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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무호흡, 양압기치료前 수술 강권하면 ‘과잉진료’ 의심
  • 김광학 기자
  • 등록 2022-03-16 14:34:22
  • 수정 2022-03-16 14:3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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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압기 장기착용 불편 앞세워 수술 유도 … 증상호전율 50% 이하, 인후통 등 부작용 위험

흔히 성인 남성들의 전유물로 여겨지는 코골이는 사실 성별과 연령을 가리지 않는다. 때문에 어린 아이들이라고 해도 코골이를 하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코골이를 자주 하는 아이를 둔 부모들은 흔히 '아이가 피곤해서 그런가보다'하고 가볍게 여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코골이 횟수가 증가하고 정도가 심해지면 비염이나 다른 질환이 있어서 그런가 걱정이 들기 마련이다 

 

전문가들은 코골이는 수면습관이나 피곤함에 따라 일어나는 증상이 아니라 수면장애인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특히 3~12세 어린이 중 10~25%가 코를 골고, 이 중 10%에서 무호흡이 동반될 정도로 소아코골이는 흔한 만큼 의료진과의 상담과 진료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미국국립보건원 어린이보건연구소의 연구에 따르면 소아 수면무호흡증은 뇌 발달에 치명적인 영향을 준다. 소아 수면무호흡증 환자의 30%에서 과잉행동장애 증상이 나타났고, 기억력과 집중력을 떨어뜨려 IQ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경증이나 중등도의 수면호흡장애가 있는 어린이도 잠재적으로 정신 행동적 질병에 영향을 미친다는 보고가 존재한다.


수면다원검사에 건강보험이 적용돼 환자의 경제적 부담이 줄면서 병원을 찾는 수면무호흡증 환자가 증가하는 추세다. 하지만 일부 병·의원에서 무리하게 2차적 치료에 해당하는 수술을 먼저 받은 뒤 부작용이 생기거나, 환자 조건에 맞지 않는 양압기를 썼다가 불편감으로 치료를 중단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 의료소비자의 주의가 필요하다.
 
수면무호흡증은 성인 인구 4~8%가 앓는 흔한 수면질환으로 수면 중 기도가 막히거나 호흡조절에 문제가 생겨 신체 및 장기로 산소 공급이 중단돼 반복적인 저산소증, 깊이 잠들지 못하고 수시로 깨는 수면분절, 주간졸음, 집중력 저하 등이 동반된다. 장기적으로 부정맥·심근허혈·뇌졸중 위험을 높일 수 있어 빠른 치료가 권장된다.
 
코골이는 수면무호흡증의 전 단계로 볼 수 있다. 코골이는 목젖 뒤쪽의 기도가 좁아지면서 공기 흐름에 저항이 생겨 주위 구조물들이 떨리며 소리가 나는 증상이다. 수면무호흡증은 코골이가 진행되면서 목젖이 인두벽을 완전히 막아 공기의 흐름이 10초 이상 멈춘 상태가 수면 중 반복되는 것이다.
 
수면무호흡증 치료는 크게 지속적기도양압술(양압기치료), 수술, 생활요법으로 나뉜다. 의학계는 비수술요법인 양압기치료를 1차 치료로 먼저 실시한 뒤 차도가 없는 환자에 한해 수술을 권장하고 있다.
 
지속적기도양압술은 잠을 자는 동안 마스크 형태의 양압기(CPAP, Continuous positive airway pressure)를 착용하는 것으로, 기기에서 나온 공기가 좁아진 기도를 열어 수면무호흡증 증상을 개선하는 치료법이다. 기도에 공기 길이 열리면 호흡이 편해지고 호흡량이 늘어 숙면을 취할 수 있게 된다. 여러 수면무호흡증 치료법 중 효과와 안전성이 가장 많이 입증됐지만 비싼 비용과 장기 사용에 대한 부담감 탓에 꺼려하는 환자가 많았다.
 
다행히 비용 문제는 양압기 치료에 건강보험이 적용돼 해결됐다. 과거 수백 만원을 들여 기기를 구입하거나 ,매달 30만원의 기기 대여료를 지불해야 했지만 건보 적용 후 한 달 대여료가 15000~25000원으로 크게 줄었다.
 
하지만 평생 착용에 대한 부담과 불편감은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 국내 통계에 따르면 양압기 사용 환자의 약 50%가 불편함과 번거로움 탓에 1년 내에 양압기 사용을 포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핑계로 일부 개원가에선 어떻게 평생 양압기를 끼느냐”, “수술 한 번으로 치료를 끝낼 수 있다며 환자에게 수술을 유도하고 있다. 양압기 치료와 달리 효과가 빨리 나타나고 평생 양압기를 착용할 필요가 없다는 말에 환자는 솔깃해하기 쉽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수면무호흡증 수술은 성공률이 절반에 불과하고 부작용 위험도 있어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권장되지 않는다고 입을 모은다.
 
수면무호흡증 수술 중 대표적인 게 구개수·구개인두성형술이다. 이 수술은 전신마취 후 구개편도(목구멍편도)를 제거하고 구개수(목젖)와 연구개(물렁입천장) 일부를 절제해 기도를 확장시킨다. 수면무호흡증 치료 중 가장 먼저 시행됐지만 성공률은 50% 정도에 그치고, 5년이 지나면 10명 중 7명에서 증상이 재발할 수 있다. 마신 물이 코로 역류하거나, 인후통이 생기는 등의 부작용이 동반기도 한다.
 
이밖에 고주파에너지로 연구개를 절제하는 고주파연구개축소술, 연구개에 의료용 이식물을 삽입하는 구개이식물삽입술, 위턱·아래턱뼈를 절골해 앞으로 전진시켜 기도를 넓히는 상·하악전진술도 재발률이 높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수면센터를 운영 중인 한 신경과 전문의는 수면 선진국인 미국 수면학회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수면무호흡증수술 결과는 완치에 근접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증상 호전율조차 45% 이하로 절반을 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이 때문에 미국수면학회는 첫 번째 수면무호흡증 치료로 양압기 사용을 권장하고, 이 방법이 불가능한 특수 환자에게만 부분적으로 수술치료를 병행토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에선 아직 수면무호흡증 수술의 효과를 입증한 연구논문조차 없는데도 암암리에 무리한 수술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정기영 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혀가 두껍고 잠을 잘 때 혀가 기도 쪽으로 밀리면서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이 나타나는 환자는 수술로 치료하기 어렵고 효과가 제한적인 편이라며 이럴 경우 구강내 장치나 양압기 등으로 일정한 압력의 공기를 기도로 불어넣어 기도를 확보하는 방법이 더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수면치료와 함께 체중조절, 금연, 금주 등 생활습관 개선이 필요하다. 과체중은 폐쇄성수면무호흡증의 주요 위험인자로 알려져 있는 만큼 과체중 환자에게서 체중감소는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 수면 자세를 옆으로 누워서 자는 것으로 바꾸면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술은 점막에 부종을 발생시켜 점액 분비를 늘려 증가해 기도를 좁히기 쉽다. 담배는 상기도 점막에 염증을 유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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