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낮의 기온이 초여름을 방불케하는 요즘 괴로운 사람들이 있다. 바로 다한증 환자들이다. 다한증은 감정적인 자극이나 기타 신체적인 원인 등으로 과도하게 땀이 나는 현상을 말한다.
겨드랑이 다한증, 액취증은 과도하게 발달된 땀샘과 냄새샘의 영향으로, 필요 이상으로 땀을 흘리고 땀냄새와 암내 등 심한 악취를 유발한다. 특히 겨드랑이는 다른 신체 부위와 달리 땀샘과 냄새샘이 많이 분포해 있으며, 피부가 접촉돼 있어서 온도가 높고 습해 세균이 번식하기 쉬워 땀냄새와 암내가 심하게 된다.
과도하게 발달된 땀샘과 냄새샘을 치료하는 방법에는 땀샘을 일시적으로 막아주는 데오도란트나 땀샘과 냄새샘의 분비물을 억제하는 보톡스 시술 그리고 외과적 수술로 액취증 수술 등이 있다.겨드랑이 다한증, 액취증이 심한 환자의 경우에는 외과적 수술로 치료를 하더라도 절개로 인한 흉터와 오랜 회복기간 그리고 보상성 다한증이 나타나거나 겨드랑이 다한증, 액취증이 재발할 수 있다는 점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
두피나 안면 다한증의 경우에는 긴장되는 상황이나 뜨겁거나 매운 음식을 먹을 때 증상이 심하게 나타나며, 청소년기에 시작해 중장년기까지 환자가 생길 수 있다.
다한증의 진단을 위해서는 신체 진찰 및 문진이 중요하며, 일차성과 이차성을 구분하기 위해 간단한 혈액 검사 등을 참고할 수도 있다. 치료는 일차성 다한증인지 이차성 다한증인지에 따라 달라지는데, 일차성 다한증의 치료는 크게 비수술적 치료와 수술적 치료로 구분할 수 있으며, 이차성 다한증의 치료는 원인 질환을 규명하고 치료하는 것이 우선이다.
먼저 비수술적 치료로는 바르는 약, 먹는 약, 주사 치료, 이온영동치료 등이 있다. 바르는 약 중에서 초기 치료로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것은 염화알루미늄으로 주로 손, 발, 겨드랑이 등 국소 부위에 적용하며 해당 부위를 깨끗하게 씻고 건조시킨 후 약을 바르고 수 시간 후에 씻어내는 방법으로 사용한다. 먹는 약은 대개 항콜린성 약물로 전신적인 효과를 기대하고 사용한다. 주사 치료로는 보톡스 등을 이용할 수 있는데 약 3~6개월가량 효과가 있다.
이온영동치료는 증상이 있는 부위를 물에 담근 상태에서 전류를 전달하는 방식으로 치료 효과를 기대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현재 손, 겨드랑이 등 국소적인 다한증의 치료에서 가장 확실하고 효과적인 치료법은 수술적 치료다. 작은 내시경을 사용하여 환자의 신체에서 땀이 많이 나는 부위와 관련이 있는 신경을 절단하여 효과를 얻을 수 있으며,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안전한 방법이다. 땀을 차단하는 효과가 매우 높고 지속 시간도 영구적으로 환자 만족도가 굉장히 높다.
