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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푸드 다이어트의 배신, ‘지방’ 빼려다 ‘담석’ 온다
  • 김광학 기자
  • 등록 2022-02-10 11:50:15
  • 수정 2022-02-10 11:5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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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담석증 젊은여성 환자 증가세 … 담낭 수축기능 떨어져 담즙 고여, 체외충격파치료론 완치 안돼

직장인 최모 씨(30)비키니를 입겠다는 일념으로 새해 첫 날부터 다어어트에 돌입, 8개월 만에 체중을 10감량했지만 정작 여름휴가 땐 비키니가 아닌 환자복을 입는 신세가 됐다. 휴가 전날 갑자기 오른쪽 복부에 참기 힘든 복통이 느껴져 병원 응급실을 찾은 결과 담석증이라는 진단을 받았기 때문이다. 빨리 살을 빼야 한다는 강박감에 ‘11등 극단적인 다이어트 식단을 지속한 게 화근이었다. 

 
담석증은 간에서 생성되는 소화액인 답즙이 돌처럼 응고된 결석이 담낭(쓸개), 담도, 간 등에 침착돼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서양인은 전체 인구의 10%, 한국인은 4%에서 발병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만약 기름진 음식을 먹을 때마다 명치 부분이 체한 것처럼 답답하다면 담석증을 의심해봐야 한다. 담석은 간 아래에서 소화액(담즙)을 보관하는 기관인 담낭(쓸개)에 생긴 결석을 말한다. 담석이 생기면 복통, 소화불량 등 고통스러운 증상뿐만 아니라 담낭염 등의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쓸개즙으로 불리는 담즙은 천연 소화제로 간에서 생성된 뒤 담낭에 저장된다. 식사를 하면 담낭이 수축되면서 담즙을 총담관을 통해 십이지장으로 밀어보내 음식물 소화를 돕는다.
 
평소 육류나 튀김 등 기름진 음식을 과도하게 먹으면 담즙에 과도하게 많은 콜레스테롤이 포함되면서 담석이 만들어질 수 있다. 이렇게 생성된 담석이 담낭관(담낭 안팎으로 담즙을 나르는 통로)이나 총담관(담즙을 담낭관과 간관에서 십이지장으로 나르는 통로)을 막으면 담낭에서 담즙이 제대로 배출되지 않고 고이면서 담낭 내 압력이 증가하고, 이로 인해 담낭이 늘어나 통증이 발생하게 된다.
 
담석은 화학적 성분에 따라 콜레스테롤 담석과 색소성 담석으로 구분할 수 있다. 전체의 80%를 차지하는 콜레스테롤 담석은 대부분 체내 콜레스테롤 성분이 굳은 것으로 황녹색을 띤다. 고지방식이 등 음식 섭취가 주요인이다.
반면 색소성 담석은 혈중 빌리루빈 수치가 높아 발생하는 것으로 작고 검은색을 띤다. 콜레스테롤 담석과 달리 기생충 및 세균 감염 등 나쁜 위생환경이 원인이다.
 
20년 전에는 국내 담석의 대부분이 색소성 담석이었지만 최근 식생활이 고단백·고지방·고열량식으로 바뀌면서 콜레스테롤 담석이 전체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육류나 튀김 등 기름진 음식을 과도하게 먹으면 콜레스테롤 수치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져 발병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선행 연구결과 체질량지수(BMI·체중을 키의 제곱으로 나눈 수치) 45 이상인 고도비만 여성은 정상체중 여성보다 담석 발생률이 7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유신 중앙대병원 간담췌외과 교수는 담석증의 전통적인 주요 위험인자인 ‘4F’는 비만(Fatty), 여성(Female), 40대 이상 연령(Forties), 임신(Fertile)을 의미한다여성은 임신으로 호르몬이 불균형하고, 나이를 먹을수록 담즙으로 더 많은 콜레스테롤이 분비되며, 담낭의 움직임까지 감소해 담석이 생기기 더 쉽다고 설명했다.


간과하기 쉬운 부분은 고지방식이와 정반대로 음식 섭취를 극도로 제한하는 경우에도 담석증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젊은 여성 담석증 환자가 증가하는 이유도 무리한 다이어트와 연관된 것으로 추정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20~30대 담석증 환자는 24202명으로 201318873명보다 약 30% 증가했다. 20~30대 환자 중에선 여성이 14601명이 여성으로보다 1.5배가량 많았다.
 
