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화선 차 의과학대 분당차여성병원(원장 이상혁) 난임센터 교수팀은 미혼 시절 난자를 냉동 보관한 A씨(42세)가 해동한 난자로 임신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2021년 결혼한 A씨 부부는 6개월 동안 자연임신을 시도했지만 잘되지 않아 3년 전 보관한 난자를 해동시켜 시험관 시술을 진행했다. 분당차여성병원 난임센터는 얼린 난자를 해동해 피에조(Piezo) 장비를 이용한 최첨단 시술 방법으로 세포질의 손상을 최소화해 수정률을 높였다. 피에조 체외수정은 전기신호에서 발생된 진동이 난자를 둘러싸고 있는 외막에 미세한 구멍을 만들어 정자를 주입하는 방법이다.
38-40세 이상의 고연령 환자가 이전 주기에서 수정에 실패하거나 수정률이 현저하게 낮은 경우, 난자의 세포질 상태가 매우 약하거나 점성이 너무 높아 기존의 정자직접주입 미세수정법으로는 정상적인 수정이 힘든 경우에 사용한다.
임신에 성공한 A씨는 “2019년 난임 치료를 받고 있던 언니의 적극적인 권유로 난자를 보관하게 됐다. 이런 선택으로 소중한 아기를 가지게 돼 너무 기쁘다”며 “지금 고민하고 있는 미혼 여성들이 있다면 하루 빨리 보관하라고 조언해 주고 싶다”고 말했다.
구화선 교수는 “미혼 여성의 난자 보관이 낯설지 않을 정도로 일반적인 현상이 되었다. 늦게 결혼한 여성들이 결혼 후 아이를 간절히 갖고 싶어 할 때 의료진이 해 줄 수 있는 게 없어서 안타까울 때가 많은데 난자 동결은 난임 예방을 위한 미혼 여성들이 선택할 수 있는 최고의 옵션”이라며 “난자 보관은 37세 이전에 하는 것이 좋지만 그 이후라도 검사를 통해 가임력을 보존 할 수 있는 상담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차병원 37난자은행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미혼 여성의 난자 동결보관 시술 건수는 1,194건으로 2020년(574건)의 2배를 넘었다. 2011년은 9건으로, 10년 전 보다 130배 이상 증가했다.
구화선 교수는 “최근에는 난자 해동 기술도 발달했고, 피에조와 같이 세포 질 손상을 최소화한 최첨단 수정 기술이 발달돼 있어 보관한 난자를 해동해 임신 출산 사례도 상당히 많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차병원은 국내 민간병원 최초로 1986년 시험관아기 출산에 성공했으며, 세계 최초로 1988년 미성숙 난자의 임신과 출산에 성공했다. 1998년에는 유리화 난자동결보존법을 개발해 난자 보관시대를 열었고 2002년 세계 최초로 난자 은행을 설립했다. 난자은행이 난임 치료로 임상 분야에 진입하는 견인차 역할을 했으며 최근 국제 학회에서는 난자은행을 난임의 표준 치료로 인용하는 등 난임생식의학과 출산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