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월 21일부터 3월 11일까지 국내 의약품 허가 및 허가취하 사항을 보면 영진약품의 오래된 약 피프린히드리네이트 성분의 ‘푸라콩주’라는 약이 25일 허가 취하된 게 눈에 띈다. 이 약은 1963년에 허가돼 페니라민말레인산염이 대중화되기 전까지 피부가려움증, 두드러기, 알레르기비염, 콧물, 기침을 진정시키는 주사제로 널리 쓰였다. 페니라민 보편화 이후 점차 퇴조하다가 이번에 시장에서 소멸됐다.
푸라콩주 주사제의 경구약인 푸라콩정도 나이 지긋한 의사들이 1980년대까지 줄곧 애용하다가 1990년대 이후 세력을 잃어갔다. 푸라콩정과 푸라콩산(가루약)도 현재 생산 중단 상태다.
녹십자의 오래된 피부 외용제 두 품목도 자진취하됐다. 1978년에 허가받은 ‘벤코트크림’(겐타마이신+베타메타손)과 1988년에 나온 ‘타미코트크림’(겐타마이신+베타메타손+클로트리마졸)이 3월 2일 자진 취하됐다.
대장(X선, 내시경)검사 시 전처치용 장세척제로 쓰이는 디에이치피코리아의 ‘이노프리산’과 삼천당제약의 ‘에스프리산’(이상 황산나트륨, 황산마그네슘, 황산칼륨 성분) 2개 품목이 2월 28일 자진취하됐다. 2019년 5월에 약가가 강제인하된데다 유효성 및 수요 부족으로 자진취하된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안국약품의 위궤양 치료제 ‘레포트라정40밀리그램’(에스-판토프라졸나트륨삼수화물, 일반 판토프라졸의 S 이성체)과 한국화이자제약의 광범위 항생제인 ‘바이브라마이신-엔정100밀리그람’(독시사이클린수화물)는 3월 4일 자진취하됐다. 바이브라마이신은 저마진에 코로나19 유행이 겹치면서 품절이 몇차례 반복됐다.
다국적제약사의 대표적 제품으로는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의 자회사인 세엘진의 다발성골수종 치료제인 ‘레블리미드캡슐7.5밀리그램’이 3월 9일 자진취하됐다. 레블리미드의 7가지 용량 가운데 유일하게 급여삭제된 게 7.5mg 짜리다.
레블리미드는 이달에 전세계 특허가 만료돼 테바, 알보젠, 아포텍스(캐나다), 인도의 나트코파마(Natco Pharma), 선파마(Sun Pharma), 자이더스카딜라(Zydus Cadila), 시플라(Cipla), 닥터레디스래버러토리(Dr. Reddy’s Laboratories) 등이 제네릭 허가를 얻어 이미 판매 중이거나 조만간 내놓을 예정이다.
국내서는 일찍이 2017년 7월 20일 레블리미드의 첫 제네릭인 종근당의 '레날로마캡슐'을 시작으로 광동제약, 삼양홀딩스, 보령제약 등이 제품을 내놨다. 한미약품, JW중외제약, 동아ST, 일동제약 등도 제네릭을 개발하거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한국화이자의 5~11세용 코로나19 백신인 ‘코미나티주’가 2월 23일 식품의약품안전처 승인을 얻었다. 5~11세용은 12세 이상에 사용되고 있는 기존 화이자 백신과 성분은 같지만 용량·용법이 다르다. 1회 용량으로 투여되는 유효성분(토지나메란) 양이 기존 백신의 3분의 1이다. 1차 접종 후 8주 뒤에 2차 접종을 맞는다. 3월 24일부터 예약을 받아 31일부터 접종이 시작된다.
중국 제약사 베이진의 한국지사에서 첫번째 국내 품목허가 의약품이 나왔다. 식약처는 베이진코리아의 외투세포림프종(MCL) 치료제 ‘브루킨사캡슐80밀리그람’(Brukinsa, 성분명 자누브루티닙 Zanubrutinib) 품목허가를 승인했다.
브루킨사는 BTK(Bruton’s tyrosine kinase) 억제제로 한 가지 이상의 치료를 받은 적 있는 MCL 및 발덴스트룀거대글로불린혈증(Waldenström’s macroglobulinemia, WM) 2차 단독요법제로 2월 24일 국내 허가를 받았다.
베이진이 자체 개발한 신약으로 2019년 11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MCL 치료제로, 2021년 8월엔 WM 치료제로 각각 승인받았다.
한국릴리는 국내 최초의 RET(REarranged during Transfection) 표적치료제 ‘레테브모캡슐40밀리그램’, ‘레테브모캡슐80밀리그램’(Retevmo 성분명 셀퍼카티닙 selpercatinib)가 11일 식약처 허가를 획득했다. 미국에서는 2020년 5월 8일 승인받았다.
레테브모는 △전이성 RET 융합-양성 비소세포폐암 성인 환자 △전신요법을 요하는 진행성 또는 전이성 RET-변이 갑상선 수질암이 있는 성인 및 만 12세 이상 소아 환자 △방사선 요오드에 불응하고, 이전 소라페닙 그리고/또는 렌바티닙의 치료 경험이 있으며 전신요법을 요하는 진행성 또는 전이성 RET 융합-양성 갑상선암 성인 환자를 위한 치료제로 승인됐다.
셀트리온의 ‘셀트리온램시마프리필드시린지주120mg’(성분명 인플릭시맙)가 3월 7일 허가받았다. 오리지널인 얀센의 ‘레미케이드주사’의 제네릭(자료제출의약품)이다. 이미 국내엔 유한양행의 ‘레마로체주’, 셀트리온의 ‘램시마펜주’ 및 ‘램시마주’ 등 제네릭이 허가돼 있다.
시타글립틴 및 메트포르민 복합 성분의 당뇨병 치료제로 △진양제약의 자누그린듀오정 50/1000밀리그램, 자누그린듀오정 50/850밀리그램, 자누그린듀오정 50/500밀리그램 △영풍제약의 자누글립틴메트정 50/1000밀리그램 △위더스제약의 에스립틴엠정 50/1000밀리그램 △엔비케이제약의 시타글렌듀오정 50/850밀리그램, 시타글렌듀오정 50/500밀리그램, 시타글렌듀오정 50/1000밀리그램 등 4개사 8개 품목이 3월 2일 허가를 받았다. 모두 대원제약의 화성공장에서 위탁생산되는 자료제출의약품들이다.
이밖에 다파글리플로진 프로판디올수화물 성분의 △제뉴원사이언스의 포슈가벳정 10밀리그램 △한올바이오파마의 글루다파정 5밀리그램, 10밀리그램 △알리코제약의 디글로진정 5밀리그램 △엔비케이제약의 자로진정 5밀리그램 △일양약품의 일양다파글리플로진정 5밀리그램 등 당뇨병 치료제 제네릭이 3월 2~4일에 허가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