실제로 2017년 스웨덴 카롤린스카연구소가 발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초저칼로리 다이어트를 한 사람은 일반적인 저칼로리 다이어트를 한 사람보다 담석증 발생 위험이 3.4배 높았다. 담석증으로 수술받은 환자 수도 3.2배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최유신 교수는 식사를 하면 소화를 위해 담낭이 수축되면서 담즙을 배출한다다이어트로 끼니를 거르거나, 너무 소량만 먹으면 담낭이 담즙을 배출할 일이 없어 수축기능이 점차 떨어지고, 이럴 경우 담즙이 십이지장으로 배출되지 않은 채 담낭 안에 고여 담석이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담석증을 예방하려면 극단적인 금식, 절식, 황제다이어트, 원푸드다이어트 같은 불규칙한 식습관을 삼가고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할 수 있는 식단을 짜야 한다고 말했다.
 
담석증의 가장 특징적인 증상은 명치나 오른쪽 윗배의 지속적이고 심한 통증이다. 시간이 지나면 날개뼈 아래나 어깨 쪽으로 통증이 퍼져 나갈 수 있다.


보통 통증은 갑자기 시작돼 1~4시간 동안 지속되다 사라지며, 구역과 구토가 동반되기도 한다. 피부나 눈의 흰자위가 노래지거나, 진흙 같은 회색 대변을 보기도 한다. 이들 증상에 발열이나 오한이 나타나면 담석증 합병증인 담낭염이나 담관염을 의심해보는 게 좋다.
 
담석은 현대 의학기술로 완치할 수 있어 가능한 빨리 병원을 찾는 게 좋다. 표준치료법은 복강경 담낭절제술이다. 이 치료법은 복부에 낸 1~3개 구멍을 낸 뒤 카메라와 수술기구를 넣어 담낭을 제거한다. 최근엔 흉터를 최소화하기 위해 담석증 치료에 로봇수술을 적용하는 병원이 늘고 있다.
 
최유신 교수는 담석이 있어도 별다른 증상이 없다면 적절한 간격으로 검진만 받으면 된다하지만 복통 등 증상이 나타난 뒤 사라지지 않거나, 증상은 없지만 담석 크기가 3이상이거나, 1이상의 담낭용종이 함께 발견되면 차후 담낭염·담관염·담낭천공·복막염·패혈증 같은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담낭절제술이 필수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이어트 중 복통이 반복되거나 명치가 더부룩한 느낌이 들 땐 복부초음파검사나 컴퓨터단층촬영(CT)으로 담석증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일부 개원 병·의원에선 담석증을 신석증이나 요로결석처럼 체외충격파로 완치시킬 수 있다고 홍보하는데 아직은 치료효과가 제대로 입증되지 않았고, 치료 후 재발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권장되지 않는다고 조언했다.


증상이 없다면 합병증이 발병하지는 않는지 정기적으로 경과를 관찰하게 된다. 그러나 담낭염이 발생했거나, 2.5~3cm 이상의 거대 담석,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의 복부 통증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면 전문의의 판단하에 담낭을 제거하는 수술을 고려해볼 수 있다. 담낭은 생존을 위해 필수적인 장기는 아니다


담낭을 제거해도 간에서 생성된 담즙은 담관을 통해 직접 십이지장으로 배출된다. 실제로 담낭절제술을 받으면 2~3개월 몸 적응기 동안 속 쓰림, 설사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지만 금방 호전된다. 최근에는 담낭을 제거하지 않아도 담석을 없앨 수 있다. '내시경역행담췌관조영술'이라 불리는 내시경 수술로, 개복 수술보다 출혈과 감염의 위험이 적지만 고난도 시술이기 때문에 숙련된 기술이 필요하다. 이외 담석을 녹이는 용해제를 사용하는 방법이 있다.

 

담즙이 담낭에 고이지 않고 원활하게 배출되게 해야 담석증을 예방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아침, 점심, 저녁 하루 세끼를 규칙적으로 먹어야 한다. 과도한 다이어트나 금식은 담즙이 담낭에 고이게 한다. 일주일에 1.5kg 이상의 체중 감량은 피하는 것이 좋다. 또한, 체내 콜레스테롤 생성을 촉진하는 포화지방과 트랜스지방의 섭취를 줄이는 것도 담석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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