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사이언스는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GBP510'의 3상 임상 참여자 모집을 완료했다고 18일 밝혔다. 3상은 백신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검증하는 개발 최종 단계다.
GBP510의 임상 3상 참여자는 만 18세 이상 성인 총 4037명으로 국내에서 570명, 유럽·동남아·오세아니아 등 해외 5개국에서 현지인 3467명이 모집됐다. 국내 임상은 고려대 구로병원 등 총 16개 기관, 해외 임상은 비영리 국제기구인 IVI(International Vaccine Institute, 국제백신연구소)가 협력해 진행 중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해 8월 국내에서 3상 시험 첫 투여를 개시한 후 국내 대상자에 대한 투약은 2차까지 모두 마친 상태다. 국내 대상자의 임상 검체는 현재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과 IVI를 통해 바이러스를 무력화하는 중화항체를 측정하는 효능 평가 단계에 들어가 있다.
국립보건연구원과 IVI는 해외 임상 검체도 순차적으로 수령해 분석을 진행 중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대상자 모집이 모두 완료된 만큼 빠르게 투약을 완료해 유효성 및 안전성 데이터를 확보할 예정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확보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올해 상반기 중 GBP510의 국내 신속 허가와 세계보건기구(WHO) 사전적격인증(Pre-qualification, PQ) 획득, 해외 국가별 긴급사용사용 획득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국제기구 CEPI(전염병대비혁신연합)의 ‘Wave2’(차세대 코로나19 백신) 프로젝트에 선정된 GBP510은 개발 완료 후 수 억회 도스가 공정하게 공급될 예정이어서 끝나지 않는 팬데믹 상황에서 새로운 대안으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주기적으로 출현하는 다양한 변이주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 부스터샷 임상도 진행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GBP510 1/2상 참여자를 대상으로 6개월 후 GBP510을 추가 접종하는 자체 임상과 다른 코로나19 백신 접종자 약 550여 명에게 GBP510을 추가 접종하는 질병관리청 주도 연구자 임상 등으로 부스터샷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인하는 중이다. 임상 기관은 충북대병원, 전남대병원, 인하대병원, 경북대병원, 동아대병원, 아주대병원,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고려대 안산병원, 고려대 구로병원 등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소아 및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도 착수를 준비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또 CEPI의 지원 아래 ‘사베코바이러스(sarbecovirus)’ 표적 백신을 개발 중이다. GBP510의 플랫폼을 활용해 코로나19,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 바이러스와 관련 변이주가 속한 사베코바이러스 계열을 전방위적으로 예방할 백신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GBP510은 코로나19 바이러스 항원 단백질을 체내 주입해 항체를 생성하는 전통적인 합성항원 방식의 백신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와 미국 워싱턴대학 약학대 항원디자인연구소(Institute for Protein Design, IPD)가 공동 개발했고 글락소스미스클라인(GlaxoSmithKline, GSK)의 면역증강제(Adjuvant) 기술이 활용됐다.
전문가들은 GBP510이 인플루엔자·B형간염·자궁경부암 백신 등 기존 백신에서 장기간 활용되며 안전성과 유효성이 입증된 ‘합성항원’ 방식을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기존에 개발된 코로나19 백신에 거부감을 가진 사람들의 접종을 유도하는 등 합성항원 백신만의 차별화된 시장을 창출할 수 있고 2∼8도의 냉장 유통과 장기 보관이 가능해 저개발국을 포함한 전 세계 백신 접종률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은 “코로나19 팬데믹이 장기화되고 있는 국면에 백신은 개인뿐 아니라 사회 전체를 지킬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며 “GBP510 개발을 성공적으로 완료해 전 인류가 기나긴 팬데믹의 터널에서 벗어나는 데 대한민국 백신이 기여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