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동남부 도시 래드너(RADNOR)에 소재한 발작장애 신약개발 전문기업인 매리너스파마슈티컬스(Marinus Pharmaceuticals)는 신경활성 스테로이드 ‘지탤미’(Ztalmy 성분명 가낙솔론 ganaxolone) 경구용 현탁액이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다고 18일(현지시각) 발표했다.
지탤미는 2세 이상의 사이클린 의존성 인산화효소 유사 5 결핍장애( cyclin-dependent kinase-like 5 deficiency disorder, CDD) 관련 발작 증상을 치료하는 약물로 시판허가를 획득했다. 이 유형의 발작은 희귀 유전성 발작 증상의 하나로 어린 나이에 발현하고, 조절하기 힘들며, 중증 신경발달 장애를 동반한다. X염색체에 존재하는 사이클린 의존성 인산화효소 유사 5(CDKL5) 유전자에 변이가 나타남에 따라 발생한다. CDKL5 유전자는 정상적인 두뇌 발달과 기능 수행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단백질을 생산하지만 변이가 일어나면 CDD를 초래한다.
지탤미는 감마 아미노부틸산A(GABA-A) 수용체의 양성 알로스테릭 조절제로 작용하는 신경활성 스테로이드로서, CDD와 관련한 최초의 FDA 승인 치료제가 됐다. 미국 마약단속국(DEA)의 추가 승인을 거쳐 오는 7월 중 선정된 전문약국을 통해 공급될 예정이다.
매리너스파마슈티컬스의 스캇 브론스타인(Scott Braunstein) 대표는 “매리너스뿐만 아니라 CDD 환자와 가족을 위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면서 “환자들은 예측할 수 없는데다 조절할 수 없는 발작 증상으로 인해 파괴적인 삶을 살아왔고, 이들에게 치료제를 공급하게 된 것을 기쁘고 겸허하게 받아 들인다”고 덧붙였다.
미국 콜로라도주 오로라((Aurora)에 소재한 콜로라도아동병원의 정밀의학 임상책임자이자 콜로라도주립대 소아과‧신경의학과 조교수로 재직 중인 스캇 디마레스트 (Scott Demarest) 박사는 “환자들에게 심대한 영향을 미치는 CDD 관련 발작에 대응할 치료제에 크게 충족되지 못한 의학적 수요가 존재해왔다”면서 “현재까지 이 환자들을 대상으로 확보된 대단히 제한적인 임상증거를 근거로 항경련제 사용 결정이 이루어져 왔지만, 발작 증상의 조절을 좀 더 개선할 수 있는 치료제들을 필요로 해 왔던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지탤미 승인의 근거가 된 3상 Marigold 임상시험을 주관한 디마레스트 조교수는 “우리의 연구와 임상시험에 힘입어 긍정적인 유익성-위험성 프로필이 입증된 CDD 관련 발작 치료제를 처음으로 확보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Marigold 임상은 101명의 환자를 무작위 배정에 각각 지탤미와 위약을 투여했다. 그 결과 지탤미 복용군은 28일 동안 주요 운동발작 횟수가 평균 30.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위약 대조군의 평균 6.9% 감소를 크게 상회하면서 1차 평가지표를 충족했다. Marigold 임상의 라벨 공개 연장시험에서는 지탤미를 최소 12개월 동안 복용한 환자의 주요 운동발작 횟수가 평균 49.6% 감소했다.
지탤미는 임상에서 안전성 및 내약성도 검증됐다. 복용군의 5% 이상에서 고빈도로 수반된 부작용은 졸림, 발열, 타액 과다분비, 계절성 알레르기 등으로 러지 등이 관찰됐다.
지탤미는 정식 승인에 앞서 우선심사, 희귀의약품, 희귀소아질환 치료제 등으로 지정된 바 있다. FDA는 지탤미 승인에 따른 포상으로 매리너스에 1장의 우선심사바우처(PRV)를 부여했다. 매리너는 이 바우처를 현금화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