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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약 많이 쓸수록 상쾌? 치아에 남은 계면활성제, 구취·충치 유발
  • 김광학 기자
  • 등록 2021-10-18 11:44:13
  • 수정 2021-10-18 11:4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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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칫솔에 물 묻히기, 연마제·불소 희석돼 양치효과 저하 …구강세정제, 치아착색 원인

어릴 때부터 하루 3번, 식후 3분 이내, 3분 이상 양치질을 하라는 ‘333법칙’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듣는다. 하지만 실천이 쉽지 않다. 밀린 업무를 급하게 처리하느라 점심식사 직후 양치질을 깜빡하거나, 식사 후 커피를 마시며 티타임을 갖느라 식후 30분 이상 지난 뒤에야 양치하는 경우가 적잖다. 


술자리가 많은 연말 연초엔 술기운과 피곤함 탓에 양치질을 하지 않고 바로 잠자리에 드는 경우도 종종 있다. 시대가 변하며 양치 가이드라인도 조금씩 바뀌는 추세다. 최근 치의학계는 ‘333법칙’보다 ‘4+1법칙’을 준수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4+1법칙은 하루 세끼 식사 직후에 더해 잠자기 직전 한 번 더 양치질을 하고, 하루에 한 번 이상 치실이나 치간칫솔을 사용한다. 


고광욱 파주 유디치과의원 대표원장은 “수면 중엔 외부물질로부터 구강을 보호하는 침의 분비량과 분비 속도가 음식 섭취시의 4분의 1 수준으로 급감해 입 속 세균이 활발하게 증식한다”며 “저녁식사 후 양치질을 했더라도 자기 직전에 한 번 더 해줘야 한밤 중 구강세균이 활개치고 다니는 것을 억제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적어도 하루에 네 번 양치질을 해주고 잠들기 전엔 기본 양치질 3분에 추가로 1분가량 치실 또는 치간칫솔을 사용하거나 잇몸마사지를 해주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양치질할 때 치약을 습관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것은 역효과를 낼 수 있다. 치약엔 치태와 음식물찌꺼기를 닦아주는 연마제와 거품을 만들어내는 계면활성제가 포함돼 많이 사용할수록 상쾌하고 개운한 느낌을 받기 쉽다. 하지만 치약을 다량 사용하면 물로 입을 헹군 뒤 혀와 치아에 남아있던 계면활성제 성분이 구강 전체를 건조하게 만들어 구취와 충치를 유발할 수 있다. 


조현재 서울대 치의학대학원 예방치학과 교수는 “성인이라면 치약을 칫솔모 전체의 3분의 1 또는 2분의 1 정도만 짜서 사용하는 게 적당하다”며 “치약을 칫솔 위에 두툼하게 묻히지 말고 칫솔모 안으로 스며들 수 있도록 눌러 짜 사용하면 치아 깊숙한 곳까지 치약이 닿아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계면활성제는 찬물보다 따뜻한 물에서 잘 녹으므로 평소보다 치약을 많이 사용했다면 따뜻한 물로 입을 헹구는 게 좋다”고 말했다. 


양치할 때 칫솔에 물을 묻히는 것도 고쳐야 할 습관이다. 물을 먼저 묻히면 계면활성제가 활성화되면서 거품이 쉽게 생겨 양치질이 잘 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지만 실상은 반대다. 치약엔 연마제, 계면활성제, 불소, 방부제, 향미제, 감미제 등 여러 부가 성분이 들어 있다. 이 중 치약 성분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연마제는 치아 표면의 때와 얼룩을 없애고 치아 광택을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고 원장은 “양치질 전 칫솔에 먼저 물을 묻히면 연마제의 농도가 낮아져 세척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며 “충치균을 제거하는 불소 성분도 물에 닿으면 희석돼 효과가 감소하게 된다”고 조언했다. 또 양치질을 너무 오래하면 치약에 함유된 마모제로 인해 치아 표면이 손상될 수 있다. 마모제는 치아에 붙은 착색물질을 제거하는 성분으로 과산화수소와 함께 주로 미백효과를 내는 치약에 다량 함유돼 있다.


또 양치를 오래 할 경우 치아 사이의 음식물이나 치석이 제거되는 게 아니라 닦이는 부분만 반복적으로 칫솔이 닿아 치아가 마모되면서 이가 시리게 된다. 식후 3분 내 양치질도 어떤 음식을 섭취했느냐에 따라 독이 될 수 있다. 산도가 높은 탄산음료, 맥주, 녹차, 커피, 주스, 식초, 이온음료 등을 먹은 뒤 바로 양치질하면 산성으로 변한 치아 표면과 치약의 연마제가 만나 화학작용을 일으켜 치아가 부식된다.


