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지켐생명과학은 9일 미국 특허청으로부터 EC-18을 이용한 급성방사선증후군(ARS) 치료제의 특허 승인를 결정받았다고 16일 밝혔다.
이번 특허 허여 결정에 따라 엔지켐생명과학의 EC-18 글로벌 라이선싱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엔지켐생명과학 과학자문위원회(SAB) 위원인 데이비드 거디나 교수는 EC-18이 가지는 급성방사선 증후군에 대한 미충족의료수요 대응 약물로서의 가능성을 강조했다.
급성방사선증후군은 희귀질환으로 인체가 핵 공격 또는 원자력발전소 붕괴 등으로 치사량의 방사선에 노출되면 발생해 조혈계, 소화기, 중추신경계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치고, 면역 결핍에 따른 세균 감염 및 패혈증까지 발생해 생명을 위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엔지켐생명과학의 급성방사선증후군 치료제는 2017년 12월 미국 FDA에서 희귀질환치료제로 지정(Orphan Drug Designation)을 받았으며, 그 혜택으로 치료제 품목허가 시 7년간 독점 라이선스가 부여되고 R&D 자금 조달 및 세금 인센티브를 지원받는다. 시판허가를 받게 되면 매년 미국 정부가 ARS 치료제를 구매하게 된다. 'FDA Animal Rule'에 따라 임상 2상 완료 시 조건부시판이 가능한, 현재로서는 유일한 급성방사선증후군 경구용 치료제 후보다.
EC-18은 현재까지 유일한 경구용 치료제 후보로, 조직의 손상과 염증을 제거하는데 탁월한 효능이 있는 신약후보물질로 알려져 있고 2019년 5월 임상 2상 IND를 승인받았다. 2019년 미국 국립보건원 '국립 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의 핵심 정부자금 지원 프로그램에 선정돼 미국 애리조나주립대 및 민간기업인 SRI, Battelle과 함께 '화학무기 대응 연구프로그램'(CCRP)과 '방사능 핵무기 대응 프로그램'(RNCP) 등의 신약개발과제를 수행 중이다. 최근 미국에서 나온 구강점막염 임상2상 결과에서 안전성과 유효성을 입증한 바 있다.
오는 3월부터 4월까지 미국 국립보건원 산하 NIAID 주도로 FDA 제출을 위한 'EC-18 급성방사선 노출 생존실험'을 수행할 예정이다. 이달 14일에는 한국원자력의학원(KIRAMS)과도 급성방사선 치료제 개발을 가속화하기 위한 협약(MOU)을 맺었다.
FMI가 2022년 2월 발표한 리포트에 의하면 급성방사선증후군의 글로벌 시장규모는 2021년 약 4조원에서 2029년 약 6조원 규모로 추정된다. 그러나 현재 미국 FDA가 승인한 3개의 치료제는 모두 G-CSF 주사제로, 이들 치료제는 조혈기능을 촉진할 뿐 근본적으로 방사선 피폭으로 발생한 조직의 손상과 염증의 원인을 제거하지 못하기 때문에 이를 보완해줄 수 있는 새로운 치료제가 필요하다.
엔지켐생명과학 관계자는 "급성방사선증후군 임상 2상은 시험설계 상 인체에 치명적인 수준의 방사선 노출이 필요하기 때문에 'FDA Animal Rule'에 따라 사람 대신 영장류로 진행하는 임상 2상 상응 시험을 진행하게 되며, 시험 종료시 임상 2상 시험을 마친 것으로 인정받는다"며 "이번 특허는 급성방사선증후군 치료제 및 우주방사선 치료제 까지 확대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 국립보건원의 실험결과와 한국원자력의학원과의 공동연구 결과로 글로벌 라이선싱을 추진할 예정"이라며 "임상 2상 데이터를 근거로 약 1억~2억 달러의 가치가 있는 FDA 우선심사바우처(PRV)를 신청할 계획이며,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빅파마와의 글로벌 라이선싱 협의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