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스데반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신경외과 교수(제1저자), 양승호 성빈센트병원 신경외과 교수(교신저자) 연구팀이 국민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를 이용해 2009년부터 2011년까지 건강검진을 받은 20세 이상 성인 683여만명을 평균 7.3년 동안 추적관찰해, 신경교종 발생 위험과 체질량지수 및 허리둘레와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체질량지수가 25 이상이면서 복부비만이면 신경교종 발생 위험이 18%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이 체질량지수(BMI)와 허리둘레에 따라 신경교종 발생 위험을 조사한 결과, 복부비만이 없는 그룹에 비해 복부비만(허리둘레 남성 90cm 이상, 여성 85cm 이상) 그룹은 발생 위험이 16% 높았으며, BMI 25 이상 그룹은 BMI 25 미만 그룹에 비해 발생 위험이 8%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나, 체질량지수보다 복부비만과 신경교종 발생 위험 간의 연관성이 더 강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특히 BMI 25 이상이면서 복부비만인 그룹은 대조군(BMI 25 미만, 허리둘레 남성 90cm 미만, 여성 85cm 미만)에 비해 신경교종 발생 위험이 18% 높았는데, 성별로 나눠 분석했을 때 여성과 남성의 발생 위험이 각각 28%, 17%로 나타나 여성의 발생 위험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교모세포종(Glioblastoma)으로 대표되는 신경교종(glioma)은 가장 흔한 악성 뇌종양이며, 신경교종 중 가장 흔한 유형인 교모세포종의 평균 생존율은 2년이 안될 정도로 몹시 예후가 불량한 암이다. 특히 질병의 발생 원인 및 위험에 대해 밝혀진 것이 없는 상태이고, 거의 모든 암종에서 흡연과 비만은 가장 중요하고 강력한 위험인자로 밝혀져 있으나, 지금까지 서양인에서 시행된 역학연구 결과에서는 그런 연관관계가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런 제한점에 의문을 품고 2007년부터의 건보공단 자료를 추척해 여러 연구를 수행했으며, 이번 연구에서 규명한 복부비만 외에도 흡연 및 큰 키가 신경교종의 위험인자라는 것을 동양인 인구집단에서 최초로 제시했다. 큰 키에 대한 연구는 동일한 건보공단 빅데이터를 조사대상으로 진행했으며, 키가 나이 대비 상위 25%에 해당할 경우 신경교종 발생 확률이 하위 25% 집단에 비해 21%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키 큰 사람은 성장호르몬의 영향을 더 많이 받은 경우가 많고, 성장호르몬의 과잉이 암세포의 성장 위험 또한 증가시키는 것으로 추측된다.
안스데반 교수는 “이번 연구는 1000만명 가까운 인구집단에서 5000명 정도의 신경교종 환자를 포함한 대규모 연구이며, 동양인 인구집단에서 신경교종에 대한 위험인자를 최초로 제시한 역학연구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불치에 가까운 난치성 교모세포종 및 신경교종의 병인 및 위험인자 규명, 더 나아가 예방에 도움을 주는 연구를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동양인 인구집단을 대상으로 신경교종의 위험인자를 최초로 제시한 역학연구이며,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Cancers(IF 6.639)’에 최근 게재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