송승환 상계백병원 흉부외과 교수는 "수술 후에 기존 부위는 증상이 좋아졌는데 다른 부위에 땀이나는 보상성 다한증이 생길 수 있으나 최근의 수술법은 보상성 다한증 빈도가 이전에 비해 낮아졌고, 보상성 다한증으로 인해 땀이 나는 정도도 개선됐다"며 "보상성 다한증은 전문의와 함께 조절이 가능할 수 있도록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고, 비수술적 치료에 사용하는 항콜린성 약물 등도 치료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다한증으로 괴로움을 호소하는 환자들 중 간혹 보톡스나 교감신경절제술을 받은 적이 있거나, 몇 번의 침 치료를 경험하고 ‘치료가 안돼요’ 라며 포기하는 이들이 있다. 다한증은 꾸준하게 면역치료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 무너진 신체 불균형을 바로 잡아 신체 내부의 열 조절 능력을 키워주고 스스로 정상적인 땀 배출을 하도록 조절 할 수 있도록 힘을 길러 준다면, 손발 다한증 또한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한편 정진용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흉부외과 교수는 “땀은 피부 상태를 일정하게 유지 시키고 열을 발산함으로써 체온을 조절하는 자연스러운 생리현상이다”면서도 “지나친 땀은 본인의 불편함을 넘어 대인관계의 큰 적(敵)일 뿐 아니라 심할 경우 우울증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하루 2~5ℓ 땀 흘린다면 다한증 의심
날씨가 더워지거나 운동을 해 체온이 올라가면 우리 몸의 체온을 조절하는 시상하부에서는 열(熱) 손실 신호를 내보낸다. 신호를 받은 교감신경은 신경전달 물질을 방출하고 이에 자극을 받은 땀샘에서 땀을 분비한다. 하지만 특별한 이유 없이 지나치게 땀이 난다면 다한증을 의심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성인은 하루 600~800㎖의 땀을 흘린다. 보통 컵 3~4잔 정도다. 여름에는 1~1.5ℓ의 땀을 흘린다. 반면 다한증 환자는 하루 약 2~5ℓ의 땀을 배출한다. 보통 병원에서 볼 수 있는 수액이 1ℓ인데, 하루 수액 2~5개 정도의 땀을 흘리는 셈이다.
맵거나 뜨거운 음식을 먹을 때 땀을 유독 심하게 흘리는 사람도 있는데, 이 또한 음식을 먹고 소화 시키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열을 낮추기 위한 것이다. 또 미각에 의해 자율신경계가 자극되면 땀이 나기도 한다. 자극적인 음식일수록 반응이 더 잘 나타난다. 매운 음식을 먹을 때 땀이 나는 것은 정상적인 신체 반응이다. 다한증과 다르다. 긴장을 하거나 초조해질 때 흐르는 땀도 마찬가지다.
◇다한증, 일상생활에 지장 주면 치료 필요
다한증은 땀이 나는 부위에 따라 국소 다한증과 전신 다한증으로 구분한다. 원인에 따라서는 일차성과 이차성 다한증으로 나눈다. 일차성(원발성) 다한증은 실온 34℃ 이상의 온도나 긴장 등의 감정 변화, 교감신경의 변화에 의해 발생한다. 이차성 다한증은 내분비질환(갑상선 기능 항진증, 당뇨, 뇌하수체항진증, 폐경), 신경계 질환(파킨슨병, 뇌혈관질환, 척수손상), 암(백혈병, 림프종, 신장암), 결핵, 가족력, 비만 등이 원인으로 알려진다.
◇보상성 다한증 우려… 미리 경험해보고 수술 여부 결정
다한증의 치료에는 바르는 약, 먹는 약, 이온영동치료, 보톡스(주사) 시술 등이 우선 적용된다. 바르는 약은 국소 다한증에 효과가 좋고 안전하며 바르기 쉬운 장점이 있다. 하지만 효과가 일시적이고 피부에 자극을 줄 수 있다. 먹는 약은 전신 다한증에 효과가 있다. 다만 입 마름, 안구 건조, 변비 등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또 녹내장이나 전립선비대증 치료제와 함께 복용해서는 안 된다.
이온영동치료는 수돗물에 전기를 살짝 흘려줘 손이나 발 다한증을 치료하는 방법이다. 보통 7회 이상 치료를 해야 효과가 나타난다. 부작용도 거의 없다. 보톡스 시술은 겨드랑이 다한증에 효과가 좋고, 짧은 시술 시간과 빠른 회복이 장점이다. 다만 6개월마다 반복 시술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