이들 음식을 먹은 뒤엔 먼저 물로 입 속을 헹구고 30분 뒤에 양치질하는 게 좋다. 양치질 직후 치아를 더 청결히 한다는 이유로 구강세정제를 사용하면 치약 속 계면활성제의 라우릴 황산나트륨(sodium lauryl sulfate, SLS)과 세정제에 함유돼 살균·소독 역할을 하는 세틸피리디늄염화수화물(cetylpyridinium chloride hydrate, CDC)이 결합해 치아착색을 유발할 수 있다. 


이런 부작용을 막으려면 양치질 후 30분이 지난 뒤 구강세정제를 사용해야 한다. 죽염 등 소금을 손가락에 묻혀 양치질하면 소금의 거칠고 굵은 입자가 치아와 잇몸 표면을 미세하게 갈아 이가 시리고 잇몸에 출혈이 생길 수 있다. 양치 후에는 입 속을 10번 이상 물로 헹궈야 계면활성제나 마모제 같은 성분이 제거돼 치아착색을 막고 살균 효과를 높일 수 있다. 


치실 사용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게 대다수 치과의사들의 입장이다. 서울대 치의학대학원의 연구결과 치실을 사용하면 치주질환 발생이 30%, 특히 하루 세 번 식후에 사용하면 78%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잘못된 치실 사용은 치아를 망가뜨린다. 조 교수는 “치실은 잇몸에서 씹는 면 쪽으로 위·아래로 움직여 사용하는 게 정석”이라며 “구두 닦듯이 앞뒤로 움직이면 치아 옆면에 길고 가는 홈이 생겨 그 안에 음식물찌꺼기나 치태가 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선천적으로 치아 사이에 틈이 거의 없는 사람이 무턱대고 굵은 치실을 사용하면 오히려 치아와 잇몸을 다칠 수 있어 치과 전문의와 적합한 치실 굵기를 상담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치실을 자주 사용하면 치아 사이가 넓어진다는 것은 낭설이다. 이전보다 치아 사이가 넓어졌다면 세균에 의한 염증으로 잇몸과 잇몸뼈까지 손상된 치주질환을 의심보는 게 좋다. 


양치질과 치실 중 무엇을 먼저 해야 좋은지에 대해서는 학자마다 의견이 분분하다. 최근 미국치주학회 브라이언 프란츠 박사는 “치실을 먼저, 칫솔질을 나중에 하면 플라크(치태) 제거에 더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가 보고되고 있지만 그 반대의 연구도 적잖아 확정적인 결론은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 치의학계에선 먼저 3~4분간 양치질을 한 뒤 1분간 치실을 사용해 남아있는 음식물찌꺼기 등을 제거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치약에는 물을 묻히면 양치효과 떨어진다


양치하기 위해 칫솔에 치약을 짜고 입으로 가져가기 전, 물을 묻힐까 말까 고민하는 경우가 있다. 물을 묻히면 거품이 쉽게 나서 치아가 더 잘 닦이는 느낌이 들지만, 세균이 쉽게 번식하고 양치 효과가 떨어진다고 하기 때문이다. 정말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치약에는 물을 묻히지 않는 게 좋다. 치약의 핵심 효과인 치아 세정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치약에서 가장 중요한 성분은 연마제인데, 치약 속 연마제에 물이 닿으면 희석돼 농도가 낮아지면서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


연마제는 치아에 붙어 있는 충치 유발 세균, 음식물 찌꺼기가 침착된 치석 등을 제거해 치아 세척 효과를 낸다. 또 치아 표면인 법랑질을 소량 마모시켜서 치아 광택을 유지하는 역할도 한다. 연마제에 물이 얼마큼 닿으면 효과가 떨어지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칫솔에 묻은 물이 침과 섞여 연마제가 희석될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


잇몸병이 발생하면 치매 위험 높아진다


잇몸병이 발생하면 왜 치매 위험이 높아질까? 잇몸병을 일으키는 세균이 혈액과 신경을 통해 온몸을 돌아다니면서 뇌를 손상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강경리 강동경희대 치과병원 치주과 교수는 "잇몸병 원인균은 혈류나 신경을 통해 뇌로 침투해 치매를 유발할 수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며 "실제로 알츠하이머병 환자군의 뇌에서 대조군인 정상인의 뇌보다 더 높은 빈도로 잇몸 염증 관련 세균이 발견됐다"고 말했다. 


2013년에 10명의 알츠하이머병 환자 뇌 조직을 검사했을 때 4명에서 치주질환원균인 진지발리스균(P. gingivalis)에서 유래한 'LPS'라는 물질이 확인됐다. 이런 연구 결과들은 잇몸병 원인균이 뇌에 침입해 지속적으로 감염을 일으켜 점진적 치매, 뇌 위축, 아밀로이드 침착을 유발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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