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질병예방 특별위원회(United States Preventive Services Task Force, USPSTF)가 심혈관질환 1차 예방제로 쓰여 오던 저용량한 아스피린의 지위를 26일(현지시각) 강등시켰다.
USPSTF는 2016년 가이드라인에서 출혈 위험이 없고, 기대여명이 10년 이상이며, 10년내 심혈관질환(cardiovascular disease, CVD) 발생 위험이 10% 이상인 50대 중 저용량 아스피린을 매일 복용할 의사가 있는 경우 심혈관질환 및 대장암 1차 예방을 위해 아스피린 투약을 B등급으로 권고했다.
또한 10년내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10% 이상인 60대의 심혈관질환 및 대장암 1차 예방을 위한 저용량 아스피린 투약은 환자에 맟춰 개별적으로 결정하도록 C등급으로 권고했으며, 50세 미만 및 70세 이상에서는 이에 대한 근거가 부족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후 여러 가지 연구에서 아스피린의 심혈관질환 1차 예방 효과와 출혈 위험의 경중을 두고 엇갈린 결과가 발표되면서 논란이 발생했다.
특히 2018년에는 65세 이상의 건강한 노인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ASPREE 연구에서는 아스피린이 치명적인 심혈관질환의 위험을 줄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나 오히려 전체 사망과 암 사망의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보고됐다.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ANSCENT 연구에서는 아스피린이 심혈관질환의 위험을 낮추기는 하지만, 주요 출혈이 더 높아 이득을 상쇄했고, 암 발생에서는 차이가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밖에 중등도 심혈관질환 위험이 있는 중년 및 고령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ARRIBE 연구에서도 아스피린이 위약과 비교해 심혈관사건의 위험을 낮추긴 했지만 통계적인 차이는 없었던 반면 위장 출혈은 두 배 더 높았다.
이에 USPSTF는 5년 단위로 진행되는 진료지침 개정을 위해 아스피린의 심혈관질환 및 대장암 1차 예방에 대한 문헌을 체계적으로 고찰해 26일 그 결과와 함께 진료지침을 개정판을 공개했다. 연구결과는 이날 미국의학협회저널(Journal of the American Medical Association, JAMA)에도 실렸다.
이에 따라 USPSTF는 저용량 아스피린으로 심혈관질환을 예방할 수 있는 이득이 근거상 작은 만큼 10년내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10% 이상인 40~59세에 대해 예방 목적으로 복용하는 것은 개인 판단에 맡겨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출혈 위험이 증가하지 않는 사람의 경우에는 저용량 아스피린 매일 복용이 이득이 될 수 있다고 단서를 달았다. 이에 따라 기존 50대의 B등급이 40~50대의 C등급으로 강등됐다.
또 60대 이상에서 심혈관질환 1차 예방을 위해 저용량 아스피린을 투약하는 것에 반대한다며 D등급으로 제시했으며, 대장암에 대한 언급은 삭제했다. 아울러 환자들이 저용량 아스피린의 유익성과 위해성의 균형에 대한 불확실성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석을 달았다.
USPSTF의 분석 결과 저용량 아스피린은 주요 심혈관계사건을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줄였으며, 이 같은 효과는 각 개별 심혈관사건에 일관되게 나타났으나 효과의 크기는 크지 않았다(Odds Ratio=0.90, 절대효과 범위 –2.5%~0.1%). 반면 저용량 아스피린은 주요 출혈의 위험이 더 컸다(Odd Ratio=1.44, 절대효과 범위 0.1%~1.0%). 결과적으로 주요 심혈관계 사건 예방 효과나 출혈 위험 모두 작은 차이를 보였다는 설명이다.
연령별로는 10년 내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10% 이상인 40대와 50대의 경우 저용량 아스피린의 임상적 이득을 약간(moderate) 인정했다.
USPSTF는 이번 새 가이드라인이 이전에 심혈관질환을 겪지 않은 사람들의 심혈관질환 1차 사건 예방에 대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심혈관질환을 겪고 2차 사건 예방을 위해 적절하게 아스피린을 투약하던 환자들은 기존대로 복용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