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의료원이 ‘Again, 65만의 기적’ 캠페인(이하 65캠페인)을 통해 200억원을 모금하며 사회적 가치 실현에 본격 드라이브를 걸었다.
65캠페인은 고려대학교의료원(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 김영훈)이 신종 감염병에 대응하고, 사회적 의료기관으로서의 역할과 책임을 다하고자 기획된 것으로, 지난 6월 5일 시작해 100일간 진행됐다.
1928년도 로제터 홀을 통해 개설된 조선여자의학강습소(고려의대의 전신)가 1938년 경성여자의학전문학교로 승격되어 소외된 여성 건강에 앞장설 수 있었던 계기는 우석 김종익 선생의 숭고한 기부에서 비롯됐다. 65라는 숫자는 이때 우석이 기부한 65만원의 가치를 되살리자는 의미다. 65만원은 당시로선 엄청난 거액이었다. 국내 굴지의 의대에서 여학생 입학을 받기 시작한 것이 해방 이후임을 고려할 때 김종익 선생의 장거는 앞선 시대정신이자 생명사랑 가치의 실현이었다.
이번 캠페인은 일제 강점기 생명사랑으로 시작된 65만원의 기부를 오늘 팬데믹으로부터 고통받는 인류사랑의 정신으로 승화시키자는 취지에서 시작되어, 고려대의료원 교직원과 뿐만 아니라 교우와 기업인들, 환자와 일반인들이 앞다퉈 동참하며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84년 전, 우석 선생의 따뜻한 나눔이 시대를 초월해 많은 사람의 마음을 사며 공명한 까닭이다.
고대의료원 발전위원장인 문규영 아주그룹 회장의 기부로 65캠페인이 시작됐으며, 국내 교우뿐만 아니라 이역만리 해외에서도 평생 인술을 베풀며 모은 금액을 선뜻 전달해왔다. 지난해 코로나19 성금을 지원했던 고대경제인회(회장 승명호) 또한 이번 캠페인에도 적극 참여해 하루 만에 목표 모금을 달성했다.
또한 반평생을 안암동에 거주하며 그저 고대가 좋아서 기부했다는 한종섭 여사, 의료진들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위중했던 코로나 감염에서 회복 후 기부한 환자, 임종한 환자를 대신해 기부한 보호자, 백신혁신센터에 100억원을 기부한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에 이르기까지 감동의 이야기가 이어졌다. 또한 퇴직하는 교직원의 마지막 봉급 기부, 어린 자녀의 기부 동참 등, 의대를 비롯해 안암·구로·안산병원 내부 교직원들 역시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고려대의료원 내외로 기부문화가 확산되는 계기가 됐다.
65캠페인은 1차로 종료됐지만 환자 및 사회 각층으로부터 기부 문의가 잇따르는 등 캠페인의 물결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고려대의료원 관계자는 “총 200억원이 모금되어 당초 목표 금액을 훨씬 초과달성했다”며, “100일 만에 이룬 것으로 국내 의료기관에서 유례를 찾기 어렵다. 지금도 많은 분들이 기부의사를 전하고 있어 앞으로 더 큰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에 모금된 기금은 올해 새롭게 10월 문을 여는 정릉 고려대학교 메디사이언스 파크(Korea University Mediscience Park, 이하 KUM Park)에 구축될 차세대 백신 및 치료제 개발, 팬데믹 위기에 대응하는 국내외 보건의료인 교육 플랫폼 구축 등에 사용될 예정이다. 고려대의료원은 KUM Park를 통해 위드-코로나 시대의 넥스트-노멀을 선도하고, 초일류 의료기관으로 도약하는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영훈 의무부총장은 “이번 캠페인에 동참하며 더 나은 세상을 향한 고려대의료원의 꿈에 힘을 보태주신 많은 분들께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면서, “우리 의료원은 앞으로도 끊임없이 시대의 물음에 답하고, 인류가 직면한 난제를 정면 돌파하는 사회적 의료기관으로서 역할과 책임을 다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고려대의료원은 오는 2028년, 고려대 의과대학 100주년까지 2천억원의 기금을 모금하며 의료계의 판도를 바꾸겠다는 담대한 목표를 세웠다. 65캠페인으로 거둔 성과가 일회성으로 그치지 않도록, 새롭게 출범한 사회공헌사업본부(ESG 본부)를 통해 국내공헌, 국제공헌, 통일공헌 등 장기적인 사회공헌 활동과 연계하는 청사진도 그려가고 있다. 1928년 이래 고려대의료원의 DNA에 각인된 필란트로피(박애(博愛))의 정신이 앞으로 세상을 어떻게 바꾸어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