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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하의 현인’이 바이오젠, 화이자 주식을 조기에 정리한 까닭은?
  • 정종호 ‧약학박사 기자
  • 등록 2021-08-18 02:00:57
  • 수정 2021-09-24 01:4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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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이오젠 주식은 ‘애듀헬름’ FDA 승인 호재로 1년반 만에 39% 수익 실현한 듯

장기 가치투자의 대명사로 알려진 워런 버핏(Warren Buffett) 버크셔해서웨이(Berkshire Hathaway) 회장이 바이오젠과 화이자의 주식을 단기 처분해 이목이 쏠리고 있다. 

 

아마존, 애플 같은 하이테크 주식을 장기 보유하고 있는 ‘(네브라스카주) 오마하의 현인버핏은 주식을 10년 동안 소유할 의사가 없다면 10분 동안 소유할 생각조차 하지 말라는 말로 유명하다.

 

하지만 버핏의 버크셔해서웨이가 지난 6월초에 바이오젠의 18000만달러 지분을 매각했다고 2분기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증권신고서를 통해 밝혔다. 이는 지난 67일 유효성 논란 끝에 바이오젠의 애듀헬름’(Aduhelm 성분명 아두카누맙 aducanumab)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알츠하이머병 신약으로 허가받은 지 며칠 후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당시 애널리스트들은 이 약이 연간 100억달러 이상 팔리는 블록버스터가 될 것이라 분위기를 띄우던 상황이었다.

 

바이오젠이 2019년말 애듀헬름의 부정적인 3상 데이터에 대해 반격하면서 신약승인을 위한 신청서를 제출할 것이라고 기어를 전환하자 버크셔는 투자로 입장을 결정했다.

 

당시 버크셔는 2019년 연말까지 약 19240만달러(주당 약 280달러) 상당의 바이오젠 주식 648447주를 매입했다. 올해 1분기 말 기준으로 버크셔는 바이오젠 주식 643022주를 17990만달러 가치로 보고했다.

 

애듀헬름이 신약 승인 문제로 세간의 이목을 끌자 며칠 동안 바이오젠 주가는 주당 약 415달러까지 치솟았다. 이에 버크셔 지분 가치는 약 26700만달러로 올라 약 7900만달러의 차익을 챙길 수 있었던 것으로 추산된다. 투자한 지 1년 반 만에 39%의 고수익을 챙긴 것이다. 이는 버크셔가 애듀헬름 승인 후 고점에서 바이오젠 주식을 매각했다는 전제에 근거한다. 하지만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버크셔가 2분기에 주식을 매각한 시기가 정확히 언제인지는 불분명하다.

 

버핏과 그의 동료들이 메가 블록버스터급이 될 가능성이 있는 애듀헬름의 장밋빛 전망을 초개와 같이 버리고 왜 그리 빠르게 바이오젠을 포기했는지 확실히 알 수 없다. 다만 애듀헬름 승인을 둘러싼 FDA의 움직임(적응증 축소 및 승인 담당자 감사)과 바이오젠의 높은 약가 책정 전략에 대한 대중의 엄청난 반발 등이 신속 매각의 단서를 제공할 수 있었을 것으로 짐작되고 있다.

 

버크셔는 바이오젠 외에도 2분기 동안 미국 머크(MSD)의 주식 지분을 거의 절반으로 줄였다. 버크셔는 6월 말 현재 약 916만주를 소유해 전 분기의 1788만주에서 감소했다. 6월 초에 공식적으로 MSD에서 분사된 오가논(Organon 특허만료 처방약 및 제네릭 전문 자회사)155만주의 새로운 지분을 보고했는데 이는 MSD 주주에게 주당 0.1주의 오가논 주식을 배분한 때문인 것으로 파악된다.

 

버크셔는 작년 11월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COVID-19, 코로나19) 대유행을 계기로 헬스케어산업 주식이 시장을 주도하자 애브비,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 MSD, 화이자 등 4개 거대 제약사 주식을 약 57억달러어치 사들이고 JP모건·웰스파고 등 금융주 비중을 줄였다. 또 항공주를 매각하고 애플 지분을 축소하는 등 포트폴리오를 대대적으로 정비했다.

 

작년 3분기 SEC 제출 보고서에서 버크셔는 화이자(370만주)MSD(2240만주), BMS(3000만주), 애브비(2130만주) 등 제약주를 새로 매입했다고 기재했다. 화이자에는 상대적으로 적은 금액이 13600만달러(1506억원), 나머지 세 종목에는 각각 18억 달러 이상을 투자해 총 57억달러를 투입했다. 버크셔가 당시 코로나19 백신 승인을 앞두고 챙긴 화이자 지분은 약 0.1%.

 

올해 2분기 말 현재 버크셔는 231000만달러 상당의 애브비 주식 약 2053만주를 소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BMS 지분도 474만주 감소한 2629만주를 기록했다.

 

화이자 지분은 1분기가 지나면서 빠르게 투자 목록에서 빠졌다. 버크셔가 안정적인 화이자 주식을 신속하게 매각 처리한 것도 투자자들의 관심을 증폭시키고 있다. 화이자 주식은 3133.69달러로 저점을 찍은 뒤 817일 현재 49.51달러로 점진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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