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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상·방역인력 늘려야 10월말 위드코로나 가능 하다
  • 김광학 기자
  • 등록 2021-09-27 15:33:27
  • 수정 2021-09-27 15:4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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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국 역학조사관 452명 불과 · 중증병상도 499개만 남아 치명률 낮춰야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COVID-19, 코로나19) 추석연휴 이후 하루 신규 확진자가 2500명 안팎을 오르내리고 있다. 7월 초 4차 대유행이 본격화하자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최고 수위인 4단계를 네 번째 연장하며 ’오후 6시 이후 4인 이상 집합금지’(접종자 2인 포함) 등 사적 모임을 제한하는 초강력 방역 조치를 취했는데도 확진자 확산 차단에는 역부족이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브리핑에서 “추석 연휴에 인구 이동량이 두드러지게 증가해 지난 4차 유행 시기 시작 이전 수준보다 이동량이 훨씬 증가한 양상”이라며 “다음 주에도 3000명대 이상 확진자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감염경로를 추적하기 힘든 환자의 비율과 양성률이 높아지는 등 유행 확산의 우려가 큰 가운데에서도 위ㆍ중증 환자나 사망자 숫자는 비교적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소상공인ㆍ자영업자를 비롯한 경제적 약자의 고통과 일상의 마비, 방역의 한계, 코로나19의 위험도 등을 고려할 때 지나친 공포에서 벗어나 과학적ㆍ합리적 대안을 모색할 필요는 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최근 확진자 수가 3000명대를 넘어서는 등 악화하는 코로나 상황에도 10월말부터 단계적 일상 회복을 하겠다는 정부의 스케줄에는 변함이 없다고 26일 밝혔다. 10월 말부터 이른바 ‘위드 코로나’로 전환하겠다는 방역 구상을 재확인했다.

전문가들은 위드 코로나를 선택해 방역 정책의 고삐를 풀려면 결국 중증 환자·사망자를 줄이기 위한 의료 여건을 갖추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정은경 질병청장은 확진자 증가에 대해 “아주 최악과 중간 (사이) 정도의 시나리오에 해당하는 규모”라면서 “추석 연휴 동안 사람 간 접촉 확대로 잠재적 감염원이 더욱 늘어 향후 1~2주 동안은 확진자가 크게 증가할 수 있다. 적어도 2주 정도는 사적 모임을 가능한 한 취소·연기해달라”고 말했다. 


정 청장은 또 “위드 코로나는 위중증 환자나 사망자가 급증하지 않고 의료 체계 안에서 감당 가능한 수준으로 발생할 경우 거리 두기를 단계별로 완화하겠다는 것”이라며 “확진자 규모를 어디까지 감당하면서 일상을 회복할지 결정해야 한다”고 했다.


대다수 전문가 역시 확진자 증가에도 위드 코로나로의 방역 정책 전환은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주장한다. 국민 80%가 백신 2차 접종까지 마치고 나면 위드 코로나 외에는 다른 선택지가 없다는 것이다. 현재 가장 우려스러운 점은 이번 주에도 3000명대 이상 확진자가 계속 발생할 경우 의료 체계에 심각한 과부하가 걸릴 수 있다는 점이다. 


방역 당국은 일일 확진자가 2500~3000명 수준으로 발생할 경우 앞으로 1~2주 정도는 대응할 병상 여력이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확진자가 더욱 증가할 경우 ‘병실 대란’은 현실화할 수밖에 없다. 당국은 행정명령으로 추가 병상 확보에 나서겠다는 입장이지만,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하는 환자가 늘면서 중증 환자·사망자 규모가 증가해 위드 코로나는 더욱 멀어질 가능성이 크다.


25일 오후 5시 기준 전국의 중증 환자 병상 976개 가운데 477개(48.9%)가 사용 중이고 499개가 남아 있다. 1000명 가까운 확진자가 쏟아지고 있는 서울에선 333개 중 182개(54.7%)가 사용 중이어서 여유 병상은 151개다. 경기·인천도 여유 병상이 각각 97개·37개로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질병관리본부장을 지낸 정기석 한림대 교수는 “백신 접종률 70%를 달성하더라도 중증 환자와 사망자가 줄지 않으면 위드 코로나는 물 건너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난달 말 기준 전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역학조사관은 452명에 불과하다. 그나마 작년 초 100명 남짓에서 코로나 사태를 겪으며 네 배 이상으로 늘렸지만 여전히 크게 부족한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위증증 환자의 비율과 치명률(사망률)을 각각 1% 미만, 0.1% 이하로 낮추면 위드 코로나가 가능하다고 본다. 지난 7월~8월 위중증 환자 비율은 2%, 치명률은 0.29%인데, 이를 절반 정도로 낮추면 확진자 숫자가 늘더라도 현행 의료체계로 감당할 수는 있다.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백신을 접종해도 코로나19에 감염되는 이른바 ‘돌파감염’이 크게 늘더라도, 백신을 접종한 사람의 치명률은 떨어진다는 것이 최근 연구에서 확인된 만큼, 백신 접종률을 충분히 높이는 노력도 필요하다. 현행 의료체계를 고려해 방역 시스템을 재설계하고, 충분한 병상 및 의료 인력 확보에도 나서야 한다.


‘전면적 방역 완화’없는 위드코로나 체제에 대해 국민들을 설득하는 작업도 남아있다. 마상혁 경남의사회 감염병대책위원장은 “국민들이 생각하는 위드코로나, 정치인들이 생각하는 위드코로나, 전문가들이 생각하는 위드코로나의 온도차가 너무 심하다”며 “서로 간극을 좁히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했다.


위드 코로나를 앞둔 시점에서, 확진자가 폭증하고 있는 만큼 역학조사관의 양과 질을 모두 더 향상시켜야 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마상혁 위원장은 “역학조사관 중 의사 면허를 갖고 있는 사람은 16%밖에 안 된다”며 “당국이 방역 인력을 충분히 확충할 수 없다면 전문가 그룹과 심도 있는 논의를 거쳐 보다 효과적으로 접촉자 추적 관리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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