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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 코로나 한달 앞… 확진자 입원·인공호흡기 환자 수 알려야
  • 김광학 기자
  • 등록 2021-10-08 15:48:10
  • 수정 2021-10-08 15:4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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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英 싱가포르선 구분해 발표… 국민들 유행 상황 쉽게 파악하고 판단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11월 9일쯤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With Corona) 시작이 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방역 당국에서 단계적 일상 회복이 시작된 시점을 구체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정부는 전 국민의 70%가 코로나 백신 접종 완료를 단계적 일상 회복의 전제 조건으로 꼽았다. 이날 정 청장은 “현재 접종 예약률을 감안하면 10월 마지막 주(25~31일) 초반에 전 국민의 70% 접종 완료가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접종 후 항체 형성을 통해 접종 완료가 되는 2주를 감안하면 11월 9일부터 단계적 일상 회복을 시작해볼 수 있다는 것이다.


5일 기준 코로나 백신 1차 접종자가 4000만명에 육박해 국민 77%가 백신을 맞았고, 접종 완료자가 2700만명을 넘어 ‘국민 면역’이 상당 수준에 이르렀다. 이 때문에 정부가 단순히 확진자·중증 환자 숫자만 발표할 게 아니라, 이 같은 추세를 더 쉽게 전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코로나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면서 하루 확진자 숫자보다는 중증 환자 관리로 무게추를 옮겨야 한다고 대다수 전문가는 말한다. 실제로 영국⋅싱가포르⋅미국 등은 코로나 공식 통계에 병원 입원 환자와 중증 환자 등을 구분해서 발표한다. 


5일 영국 정부의 코로나 바이러스 공식 웹사이트를 보면 ‘신규 확진자 3만5077명, 사망자 33명, 신규 입원 환자 754명, 일일 코로나 진단 검사량 102만2070명’ 같은 식으로 안내한다. 코로나 확진자 중 현재 입원 치료를 받는 총환자는 6556명이고 인공호흡기를 부착한 환자는 805명이란 점도 알린다. 위독한 환자가 얼마나 많은지 알려 코로나 현황을 국민이 분명하게 알아차리게 한다. 


접종 완료자 비율이 높은 싱가포르도 비슷하다. 싱가포르 방역 당국 발표를 보면, 코로나로 신규 입원 환자 수는 1355명, 산소마스크 등 산소 공급이 필요한 환자는 226명, 집중치료시설에서 치료 중인 환자는 35명 등과 같이 중증 환자 현황을 먼저 한눈에 알린다. 하루 총확진자 숫자인 2475명은 통계 발표 마지막에 첨언하는 식이다.


미국의 경우엔 하루 확진자 수 발표와 함께 입원 환자 등에 대한 통계를 일주일 단위로 발표한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지난 9월 26일부터 10월 2일까지 하루 평균 신규 코로나 입원 환자 수는 7227명이다. 직전 주 평균 8921명보다 19% 감소했고, 역대 주간 평균 최고치인 1만6489명보다 56.2% 감소한 수치라고 적혀있다. 


하지만 한국은 백신 접종률이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여전히 확진자 수 발표 위주로 이뤄지고 있다.전문가들은 단계적 일상 회복과 함께 확진자 발표 방식을 대폭 개편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의료계를 포함한 154개 시민단체가 모여 만든 국민참여운동본부도 “하루 단위가 아닌 주 단위로 하루 평균 확진자 추이를 발표하는 식으로 ‘새로운 상황판’이 나와야 한다”면서 “신규 중환자 발생 규모나 밀접 접촉자·자가 격리자 규모 등도 동시에 볼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해야 국민이 종합적으로 방역 상황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렇게 해야 ‘위드 코로나’로의 진행이 더 수월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단계적 일상 회복으로 전환하면 중증 환자 통계를 세분화해야 한다”며 “확진자 중 입원 치료가 필요한 환자의 비율, 인공호흡기 등을 장착한 환자 비율, 치사율의 추이를 발표해야 한다”고 말했다. 


무증상·경증 확진자 재택치료 전국으로 확대


경증·무증상 코로나 환자에 대한 재택치료가 수도권에서 전국으로 확대된다. 확진자 입원 기간은 기존 10일에서 7일로 단축한다. 정부가 오는 11월 ‘단계적 일상 회복’ 시작을 앞두고 의료 대응 체계를 재정비하는 것이다. 중앙사고수습본부는 “지금까지는 소아·청소년 돌봄이 필요한 가족을 둔 보호자만 재택치료를 허용했지만 앞으론 경증·무증상인 일반 성인 환자도 재택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된다”고 밝혔다. 다만 재택치료 대상이 되려면 의료진 판단과 환자 본인 신청이 있어야 한다. 


동거인과 생활 환경을 분리할 수 없는 취약한 주거 환경이면 대상에서 제외된다. 재택치료 환자는 자택에서 10일간 격리하며 자가 격리 앱을 통해 모니터링을 받는다. 의료진이 포함된 전담 조직이 하루 2번 체온, 산소포화도 등을 확인하고 증상이 악화하면 의료기관으로 이송하는 방식이다. 이날 기준 재택치료 중인 환자는 서울 383명을 포함해 전국 1361명이다.


정부, 먹는 코로나 치료제 2만명분 선구매


한편 정부는 위드코로나 대비 먹는 코로나 치료제 2만명분을 선구매했다고 밝혔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4만명분 치료제 구매 예산을 확보했고, 약 2만명분은 이미 선구매 계약을 했다”고 말했다. 다만 어떤 제약사 치료제를 샀는지 밝히진 않았다. 그는 “국내 업체에서도 임상 시험 중인 곳이 있기 때문에 여러 가능성을 다 놓고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질병관리청은 “현재 2만명분을 포함해 이미 확보된 물량이 있고, 추가로 협의 중인 물량도 있다”며 “미 머크와 화이자, 로슈 등 글로벌 제약사 3곳과 구체적인 협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계약 완료 후 내용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했다.


현재 미 제약사 머크가 개발한 경구용 치료제 몰누피라비르는 인기가 급상승하고 있다. 아직 미 식품의약국(FDA) 긴급사용승인을 받지 못했지만, 미국은 이미 170만명분을 선구매했다. 몰누피라비르는 올해 1000만명분을 생산할 전망이다. 싱가포르도 이날 “머크와 몰누피라비르 선구매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고, 호주도 지난 5일 30만회분을 선구매했다고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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