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에 위치한 혈액암 및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전문기업인 TG테라퓨틱스가 결국 우블리툭시맙(ublituximab)+움브라리십(umbralisib, 브랜드명 유코닉, Ukoniq) 병용요법(일명 U2요법)의 만성림프구백혈병(CLL) 및 소림프구림프종(SLL) 적응증 추가 신청을 자진 취하한다고 15일(현지시각) 발표했다.
아울러 이미 승인받은 변연부림프종 및 여포성림프종 적응증도 자진 취하를 고려하고 판매를 중지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 약을 위탁생산하고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도 타격을 입게 됐다. 지난해 4월 삼바는 U2요법제의 위탁생산 물량을 확대한다고 공시한 바 있다.
U2 병용요법은 2021년 2월 5일 변연부림프종(MZL, 2차 치료제) 및 여포성림프종(FL, 4차 치료제) 치료제로 가속승인을 받았다. 2020년 10월에 CLL 및 SLL의 패스트트랙 심사 대상으로 지정받았으며 두 달 뒤 같은 적응증으로 신약승인신청을 냈다.
이번 결정은 최근 업데이트된 UNITY-CLL 3상 시험의 전체생존기간(OS) 데이터에서 석연찮은 게 발견됐기 때문이다. UNITY-CLL은 이전에 치료받은 적이 없거나 재발성 또는 불응성 CLL 환자를 대상으로 U2 병용요법(치료군, 실험군)과 오비누투주맙(obinutuzumab)+클로람부실(chlorambucil) 병용군(대조군)을 비교 평가한 글로벌 임상 3상 무작위 대조 연구다.
U2 병용요법은 독립적인 검토위원회가 평가한 1차 평가지표인 무진행 생존기간(PFS)을 유의하게 연장시킨 것으로 관찰됐다.
반면 OS는 2차 평가지표로서, 1차 분석에서는 누락됐었다. 그러나 FDA가 정밀심사를 위해 1차 분석자료를 달라고 요청해 이를 들여다보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TG테라퓨틱스는 2021년 9월 기준으로 마감(컷오프)한 OS 데이터를 올해 2월 FDA에 제출했다. 이 자료는 대조군의 15%가 데이터가 없거나 오래된 자료였다.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을 제외하면 두 그룹간 OS 데이터는 거의 동일했다.
FDA는 올해 3월 3일, 추가 제출된 자료를 검토하기 위해 병용요법 심사 기간을 오는 3월말에서 6월말로 3개월 연장한다고 발표했다. FDA의 정보 요청에 따라 OS의 더 새로운 업데이트 데이터가 수집됐는데 2월에 FDA에 제출된 자료보다 대조군에 유리한 불균형이 더욱 두드러졌다.
FDA는 작년 11월에 U2요법제의 추가 승인 신청과 이미 승인된 유코닉 적응증의 타당성을 논의하기 위해 항암제자문위원회(ODAC) 회의를 소집할 계획이라고 회사에 통보했다. 이 시점에서 FDA는 U2 병용요법의 유익성-위험성 및 전반적인 안전성, 재발성/불응성 변연부림프종 또는 여포성림프종에서 우코닉의 유익성-위험성 등을 우려했다.
그러나 FDA가 유코닉의 이점보다 해로움이 많다는 공식 통지를 보내기도 전에 TG테라퓨틱스는 UNITY 임상에 대한 우려를 자체 파악하기 시작했다. TG의 시련은 2021년 11월 이 회사가 FDA 요청에 따라 제공한 전체생존기간 데이터를 통해 U2로 치료받은 환자의 사망위험이 오히려 높아졌다고 고백하면서 시작됐다.
두 달 후인 2022년 1월 말에 이 회사는 FDA가 CLL 및 비호지킨림프종(NHL)에서 U2의 일부 연구(최소 5가지)에 대한 임상시험 중단 조치를 내렸다고 발표했다.
결국 TG테라퓨틱스는 이번에 U2 병용요법의 모든 승인 신청을 철회하기로 결정했으며 이에 따라 자문위원회 회의는 취소됐다.
TG테라퓨틱스의 마이클 와이스(Michael S. Weiss) 이사회 의장 겸 CEO는 “매우 실망스런 결과에 이미 승인된 MZL/FL 적응증에 대한 유코닉 판매를 철회하는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며 “향후엔 다발성경화증 등 자가면역질환으로 눈을 돌릴 것”이라고 말했다. 재발성 다발성경화증 환자를 위한 우블리툭시맙 승인 여부는 처방약생산자수수료법(PDUFA)에 의거해 올해 9월 28일까지 결정될 예정이다. 허가를 취득할 경우 우블리툭시맙이 1시간 동안 투여하는 차별화된 프로필 덕분에 다발성경화증 환자들에게 선호될 것으로 기대된다.
유코닉의 이번 적응증 반납은 가속승인을 통해 시장이 나온 지 15개월도 안 돼 발생에 시장에 충격을 주고 있다. 바이오젠의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애듀헬름’(Aduhelm 성분명 아두카누맙 aducanumab)은 자문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6월 가속승인을 받아 유효성 불신이란 장벽에 부딪혔다.
유코닉의 MZL과 FL에서의 객관적반응률은 각각 49%, 43%였다. 그러나 3건의 단일군, 라벨 공개 연구에서 221명의 환자 중 18%의 환자에서 심각한 부작용이 보고됐다.
FDA는 이달 21일에 혈액학적 악성종양 치료제로 개발되는 PI3K(phosphatidylinositol-3-kinase) 억제제에 대한 적절한 접근방식을 논의하기 위해 항암제자문위원회 회의를 소집할 계획이다. 유코닉은 이 계열의 약물에 속하며 회의에서 논의될 수 있다. 어차피 시장에서 퇴출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TG테라퓨틱스는 선제적으로 시장에서 자진 취하를 택했는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