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제약사 비포파마(Vifor Pharma)와 미국 코네티컷주 스탬퍼드(Stamford) 소재 카라테라퓨틱스(Cara Therapeutics)가 공동 개발한 ‘코르수바’(Korsuva, 성분명 디펠리케팔린, difelikefalin, 코드명 CR845) 주사제가 만성신장질환(CKD) 환자의 투석에 따른 중등도~중증의 가려움증을 치료하는 용도로 23일(현지시각)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았다.
매주 3회 주사되는 이 신약은 현재 가려움증을 치료하는 데 사용되는 다양한 항히스타민제에 대한 안전성과 유효성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다. 신약은 이에 따라 혈액투석 환자 50만명의 약 40% 이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카라의 영업담당 부사장인 에릭 반달(Eric Vandal)은 23일 기자회견에서 “중등도에서 중증의 가려움증을 치료하기 위해 승인된 치료법이 없기 때문에 코르수바는 충족되지 않은 상당한 의료 수요를 충족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FDA는 기존 치료제가 없다는 점을 감안해 혁신치료제로 지정했고 올해 3월 8일 우선심사 대상으로 선정해 이달 23일까지 허가 여부를 결정키로 약속했고 23일 허가가 나왔다.
이번 승인으로 카라와 비포파마는 2022년 1분기에 코르수바를 출시할 예정이다. 카라는 2022년 상반기에 메디케어와 메디케이드를 통해 보험급여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승인은 중등도 내지 중증의 가려움증을 앓고 있는 1300명의 CKD 투석 환자에 대한 2건의 3상 연구를 기반으로 이뤄졌다. 코르수바 투여자의 각 40%와 37%가 가장 심한 가려움증 척도의 기준선에서 4점 개선을 기록했다. 반면 위약을 투여한 환자는 각 21%와 26%에 그쳤다.
디펠리케팔린은 중추신경계의 뮤(mu) 오피오이드 수용체를 활성화하여 작용하는 모르핀 및 기타 아편유사제 진통제와 달리 말초신경계의 카파(kappa) 아편유사제 수용체를 표적으로 하는 아편유사제 작용제다. 뇌와 척수의 수용체를 피함으로써 이 약물은 메스꺼움, 호흡억제, 전통적인 아편유사제의 남용 가능성에 노출되거나 취약하게 만들지 않을 것이라고 여겨지고 있다.
이번 FDA 승인은 지난 4월 아토피피부염에 대한 2상 임상에서 유효성 입증에 실패했던 코르수바에 일종의 위안이 됐다. 이 약은 또 주사제가 아닌 경구제로 개발하려다 좌절을 맛봤다.
코르수바는 현기증, 졸음, 정신상태 변화, 보행장애 등 부작용에 대한 경고문과 함께 제공된다. 이 치료는 자동차 운전이나 기계 조작 시 졸림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 이러한 부작용 중 어느 것도 임상시험에서 코르수바를 투여받은 환자의 7% 이상에서 나타난 것은 없다.
한편 이 약의 판권은 미국 및 일본의 경우 카라테라퓨틱스, 한국은 종근당, 그밖의 국가에 관한 권한은 비포파마·카라·프레제니우스투석클리닉(Fresenius dialysis clinics)이 공동 설립한 바이오벤처(Vifor Fresenius Medical Care Renal Pharma, VFMCRP)가 갖고 있다. 미국 시장은 프레제니우스투석클리닉의 기득권(시장점유율 약 34%)을 인정해주고 나머지 시장을 카라와 비포파마가 6대 4로 나눠갖는 다소 복잡한 구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