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신종플루 사태가 진정되는 데는 '타미플루'라는 치료제의 역할이 컸다. 예방에는 백신이 효과 있지만, "설사 병에 걸린다 해도 먹으면 낫는 약이 있다"는 사실 자체가 공포를 크게 억제해주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2020년 코로나19가 확산한 이래 백신 못지않게 모든 사람들이 기다려온 것이 치료제다. 중환자를 살려 내는 것은 물론, 중환자가 될 가능성까지 낮춰 주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미국 머크앤드컴퍼니(MSD)의 '몰누피라비르'와 화이자의 '팍스로비드' 2종류가 개발됐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화이자에 이어 MSD 제품에 대해서도 긴급사용을 승인했다.
김강립 식약처장은 “당장 ‘게임’이 확 바뀔 거라고 말씀드리기는 조심스럽다”면서 “충분히 공급되고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시기까지 견뎌야 한다”고 말했다.
누가 먹게 되나
팍스로비드는 12세 이상 코로나 확진자 중에서 중증으로 진행될 위험이 높은 경증·중등증 성인이 대상이다. 60세 이상 고령자거나 만성 폐질환·당뇨병·암 등 기저 질환자, 백신 미접종자 등이다. 12세 이상 소아는 몸무게가 40㎏ 이상이어야 한다. 몰누피라비르는 18세 이상만 먹을 수 있다.
언제 국내 도입되나
애초 내년 2월 도입을 계획했지만, 코로나 환자가 급증하면서 도입 시기를 1월 말로 앞당기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화이자 제품은 식약처의 긴급사용승인 절차가 진행 중인데, 이르면 내주 쯤 나올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인 도입 시기는 여기에 맞물려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어떻게 먹나
팍스로비드는 분홍색 약 2개와 흰색 약 1개를 하루 2회(6알)씩 5일 동안 30알 먹는다. 몰누피라비르는 200㎎ 캡슐 4개를 하루에 2회(8알)씩 5일 동안 40알 먹게 된다. 양성 판정 받고 증상이 나타난 지 5일 안에 되도록 빨리 먹어야 좋다. 팍스로비드는 1명당 530달러(약 63만원), 몰누피라비르는 700달러(약 83만원)인데, 우리는 정부에서 약값을 낸다. 환자 부담은 없다.”
약은 어떻게 받나
팍스로비드는 생활치료센터 입소자나 재택 치료자에게 먼저 주는데 의사가 전화 등 비대면 진료로 처방하면 약국이 관할 보건소와 협의한 대로 주소로 보내준다. 생활치료센터에선 의료진이 직접 환자에게 준다. 실온에서 보관해도 된다.
부작용은 없을까
화이자는 임상시험에서 약을 복용한 자와 위약을 복용한 환자 모두 20% 정도의 이상증상이 있었다고 밝혔다. 대부분 가벼운 증상이었고, 치료제를 투여받은 환자의 약 1.7%가 심각한 부작용을 호소했으나, 이는 위약 투여 환자(6.6%) 대비 매우 낮은 수준이었다.
MSD 제품은 투여받은 환자의 12%, 위약투여자의 11%가 치료제와 관련된 부작용을 경험했다. 또 동물번식연구에서 기형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와 임신부에게는 권고되지 않는다.
간이나 콩팥에 중증 장애가 있는 환자에겐 권하지 않는다. 임신부는 코로나 감염으로 인한 피해보다 먹는 치료제 투약으로 얻는 바가 더 크다고 판단될 때만 복용할 수 있다. 대신 약을 먹는 동안 모유 수유를 하면 안 된다
치료제는 얼마인가
화이자 치료제는 닷새 치료분에 530달러, MSD 치료제는 700달러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돈으로 각각 63만 원, 83만 원 정도 돈다. 다른 약에 비해 비싼 건 사실이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정부가 비용을 전액 부담한다. 환자는 걱정할 필요 없다.
‘오미크론 변이’에도 효과
팍스로비드는 체내에서 단백질 분해 효소를 차단해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하는데, 이 효소는 오미크론 변이에도 있기 때문에 효과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