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는 사람의 신체에서 가장 큰 운동 범위를 갖는 관절로, 다른 관절과 달리 360도 회전과 함께 크고 작은 움직임이 가능해 하루에도 3~4천회 정도 사용된다. 어깨 뼈에는 4개의 회전근과 함께 관절면이 작아 안전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지기 때문에 어깨 탈골 증상이 일어나기 쉽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습관성 결관절 탈구’다.
하지만 어깨 관절을 움직이지 않고는 일상생활을 영위하기 힘든 만큼 혈관 인대 등 퇴행도 빠르게 나타날 수 있기에 미리 원인과 증상을 체크하는 것이 중요하다.
어깨와 팔꿈치 사이에는 큰 뼈인 ‘상완골’이 있는데, 탈구가 된다는 것은 상완골이 어깨뼈로부터 빠져나오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에는 격한 움직임을 동반하는 야구, 농구, 웨이트 트레이닝 등의 스포츠를 즐기는 이들이 증가하면서 습관성 탈구를 경험하는 환자 수도 그만큼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탈구는 크게 외상성 습관성, 비외상성 탈구로 구분된다. 외상성 습관성은 말 그대로 탈구외상으로 인해 어깨가 탈구된 이후 습관적으로 빠지는 경우를 말하며, 비외상성 탈구는 외부 충격 등은 없지만 선천적으로 관절이 과도하게 유연한 이에게 습관적인 탈구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외상성 습관성 탈구는 증상의 정도에 따라서 관절내시경을 이용한 수술적 요법이 필요하다. 비외상성 탈구는 대체적으로 재활운동, 물리치료 등을 통해서 근력 강화를 시행해 호전을 기대할 수 있지만 정도에 따라서는 수술이 필요할 수 있어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특히 어깨 탈구 정도가 심한 경우에는 작은 충격이나 힘을 쓸 때 어깨 빠짐이 반복되고, 심지어 자는 도중에도 빠지기도 한다. 어깨 주위 조직의 심한 손상이 동반되기도 하며, 노년기에 탈구가 일어나면 어깨 힘줄이 파열될 수 있다.
수영은 팔을 뒤로 돌리는 배영이 어깨가 빠질 확률이 높고, 반대로 팔을 앞으로 돌리는 자유형은 어깨충돌증후군이 자주 발생하는 편이다. 선천적으로 어깨관절이 느슨해도 평소 어깨가 불안정한 느낌이 들고 빠지기 쉽다.
특별한 원인 없이 서서히 어깨가 빠지기도 하지만 첫 탈구는 주로 외부충격에 의해 발생한다. 주로 상완골 머리가 앞쪽으로 탈구되는 전방탈구가 흔하다. 야구, 농구, 웨이트트레이닝 같이 강한 힘을 요하는 운동을 할 때 과도한 외회전(hi-five할 때 추진력을 얻기 위해 일시적으로 손을 후진하는 동작)이 원인이다.
윤준식 고려대 구로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어깨관절 탈구는 전체 관절탈구의 절반가량을 차지한다”며 “어깨탈구 환자의 85%가 전방탈구 및 불안정성으로 대개 20대 또는 30대에 발병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 번 탈구된 어깨를 제대로 고정하거나 물리치료를 받지 않으면 약 80%의 확률로 습관성 탈구로 이어질 수 있다”며 “40대 이후에 어깨가 탈구되면 회전근개가 파열돼 팔을 옆으로 움직이기 힘들어진다”고 말했다.
습관성 탈구라면 ‘방카르트병변(Bankart lession)’이 동반됐을 확률이 높다. 관절와순 손상 일종인 이 질환은 슬랩병변과 달리 관절와순 아래쪽(6시 방향)이 손상된 질환이다. 습관성탈구 원인의 90% 이상이 방카르트병변이라는 연구결과도 있다. 방카르트병변이 동반된 경우 무거운 물건을 들 때 어깨가 앞쪽 아래로 빠진다.
재발성 탈구로 찢어진 관절와순이 원래 위치에서 벗어나 안쪽으로 말려들어가 붙어버리면 ‘알프사병변(ALPSA, Anterior labroligamentous periostealsleeve avulsion)’이라고 한다.
어깨관절 재발성 탈구가 초래되는 원인은 다양하지만 처음 탈구될 때 나이가 가장 중요하다. 보통 20세 이전에 탈구가 발생하면 재발성 탈구의 빈도가 높은 편이다. 대체로 남자가 여자보다 재발성 탈구가 잦다.
어깨탈구가 만성화된 사람은 빠진 어깨를 스스로 끼워 맞추는 경우가 많은데 자칫 정상 혈관, 신경, 인대까지 손상돼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탈구 횟수가 많아질수록 어깨뼈가 닳고 주변 조직들의 손상이 가속된다.
어깨가 빠지면 먼저 병원을 찾아 양쪽 어깨 길이를 비교한 뒤 부종, 변형, 찰과상, 멍, 통증 정도를 확인해야 한다. 촉진으로 탈골된 뼈 위치를 확인한 뒤 방사선검사와 자기공명영상(MRI)으로 정밀검사를 실시한다.
첫 탈구라면 정형외과에서 빠진 어깨를 맞춘 뒤 삼각끈으로 약 5일간 교정하는 보존적 요법만으로 어깨기능을 회복시킬 수 있다. 2주간은 목욕할 때를 제외하고 항상 삼각끈을 착용해야 하고, 2주 후부터는 가벼운 운동도 가능하다.
습관성 어깨탈구는 보존요법만으로 효과가 없어 관절내시경을 이용해 파열된 인대를 봉합하는 수술이 필요하다. 이 치료법은 피부를 절개한 뒤 약 5㎜ 직경의 가늘고 긴 연필 같이 생긴 관절경(Arthroscope)을 삽입해 병변을 제거 및 봉합한다.
윤준식 교수는 “어깨탈구나 회전근개파열 등 어깨부상을 피하려면 운동 전 ‘어깨 들었다 내리기’와 ‘깍지 끼고 기지개 펴기’ 등 스트레칭 실시해 긴장한 어깨관절과 근육을 이완시키는 게 중요하다”며 “덤벨이나 바벨 등 기구를 이용해 어깨를 단련하는 숄더프레스는 어깨의 삼각근 중 전면과 측면을 동시에 키워주지만 기구를 인중 밑으로 내리는 것은 삼가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