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청은 31일 세계 각국에서 확진자가 속출하고 있는 원숭이두창과 관련, '관심' 단계의 감염병 위기 경보를 발령한다고 밝혔다. 또 원숭이두창을 2급 법정 감염병으로 지정하기로 하고, 고시 개정 시점까지 신종감염병증후군으로 공표해 선제적으로 의심환자 신고, 역학조사, 치료기관 지정, 격리대응 등 대처에 나서기로 했다.
질병청은 전날 감염병 위기관리전문위원회 자문에 이어 이날 오후 2시 원숭이두창 관련 위기평가회의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 이상원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분석단장은 31일 질병관리청 정례브리핑에서 "질병청은 지난 30일 원숭이두창 관련 대비 대응을 위해서 감염병위기관리전문위원회를 개최했고, 위원회는 원숭이두창을 법정감염병으로 지정·관리하고, 진단 및 대응체계 마련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이 단장은 "또 위기평가회의를 개최해 국내외 위험도평가 결과에 따라 위기 단계 선포 여부 검토를 제안했고, 현 상황을 평가하는 동시에 향후 대응 방향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방역당국은 원숭이두창 등 신종 감염병의 위험에 대해 결코 방심하거나 간과하지 않을 것이며, 필요한 대응을 차질 없이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원숭이두창은 아프리카 지역의 풍토병이지만 최근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확산하고 있다. 아직까지 국내 유입사례는 없지만 원숭이두창은 잠복기가 최장 21일로 길기 때문에 해외 유입을 통한 국내 확산 가능성이 높은 질환이다. 원숭이두창은 일반적으로 발열, 근육통, 요통, 근무력증, 오한, 심한 두통이나 피로감 등을 동반하고 발열 이후에는 발진이 생긴다.
정부는 원숭이두창의 국내 유입 확산을 막기 위해 국내 입국 시 모든 여행객의 발열을 체크하고, 건강상태질문서를 작성하도록 하는 등 방역을 강화하고 있다. 국제적 상황을 모니터링해 추가적인 바이러스 유입 차단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지방선거 등 일정을 고려할 때 고시 개정은 다음 주 후반께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