 ‘Recovery First Treatment Center’의 찰스 스미스(Charles Smith) 박사는 처방 각성제의 이점이 위험을 능가한다“ ”며 “수십 년에 걸친 광범위한 연구들은 장기간의 각성제 사용은 잘 견딜 만하고 단기 및 장기 치료 계획에 효과적임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그는 “오랜 기간 동안 처방된 대로 사용하면 많은 연구에서 부정적인 신경정신과적 결과가 일반적이지 않으며 일부 각성제는 ADHD 환자의 우울증과 자살충동을 감소시킬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결론지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학자들은 처방 각성제에 대한 논쟁으로 금단의 가능성을 지적한다. 미국의 거대 커뮤니티 사이트인 레딧(Reddit)에서 r/ADHD(레딧에서 ADHD를 검색하는 양식)를 입력하면 몇 년 동안 처방 각성제를 복용하고 나서 중단을 시도한 사람들의 수많은 고군분투를 후 대처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고군분투하는지 알 수 있다. 


UCI 약학대학의 실험약학교육 책임자인 에린 녹스(Erin Knox) Pharm.D는 “ADHD 약물의 탐닉성은 지시한 대로 약을 복용한 사람의 경우 약물보다는 약물 복용자에 더 많은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즉 “약물 금단증상으로 묘사하는 많은 증상이 ADHA 증상과 겹치며, 현재 각성제를 투여받지 않는 상황에서는 본질적으로 치료되지 않고 있음(과소치료)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그녀는 “처방 각성제들은 도파민을 조절(상향)하고, 복용을 중단하면 이 엉뚱한 발화(wacky firing, 증상 재발)로 되돌아간다”며 “그 시점에서 ADHD 증상의 일부가 다시 나타나기 시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찰스 스미스는 “각성제를 적절하게 복용할 경우 중독될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동의하면서 “치료 용량으로 애더럴이나 콘서타를 복용하다가 중단하는 사람은 금단증상을 겪지 않아야 하는 게 정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각성제들을 복용하는 데는 위험이 따른다. 고용량에서는 높은 체온, 불규칙한 심장박동, 심부전 및 발작을 유발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비 자극성 치료제를 찾는다.


비자극성 치료제 개발 20년간 정체 … 아직은 자극제의 2차 치료제 성격 


2002년 11월 26일 릴리의 ‘스트라테라캡슐’(Strattera 성분명 아토목세틴 Atomoxetine)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승인한 최초의 비자극성 ADHD 치료제가 됐다. 스트라테라는 구안파신(guanfacine), 클로니딘(clonidine), 일부 항우울제 등 기존에 승인된 다른 비 각성제와 함께 부작용이 처방 각성제보다 훨씬 덜 심각하다고 홍보해왔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효과가 덜해 2차 치료제로 간주돼왔다.


올해 4월 FDA는 슈퍼누스파마슈티컬스(Supernus Pharmaceuticals, 나스닥 SUPN)의 비자극성 치료제인 ‘퀠브리’(Qelbree 성분명 빌록사진 지속형캡슐, viloxazine extended-release capsules)를 18세 이상 성인 ADHD에 사용하도록 승인했다. 작년 4월에는 6~17세의 소아청소년에게 사용하도록 승인했었다.


슈퍼누스의 CEO인 잭 카타르(Jack Khattar)는 “불행하게도 비자극성 ADHD 치료제 분야에서 혁신이 없는 채 약 20년이 흘렀다”며 “우리는 유효성의 관점에서는 잘 작동하지만 아직은 규제물질이 아니어서 진정으로 차별화된 것을 개발하게 된 데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퀠브리가 많은 어린이, 청소년 및 성인을 위한 훌륭한 치료 대안이 될 수 있으며 우리는 물론 매우 포괄적인 임상 연구를 통해 이를 입증했다”고 강조했다. 


각성제와 비각성제 중 하나가 어린이에게 자주 처방되기 때문에 부모는 위험과 이점을 비교하여 자녀에게 가장 좋은 것이 무엇인지 결정해야 한다.


부모의 ADHD 교육과 주관 중요 … 자녀의 긍정적인 면 찾고 절대적 지지해야 


크리스틴 윌콕스(Kristin Wilcox)는 아들이 ADHD 진단을 받았고 존스홉킨스대학에서 처방 각성제의 장기적 영향을 연구하고 있는 약리학자이자 신경과학자다. 그녀는 ADHD를 가진 아들을 양육한 경험을 바탕으로 ‘Andrew’s Awesome Adventures with His ADHD Brain’란 책을 쓰기도 했다.


윌콕스의 아들은 ADHD의 주의력결핍 아형(inattentive subtype)  진단을 받았는데, 이는 소녀와 여성에게 더 흔하고 과잉행동 아형보다 진단 빈도가 훨씬 적다. 집중하는 데 문제가 있고, 자주 주의가 산만해지며, 건망증이 있고, 세부 사항에 대한 주의 부족이 특징적이다. 이것은 남학생에게 가장 흔한 과잉행동 아형의 증상과 다르다. 과잉행동 아형은 가만히 앉아 있지 못함, 과도한 말하기, 빈번한 혼란이 특징적이다. 


그녀의 아들의 공식 진단은 윌콕스가 그녀의 아들의 주치의와 함께 교사들로부터 받은 의견과 보고서를 문서화한 것을 바탕으로 나왔다. 그녀는 남자아이에게 덜 일반적인 주의력결핍 하위 유형이 나온데다가 ADHD에 대한 교육과 지식이 부족한 게 겹쳐 아들에 대한 교사들의 평가가 엇갈렸다고 말했다.


일부 교사는 아들의 증상이 ADHD와 관련이 있음을 인정했지만 다른 교사는 그가 무능하거나 심지어 게으르다고 생각했다. 윌콕스는 “이를 통해 ADHD가 실제로 무엇인지 많은 것을 배웠다”며 “아들이 왜 집중할 수 없고, 방을 청소할 수도 없고, 자전거를 제자리에 치울 수도 없는지 알았고 이런 것들은 ADHD가 있는 사람에게는 정말 힘든 일”이라고 말했다. 


윌콕스는 자녀를 옹호하는 것은 부모에게 달려 있으며 ADHD 성인의 경우 부모가 스스로 옹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각성제는 아들이 증상을 관리하는 데 효과적이었지만 올바른 약을 찾는 데 시행착오가 필요했다. 


그녀는 ADHD와 일치하는 긍정적인 특성을 인식하는 것의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녀는 “ADHD를 가진 사람들은 진정으로 삶을 살아간다. 두려움이 없다. 대담한 행동을 취한다. 틀에 박힌 사상가를 벗어난다”고 특징지었다. 이어 “이것은 내가 ADHD가 실제로 무엇인지 연구하기 시작할 때까지 내 아들에 대해 정말로 몰랐고 감사하지 않았던 것들”이라고 소개했다. 


윌콕스는 ADHD를 가진 모든 사람이 다르기 때문에 고정된 치료법을 찾기 전에 몇 가지 다른 치료 방법을 시도하는 것이 드문 일이 아니라고 덧붙였다. 무엇보다도 자신이나 자녀를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이런저런 다양한 의견을 무시하고 스스로 공부하여 궁극적으로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치료 옵션을 선택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부모 교육이 핵심이 되어야 합니다. 부모는 자녀를 알아야 하고, 스스로 교육해야 하며, 또한 자녀를 옹호해야 합니다 … 부모는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이게 윌콕스의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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